"올 행사는 모두가 함께 한복을 입는 것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춘향제 준비작업을 지휘하고 있는 이두엽 집행위원장(49)은 올 행사는 두말할 것 없이 대성공일 것으로 전망했다.

2일 행사 설명회에 참석한 이 위원장은 정갈하지 않은 머리모양이나 복장으로 짐작컨데 ‘바쁜사람’이라는 것을 금방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행사준비 외에 서울과 전주를 오가며 강의와 병행해야 하는 바쁜일정 때문일 터. "잘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성공합니다." 그런데도 행사를 소개한 그에게선 힘과 열정이 넘쳐났다. 이 위원장은 "전국의 수많은 지역축제들이 대부분이 실패한 이유는 타성에 젖은 프로그램 때문"이라고 단언한다. 그리고는 "축제는 예술이 할 수 없는 것을 대신하는 것"이라고 소개하며 "특히 지역축제는 도시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또는 아름답고 재미나게 꾸미는 일"이라고 나름대로 정의한다. 이는 곧 행사의 방향을 짐작케 하는 중요한 포인트이기도 했다. "앞으로 남은 한 달여동안 많은 부분의 보완이 있겠지만, 무엇보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겠습니다." 다시 말해 대동길놀이 등을 통해 읍·면·동에서 참여한 시민들이 한마음돼야 행사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올 행사는 예년에 비해 만족스럽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20%만이라도 패턴이 바뀌면 성공으로 간주하겠다는 것인데, 최소한 올해는 30%까지는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는 얘기다. 다만 그는 춘향제를 시민 모두가 참여하는 축제로 만들기 위해 행사의 기획부터 실행, 평가 등 전 과정에 걸쳐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는 시스템을 도입해, 지금까지와는 달리 차별화된 프로그램으로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백제의 춤’이었던 강강술래를 ‘남원의 춤’으로 만들고, 길놀이와 대동놀이 등에 과감히 도입한 것도 이러한 시도의 일환인 셈이다. "백제의 춤인 강강술래를 반드시 ‘남원의 춤’으로 정착시키겠다"는 이 위원장은 "그것이야 말로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시민의 축제가 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들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자니 아쉬움이 없을리 없다. 기존 행사를 줄이지 못한데서 오는 예산난이 가장 큰 어려움 가운데 하나다. 예컨데 기존 행사의 경우 종목 수가 너무 많은데다, 차별화 되지도 못한 요소들이 너무 많았다는 것.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또 전문기획팀을 활용하지 못한 것도 큰 어려움이다. 개인적으로 초청한 연출·예술팀이 있긴 하지만, 못내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이 위원장은 "사실 처음 집행위원장 제의를 받고 많이 망설였다”면서 "그러나 춘향제는 국내의 어느 축제도 가지지 못한 문화적 자산을 가질뿐 아니라 ‘사랑’을 주제로 한 축제는 전국에서 유일하기 때문에 세계적 축제의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기꺼이 받아들였다"고 소개했다.

/임태용기자 rem423@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