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온누리] 개똥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06.02.26 16:01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하는 것은 아마도 화장실에 가는 일이다. 음식을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장을 비우는 것이 더욱 중요하기 때문이다. 건강하고 장수하려면 배설을 잘해야 하고, 냄새가 독하지 않아야 한다. 영아들이 누는 황금빛 똥이 가장 이상적이다.

동물들은 똥을 싼뒤 닦지않는다. 닭이나 조류는 똥싸는 것을 보면 금세 건강상태를 알 수 있다. 항문에 변이 뭍는 닭은 십중팔구 오래 살지 못한다. 뒤를 본 뒤 화장지를 사용하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 학자들은 음식을 익혀먹는데서 그 이유를 찾고 있다.

동물세계에서 똥은 생존경쟁의 수단이다. 수고양이는 경쟁상대가 마주칠 만한 길 한가운데나 나무 그루터기에 배설을 한다. 영역 표시 방법이다. 개는 똥을 먹어치움으로써 자기 구역에서 다른 개의 냄새를 없애려 한다. 얼룩말은 다른 말이 자신의 배설물 위에 배설하면 도전으로 받아들여 결전을 벌인다.

중국에서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쥐를 퇴치하기 위해 재미있는 실험을 했다. 큰 쥐를 잡아 항문을 막은 뒤 풀어줬다. 똥을 싸지 못해 흥분한 이 쥐는 200여마리가 넘는 종족을 물어 죽인뒤 죽었다고 한다.

옛날에는 나무에서 떨어져 요지부동 못하는 사람이나 불치병에 걸린 사람에게 마지막으로 써 보는 약이 똥이다. 재래식 화장실에서 묶은 똥물을 걸러 마시게했다. 명창들도 득음을 하기 위해 이 똥물을 마셨다고 한다.

동화 작가 이상권씨가 쓴 ‘똥이 어디로 갔을까’는 현실과 상상의 공간이 어우러진 판타지다. 주인공 시우는 술래잡기를 하다가 갑자기 똥이 마려워 푸지직 싼다. 어느틈에 옆집 개 벅구가 먹어치운다. 벅구는 귀신같이 똥이 마려운 아이들을 찾아낸다. 덕분에 벅구는 포동포동 살이 오른다. 어느 여름 날 밥상에 오른 고기가 벅구의 살이라는 사실을 안 아이들은 개들에게 똥을 주지 않고, 개들은 비쩍 말라간다.

최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샌프란시코가 개의 배설물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연간 6,500톤에 이르는 개의 배설물을 박테리아를 이용해 메탄가스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개똥이 귀하신 대접을 받을 날도 머지않았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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