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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황상규 논술특강-초등 논술5 <창과 방패 이야기>
2007년 03월 11일 (일) 김종성 기자 jau@sjbnews.com
종종 사람들은 어떤 사람을 보고 평상시 자기가 알고 있던 그 사람이 아니라고 하면서 어리둥절해 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갑자기 천사와 같은 지킬 박사가 악마와 같은 하이드로 변한 것입니다. 그러니 그것을 이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지킬 박사가 지킬 박사의 본래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이 지극히 정상인데 갑자기 지킬 박사가 하이드로 돌변해 버리니 사람들은 그런 상반된 모습을 이해할 수 없는 것입니다.

악마 같은 인간인 하이드에게 모든 것을 상속한다는 지킬 박사의 유언장을 본 어터슨이 깜짝 놀란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오후 산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어터슨은 몹시 우울했다. 식탁에 앉았지만, 뭘 먹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들지 않았다. 평소의 어터슨이라면 식사를 마치고 느긋하게 의자에 기대어 종교 서적들을 보다가, 집 근처 교회에서 자정을 알리는 종소리를 듣고 잠이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오늘 그의 머릿속에는 한 사람의 이름이 맴돌아 몹시 불안했다. 어터슨은 서둘러 촛불 하나를 챙겨 들고 사무실로 향했다.

그는 사무실 금고 깊숙이 넣어 둔 지킬 박사의 유언장을 꺼냈다. 이 유언장은 어터슨의 도움 없이, 지킬 박사 혼자 작성하고 어터슨에게는 보관만을 부탁했다.

어터슨은 지킬 박사의 유언장을 다시 한 번 꼼꼼히 읽어 보았다.

의학박사이자 법학 박사인 왕립협회 회원, 헨리 지킬은 사망할 시 모든 재산을 ‘친구이자 상속자인 에드워드 하이드’에게 상속한다. 또한 지킬 박사가 3개월 이상 아무 이유 없이 집을 비웠을 경우에도 에드워드 하이드는 그의 모든 것을 물려받는다.

하이드는 도대체 누구란 말인가? 어터슨은 뭔가 잘못 되었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었다. 엔필드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어터슨의 의혹은 더욱 커졌다. ’<지킬박사와 하이드 중>이와 같은 지킬 박사의 모습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는 전혀 이치에 맞지 않는 상태를 모순이라고 흔히 말합니다.

그럼 모순이 무엇일까요? ‘모순’이란 말은 창과 방패를 같이 파는 장사꾼의 말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그 사람은 먼저 창을 팔기 위해 창을 들고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여러분, 이 창을 사야 합니다. 이 창을 보세요. 얼마나 날카롭습니까? 이 창은 아무리 튼튼한 방패라도 모두 뚫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난 다음 방패를 팔기 위해 그 장사꾼은 방패를 들고,

“이 방패를 보십시오. 이 방패만큼 튼튼한 것이 없습니다. 제 아무리 창칼이 날카롭다고 해도 이것만은 뚫을 수가 없습니다.”

라고 선전하였습니다.

이 사람의 말이 앞뒤가 맞다고 생각하나요? 아무도 그 사람의 말을 믿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창을 보고는 세상에 있는 어떤 방패도 뚫을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도, 방패를 보고서는 이 방패는 이 세상에 있는 모든 창을 막을 수 있다고 한다면, 둘 중의 한쪽 말은 거짓말이 되는 셈이니까요. 창이 방패를 뚫으면 방패가 모든 창을 막을 수 있다는 말이 거짓말이 될 것이고, 반대로 방패가 창을 막으면 창이 모든 방패를 뚫는다는 말이 거짓말이 될 것입니다.

이처럼 그 장사꾼은 서로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중의 하나를 선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창이 방패를 뚫거나, 방패가 창을 막는다는 것 중 하나만 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창이 방패를 뚫고, 방패가 모든 창을 막는 두 경우가 동시에 옳을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앞뒤가 전혀 맞지 않아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해야 할 상황을 모순이라 합니다.

이런 모순 된 생각을 주장하는 것을 흔히 궤변이라고 합니다. 이런 궤변은 세상의 이치를 무시하고 장사꾼이 물건을 팔 욕심으로 억지를 부린 것입니다.

/‘꿰뚫는 논술 시리즈’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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