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김준영의 지명이야기] 불무골·불뭇골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01.07.08 14:08

전북에 ‘불무골’과 ‘불뭇골’이 26개소에 있고, ‘불모골’ ‘불못골’이 4개소며, 그 밖에 전부어 ‘불무’에후부어 ‘동·고개·산·재’ 등이 붙은 곳이 15개소가 있어 이 계통의 땅이름이 모두 45개소가 된다.이 가운데 마을이름은 6개소 뿐이다.이 가운데 마을이름은 6개소 뿐이다. 남한에는 대략 190군데가 있는데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에서는 ‘불무’를 주로 ‘풀무’라고 하고, 경상도에서는주로 ‘불매·불미’라고 하므로 그런 지명까지 합치면 이 계통이 남한에 대략 300군데가 넘을 것이다.▶풀무와 관계 있는곳바람을 불어 넣어 불을 일으키는 풀무의옛말은 ‘불무’다. 조선 후기에는 ‘풀무’로도 쓰였지만 ‘풀무’는 ‘불무’가 거센소리(겪음)로 바뀐 말이다.‘불무골’은 쇠를 달구어연장을 만드는 풀무간(대장간·야장간)이 있던 곳이거나, 그 지형이 풀무처럼 장방형으로 생긴 곳에 붙은 이름이다.‘불무’의 어원에 대하여‘불’은 불을 이르킨다는 ‘불’인지 바람을 불어 넣는다는 뜻의 ‘불(吹)’인지 단언하기 어렵다. ‘불(火)’의 옛말은 ‘블’이고 ‘불다(吹)’의옛말은 주로 ‘불’이지만 ‘블’이 ‘불’로 바뀌는 것은 우리말의 상례였다. 즉 입술소리(순음, ㅁ·ㅂ·ㅍ)가 첫소리로 되고 그에 모음 ‘ㅡ’가따르는 ‘믈·므르다·블·븕다·플·프르다’ 등과 같은 말은 후대로 오며 그 모음이 ‘ㅜ’로 바뀌어 ‘물·무르다·불·붉다·풀·푸르다’가 되었기로 ‘불’은옛말로 ‘블’이고 ‘불다(吹)는 옛말도 ‘불다’였다는 점에서 불무의 ‘불’을 ‘불다(吹)’는 면에 중점을 두어 생각할 것은 아니다.‘불무’의 ‘무’는움직인다. 움직이게 하다 등의 옛말 ‘뮈’의 변한말일 것이다.‘불무’ 계통의 지명중에는 그 어원에 대하여 앞에서 제시한 이외에 그 곳이 풍설에 불무형국(불무혈)이라는 곳도 많지만 무슨 ‘형국’이라는 그 말 자체가 그렇게 생겼다해서 붙이는 경우가 많으니 결국 그 지형이 불무처럼 생겼다는 말이나 불무형국, 불무혈, 부무명당이라는 말이 어원상으로는 같은 말이다.일부 지방에 있어서는 ‘불’을 부처(佛)나 절과 연관시키기도 하지만 ‘불(佛)’에 ‘무’나 ‘모’라는 말이 붙기 어려운 일이니 그 곳에 석불이 있다거나 절이 있었다 해서 ‘불’과 연관시켜 생각할 것은 아니다. 다만 ‘불무’와 관련성이 없는 곳에서는 다른 면에서 어원을 추구해 보아야겠지만 고대에 불무간은 각 지방에 상상 외로 많았었다는 점에도 유의해야 할 것이다.글/김준영(전북대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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