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와 사람]언어치료사 이주희씨
[일터와 사람]언어치료사 이주희씨
  • 김성아 기자
  • 승인 2007.05.03 14:5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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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병원 재활의학과 언어치료실에서 이주희 치료사가 뇌성마비로 언어발달이 늦은 아이에게 그림 카드를 보여주며 말을 가르치고 있다.

“아빠는 여자일까요, 남자일까요?”

“난...자.”

한참을 그림카드를 바라보던 6살배기 꼬마환자는 힘겹게 입을 열며 남자가 그려진 카드를 정확히 손으로 가리킨다. 30분가량 그림이 그려진 카드를 반복해 아이에게 보여주며 말을 가르치는 예수병원 재활의학과 언어 치료사 이주희씨(30).

그녀는 뇌성마비로 언어장애를 보이는 아동 환자, 뇌출혈로 실어증을 보이거나 말 더듬으로 고민하는 성인 환자 등 하루에 12~14명의 환자를 보느라 힘들지만 이 일이 천성에 맞는 지 피곤한 기색이 없다.

옹알이를 하는 어린 아기부터 중풍에 걸린 노인까지 굳게 닫힌 입을 열어주는 언어치료사. 그녀는 언어를 이해하는 능력이나 표현과 발음 등의 어려움으로 자신의 생각을 마음대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언어 소통을 하도록 도와주는 전문가이다.

이씨는 “언어장애는 유창성, 음성, 신경언어 등으로 세분화 되지만 포괄적으로 보면 의사를 교환하는데 있어 대화, 소통이 잘 되지 않는 경우를 말할 수 있어요.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에 상처가 생기면 바로 치료를 해야 하는 걸 알지만 언어장애를 치료해야 한다는 건 잘 모르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대학에서 중어중문학을 전공했지만 자원봉사를 다니면서 남을 돕는 일에 보람을 느꼈던 이씨는 의사소통이 자유롭지 못한 노인들을 보고 본격적으로 언어치료 공부를 시작했다.

“끝이 없는 분야에요. 환자들마다 부족하거나 더딘 부분 다르기 때문에 치료 방법도 각기 다르고, 새로운 방법도 끊임없이 도입해야 하거든요. 말이라는 게 자기 안에 있는 생각을 담아내기 때문에 심리학 등 공부할 게 정말 많아요”라며 아직은 스스로 부족하다고 말하는 이씨. 그녀는 환자들의 변화 사항을 꼼꼼히 기록하고 다음 치료에 쓰일 교재 등을 고르느라 퇴근시간을 제대로 지켜 본 적이 없다. 특히 하루 종일 많은 말을 해야 하기 때문에 목이 성할 날이 없지만 이씨는 몇 개월에 걸쳐 치료한 환자가 자신의 이름을 불러 줄 생각만 하면 힘이 난단다.

언어치료는 눈에 띠게 변화가 크지 않기 때문에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아이를 맡긴 부모들의 조급함 때문에 힘이 들 때도 있다고 토로했다. 낯선 치료실에 적응하는 시간만 해도 1~2개월이 걸리기 때문에 ‘언제쯤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까요’라는 질문에 난감할 때가 많다고. 특히 이씨는 치료 효과가 아동에 비해 잘 나타나지 않는 성인들의 경우 말을 하지 못하게 된 ‘상실감’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말 한마디 할 때마다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평범한 사람들은 언어의 소중함을 깨달지 못하지만 표현력이 약한 사람들은 한마디 할 때마다 힘겹고 그걸 지켜보는 사람들 역시 지칠 때가 많아요. 하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환자가 말 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해요”라며 가족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말 트임을 넘어 닫힌 마음까지 치유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힌 이씨는 “사람들이 자유롭게 표현할 그날까지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싶어요”라며 수줍게 미소 지었다.

 

<Tip 우리 아이가 혹시 언어발달 장애?>

또래에 비해 말하는 게 6개월 이상 늦거나 말을 더듬는 경우 언어 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정상적인 아이는 7~8개월에 옹알이를 시작해 만 1세에 한 단어, 만 2세에 두 단어, 만 3세에 세 단어로 말해야 한다. 하지만 만 3세가 지나도 한 단어로만 말한다면 전문가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Tip 언어 발달이 늦는 아이라면>

가장 좋은 언어 치료사는 ‘엄마’다. 아이들은 엄마의 행동에 하나하나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내 아이가 또래에 비해 언어가 더디다면 교육 방식을 바꿔 볼 필요가 있다.

*일방적으로 말하지 마라.

명령조로 말하게 되면 아이의 말을 빼앗은 것과 같기 때문에 일방적 의사소통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아이의 행동 하나하나 관철해서 대답을 유도하고 개념형성을 도와주기 위해 자세히 설명하듯이 말해야 한다.

*텔레비전을 없애라.

어린 나이에 자극적인 영상을 계속적으로 접하면 시각에 비해 인지성·사회성이 뒤처지게 된다. 특히 2세 전까지는 되도록 텔레비전을 보여 주지 않는 것이 좋다. 텔레비전을 볼 경우 부모가 옆에 앉아서 같이 시청하며 대화를 하듯이 장면 하나하나 설명을 해줘야 한다.

*혼내지 마라.

말을 더듬는 아이들일 경우 ‘너 왜 그렇게 말하니, 그렇게 말하지마’라는 식으로 윽박지르고 혼내면 오히려 말을 안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절대 꾸짖지 말아야 한다. 아이가 천천히 말 할 수 있도록 시간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

/글-사진 김성아기자 tjddk@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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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비 중독 2007-05-05 23:32:56
집에 있는 테레비 부셔야겠네요. 그런데 그게 쉽지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