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0년04월09일19시16분( Thursday ) Sing up Log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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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도내 첫 미술품 경매시장을 가다

도내 첫 미술품 경매시장이 지난 1일 열렸다.

최근 지역에 설립된 ‘(주)A옥션(Ace Art Auction·대표 서정만)’이 마련한 오프라인 첫 경매인 ‘제1회 근·현대 및 고미술품 경매’가 이날 오후6시 전주리베라호텔 백제홀에서 진행됐다.

이날 현장에는 최근 미술품 경매의 인기를 반영하듯 70여명의 고객들이 몰렸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중견작가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이들 대부분은 40∼60대 중장년층이었다.

경매는 전화·서면·공개 등 세 방식으로 진행됐고, 현장에 나온 응찰자들은 경매장 한쪽에 마련된 파워포인트 화면과 작품도록을 보면서 응찰에 참여했다. 경매사의 호가에 맞춰 응찰푯말을 들어 구입의사를 표시하는 방식이었다. 다른 한쪽에서는 경매사들이 전화 응찰자들과 통화하면서 실시간으로 경매에 참여했다.

경매는 예정된 시각보다 10분 가량 늦은 오후 6시10분께 지역작가인 강정진 화백의 ‘풍경’으로 시작됐다. 시작가 110만원으로 시작해 호가 5만원씩 가격이 올라간 이 작품은 현장 응찰자 2명이 치열하게 경합한 끝에 2분여 만에 300만원으로 가격이 뛰어 낙찰됐다.

이후 경매는 차분한 가운데 순조롭게 진행됐고, 중간 중간에 경쟁 상대인 다른 응찰자들을 살피며 경매에 응하는 응찰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경매사는 분위기가 소강 상태에 접어들 때마다 “80만원 받았구요, 이제 90만원입니다. 95만원 없습니까”라며 응찰을 독려했다. 경매사의 재량에 따라 인기작품의 경우 호가가 50만∼300만원씩 매겨지면서 분위기는 점점 달아올랐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경매번호 30번으로 나온 나혜석의 ‘풍경’. 시작가 6,400만원(호가 300만원)으로 시작해 현장·전화·서면 응찰자들이 숨가쁘게 경쟁한 가운데 5분여 만에 순식간에 가격이 2억4,500만원으로 껑충 뛰어 낙찰됐다. 순간 경매장 안이 참석자들의 탄성으로 인해 술렁거렸다. 이후 한때 경매사가 호가를 2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잘못 매기면서 일부 응찰자들이 항의하기도 했다.

이른바 ‘블루칩’작가들의 작품이 집중돼 응찰 열기가 뜨거웠던 초반과 달리 고서화가 나온 후반에 갈수록 대부분의 작품이 유찰되면서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았다. 경매는 시작한 지 1시간30여분 만인 오후7시40분께 모든 일정이 끝났다.

전남 순천에서 온 한 응찰자(59)는 “그동안 전화응찰로만 참여했다가 가까운 전북에서 경매가 열린다고 해서 참석하게 됐다”며 “진품여부나 가격대가 신뢰할 만 하고 공개적으로 열려 투명하다는 점에서 최근 이런 미술품 경매가 각광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참가자격이 있는 정회원 120여명이 응찰한 가운데 열린 이날 경매에서는 114점중 총44점(낙찰율 38%)이 낙찰됐고, 총 낙찰가는 4억여원(4억1,900만원)이었다.

현재 국내 미술품 경매시장의 흐름을 반영하듯 서양화가 초강세를 보인 반면 고서화는 대부분이 유찰됐다. 서울 경매시장에서 ‘블루칩’작가로 통하는 황영성(‘산과 계곡(낙찰가 300만원)’·‘농부가족(620만원)’)·사석원(‘불상(600만원)’·‘부엉이(440만원)’)·남관(‘상(6,000만원)’)·김기창(‘청록산수(660만원)’)·강요배씨(‘어리연꽃(1,600만원)’) 등의 작품이 고가에 낙찰돼 인기를 끌었다. 이처럼 고가에 낙찰된 작품 대부분은 전화·서면으로 응찰에 참여한 서울·경기 등 타지역 수집가들에 의해 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A옥션은 오는 8월말∼9월초께 두번째 오프라인 경매를 열 계획이다. 이 경매는 서양화 작품 위주로 소규모(60∼70점·지역작가 작품 20%)로 진행할 예정이다. 준회원을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경매(현재 300여명)는 앞으로 회원수가 2,000여명 가량 확보되는 대로 곧바로 시작할 방침이다.

서정만 (주)A옥션 대표(51·솔화랑 관장)는 “이날 경매는 지역에서 처음 열리는 미술품 경매시장이라는 점과 앞으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국내 첫 미술품 경매회사인 서울옥션도 지금은 총 낙찰가가 200억원대지만, 초기에는 수 천만원대에 불과했다. 따라서 우리 지역에서도 충분히 경매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재일기자 hji75@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