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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E]황상규의 초등논술19-돈키호테 이야기
2007년 06월 24일 (일) 새전북신문 sjb8282@sjbnews.com
다음은 풍차를 쳐들어가는 ‘돈키호테’ 이야기입니다.

돈 키호테는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서재로 달려갔다. 그러나 서재는 온데간데없었다. 황당해하는 돈 키호테에게 조카딸은 미리 생각해 둔 대로 말하였다.

“삼촌이 집을 나가자마자 어느 마법사가 구름을 타고 왔어요. 그러더니 마법으로 서재를 없애 버렸지 뭐예요. 저희도 얼마나 놀랐는지 몰라요.”

“그 마법사는 아마 프레스톤이었을 거다. 그는 오래 전부터 나의 무공을 샘내어 나를 없애려고 했거든.”

돈 키호테는 아무 의심도 없이 조카딸의 말을 믿었다.

며칠 뒤, 돈 키호테는 이웃에 사는 약간 모자란 농부를 꼬여 냈다. 그의 이름은 산초 판사였다.

“편력 기사는 모험에서 얻은 섬이나 왕국에 종자를 영주로 앉히는 관습을 갖고 있다네. 나 역시 섬을 뚝 떼어 자네에게 줄 것일세. 아니, 그 이상의 것을 줄 수도 있지.”

산초는 이 말을 듣자마자 당장에 돈 키호테의 종자가 되기로 했다.

산초는 자신이 키우던 당나귀를 타고 모험을 떠나고 싶어했다. 돈 키호테는 잠시 망설였다. 어떤 기사도 이야기에서도 당나귀를 타고 다니는 종자는 나오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무례한 기사를 만나면 그의 말을 빼앗아 산초에게 줄 생각으로 허락했다.

돈 키호테와 산초는 이런저런 말을 주고받으며 들판으로 나갔다. 들판에는 크고 작은 풍차들이 40개 정도 우뚝 서 있었다.

“생각보다 빨리 모험을 하게 되었구나. 산초, 저 무시무시한 거인들을 보아라. 나는 저놈들을 모두 무찌르고 정의가 무엇인지 보여 줘야겠다.”

“거인이라니요?”

“저기 키가 10미터도 넘는 거인들이 안 보인단 말이냐? 크고 기다란 팔을 이리저리 흔들고 있지 않느냐!”

“아이고, 나리! 저것들은 거인이 아니라 풍차잖습니까. 팔을 흔드는 게 아니라 바람에 날개가 돌아가고 있는 건데요.”

이 말을 들은 돈 키호테는 혀를 끌끌 찼다.

“너란 녀석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저놈들은 분명히 거인이야. 겁이 나거든 여기서 구경만 하고 있거라. 둘시네아 공주여, 나를 보호하소서.”

말을 마친 돈 키호테는 로시난테에 박차를 가하여 앞으로 나아갔다. 창을 든 돈 키호테는 앞에 있는 풍차의 날개를 냅다 찔렀다.

갑자기 큰 바람이 불자, 풍차의 날개는 일시에 무서운 힘으로 돌아갔다.

“빠작!”

창은 박살이 나고 동시에 돈 키호테와 로시난테도 공중으로 붕 떠올랐다가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

멀리서 보고 있던 산초는 주인이 데굴데굴 구르는 모습을 보고 곧장 그 곳으로 달려갔다.

“그거 보십시오. 제가 뭐라고 했습니까, 나리. 이건 그저 평범한 풍차라니까요. 두 눈이 있으면 모르실 리 없는데.”

“닥쳐라! 저것들은 모두 마법사 프레스톤이 거인들을 둔갑시켜 놓은 것이란 말이다.”

“아이고, 마음대로 생각하십시오.”

산초는 돈 키호테를 일으켜 로시난테 위에 태웠다. 등뼈를 다쳐 혼자서는 말을 탈 수 없었기 때문이다. 말에 타고 있는 모습도 어정쩡했다. 그러나 아프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어떤 책에서도 기사가 아프니 괴롭다느니 말하는 것을 읽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장면을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나요? 돈키호테는 ‘기사’에 관한 책을 너무나 많이 읽다가 그만 책에 푹 빠져 책 속에 들어있는 내용을 현실로 착각하고 있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그래서 돈키호테는 풍차를 책에서 본 후레스톤으로 착각하고 풍차에 돌진하다가 오히려 자신만 다치고 맙니다.

이런 돈키호테의 모습에서 우리는 무엇을 알 수 있을까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계보다 책 속에 들어 있는 개념의 세계에 몰입하다 보면 전혀 현실과 맞지 않는 생각을 한다는 것입니다. 그럼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일까요? 개념이라는 것은 인간의 머리로 고안하였기 때문에 때로는 현실과는 거리가 있을뿐더러, 현실에 존재하지도 않는 개념도 있어 현실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알라딘’, ‘일각수’, ‘제우스’ 등 이런 말들은 과연 실제로 있는 것일까요? 이것들은 개념은 있지만, 실제로 있는 것들이 아닙니다. 그야말로 인간의 상상에 의해 만들어진 존재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돈키호테처럼 책 속에 파묻혀 버린다면, 자칫 잘못하다가는 전혀 현실과 동 떨어진 세상에 살게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꿰뚫는 논술'시리즈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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