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3 목 21:01
> 시민기자 > 현장 | 조나야
     
<6> 고려인들의 결혼식
2007년 07월 07일 (토) 조나야 itsmeny@hanmail.net

카자흐스탄에 와서 처음으로 초대받은 결혼식은 제자의 결혼식이었다. 처음으로 접하는 결혼식의 풍경은 조금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제부터 내가 듣고 경험한 고려인들의 결혼식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해 보려고 한다.

결혼식 당일 12시. 나는 결혼식장이 아닌 식당으로 향하였다. 우리나라처럼 결혼식장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식당에서 결혼식을 한다 생각하고 식당에 도착한 나는 내 생각이 틀렸음을 알았다. 식당은 우리나라로 말하자면, 피로연 장소인 셈이다. 예식은 이미 아침에 가까운 친척들과 친한 친구만을 동행해 마치고 식당에서는 피로연을 하는데 이곳에서는 피로연까지를 결혼식이라고 칭한다.

고려인들의 결혼식은 아주 오랜 시간이 걸린다. 아침 8시부터 대개는 다음날 새벽 2~3시까지 이어진다고 생각을 하면 된다. 결혼식 아침, 신랑은 신부의 집으로 신부를 데리러간다. 그러나 신부의 집으로 들어가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신부의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요구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신부의 좋은 점을 수십 개 말하라 하기도 하고, 신부가 있는 방의 열쇠가 들어 있는 컵을 찾기 위해서 물을 마셔야 하기도 한다. 겨우 겨우 도착한 신부의 방에서도 신부를 금방 내어주지 않는다. 신부의 신발을 숨겨놓고 찾으라고도 하고 사랑 고백을 하라고도 한다. 그런 고비들을 넘기면 신부와 함께 신랑의 집으로 간다. 예물을 가지고. 신랑의 집에 도착하면 신부는 시어머니가 될 사람과 함께 신부가 준비해 가지고 간 거울을 본다. 이렇게 해야지만 고부 갈등 없이 잘 산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리고 함께 간단한 다과를 먹은 후, 결혼식장으로 이동한다.

결혼식장은 우리나라처럼 개인이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시에서 혹은 나라에서 운영하는 결혼식장이다. 주례가 있고, 신랑 신부 입장이 있는 결혼식이 아니라 그 곳에 가서 혼인 신고를 하고 확인서를 받는 것이 결혼식인 셈이다. 신랑과 신부가 혼인서약서에 사인을 하고 증인들(신랑 신부의 가까운 친구가 증인을 서는데, 이 증인들은 하루 종일 신랑 신부를 따라다녀야 한다)이 사인을 하면 공무원이 두 사람의 결혼을 인정하며 혼인확인서를 건네주면 결혼식이 끝난다. 결혼식이 끝나면 도시의 주요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기념 촬영을 하고, 아주 요란하게 퍼레이드를 한다.

그 후, 피로연장으로 이동하여 초대한 사람들에게 축하받는데 전문 사회자가 있고 축하 공연도 준비되어 있다. 결혼식이 오래 걸리는 이유 중 하나는 초대한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이 신랑 신부에게 축복의 말을 하기 때문이다. 그 모습을 보면서 30분 만에 식이 끝나고 밥 먹고 이동하는 우리의 결혼 문화가 조금은 슬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

이곳에서는 축의금을 받는 사람이 따로 있지도 않기 때문에 신랑 신부에게 직접 가서 손에 돈을 쥐어주면 된다. 물론, 결혼 선물을 하기도 하지만 선물보다는 돈을 더 선호한다고 한다.

/크즐오르다(카자흐스탄)=조나야 시민기자(코이카 단원)

조나야의 다른기사 보기  
ⓒ 새전북신문(http://www.sjb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신문사소개고충처리인기사제보제휴안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발행소: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백제대로 728번지 새전북신문 | 대표전화:063-230-5700 | 구독안내:063-230-5712
제호:SJBnews | 등록번호:전라북도 아00058 | 등록일자:2012년 03월13일 | 발행·편집인:박명규 | 청소년보호책임자:오성태 | 종별:인터넷신문
주식회사 에스제이비미디어는 새전북신문의 자회사입니다.
Copyright 2006 새전북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APSUN@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