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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산책]<27>귀향
2008년 04월 10일 (목) 김경미 객원전문기자 sjb8282@sjbnews.com

   
감독 : 페드로 알모도바르

출연 : 페넬로페크루즈, 카르멘 마우라, 로라 두에나스, 블랑카 포르틸로

바람으로 대변되어지는 스페인 시골마을 인팡타스의 알칸포르(감독의 고향이기도 한 라만차)를 배경으로 약간의 코믹과 미스터리를 가미하여 전개하는 전형적인 페미니즘 영화이다. 장르혼합하기를 즐기는 감독의 능력과 배우들의 진실한 연기로 2006칸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이기도하다. 아버지로부터의 성폭력, 죽음과 삶을 이어주는 믿음, 가족 간의 상처와 치유과정 등의 소재를 정돈되고 일관되게 영화에 녹여내고 있다. 비교적 많다싶을 정도의 소재들이 결국 인간 삶의 근본이자 원류인 모성으로 회귀되는 표현, 바로 ‘귀향’으로 귀결되어 진다.

다소 난해하다는 평을 들으며 일부의 매니아에게만 어필하던 거장이, 바로 귀향에 이르러 보편적이고 친숙한 언어로 페미니즘적 그의 가치관을 완성하고 있다. 따라서 그 주제나 표현방법에 있어서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의 완결편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귀향’은 이전의 어느 작품보다 안정적이고, 상세한 설명을 곁들인 친절한(?) 영화이다. 감독이 이 영화에서 가장 성공한 부분이라면 두 주연배우라 할 수 있다. 카르멘마우라와의 재회와 더불어 페넬로페크루즈 그녀를 선택함이 그것이다. 출연하는 영화마다 그녀이기에 가능할 것만 같은 그녀의 매력은 ‘귀향’에서도 여전히 그 빛을 발한다. 게이의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다 죽음을 맞는 마리아의 이미지를 가진 여인, 큰 눈망울과 청초한 얼굴표정으로 연기하던 여린 듯 강한 로사가 기억난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 ‘빨간 구두’에서 발휘하던 그녀의 매력이 이 영화에 이르러서는 전혀 다른 원숙한 이미지로 표현되고 있다.

‘귀향’을 감상하는 포인트 세 가지를 짚어낸다면, 바람과 빨강색 그리고 어머니이다.

바람 - 바람이 도구가 되어 영화의 흐름을 주도해나간다. 바람은 우울감과 자살 등의 부정적 의미를 내포한다고 한다. 또한 바람을 닮은 남성주도적인 사회에 가득한 시련의 요소이다. 고향을 오가는 시간과 공간, 바람이 머무는 그 넓은 들을 빨간 자동차를 탄 여인들이 개척자처럼 지나간다. 그 장면이 몇 차례 반복되면서 화제의 전환을 시도함과 동시에 어려움을 극복해가는 여성들의 의지를 표명한다.

빨강 - 바람이 내러티브를 주도한다면 빨강색은 영화 전반의 미장센이다. 꽃을 장식한 채 응시하는 그녀가 담긴 영화포스터로 짐작되듯이 빨강은 여성의 색깔이며, 강인하고 따뜻한 희망으로 표현된다. 바람을 가르며 고향과 삶의 거리를 오가는 자동차가 빨강이고, 삶의 현장으로 향하는 버스도 빨강이며, 일터에서 움직이는 커다란 세탁기계도 빨강이다. 여성이 세상을 살아가는 힘의 원천이 모두 빨강에서 나오는 듯, 여성과 관련된 모든 요소들이 빨강이다. 빨간 피는 생명의 상징이며, 이 또한 여성이 제공한 요소이다. 살해 현장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티슈에 스미는 빨간 피의 색깔, 다시 그 피를 걸레로 말끔히 닦아내는 흔들림 없는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인 부분이다. 이를 거두어갈 권리도 여성에게 있음을 말하고 싶었던 것일까? 시신을 숨기고 최후에 관으로까지 사용된 냉동고의 색깔도 빨강이다. 여성의 몸으로 태어난 남성이 다시 여성의 색깔을 가진 냉동고에 담긴다. 그리고 세상의 자궁이라 할 수 있는 대지에 묻힘으로 원래의 자리로 회귀하는 나름의 귀향을 맞이한다.

어머니 - 모든 여성은 생명의 근원이며, 곧 어머니의 힘을 내재한 존재다. 알모도바르는 한 인터뷰에서 “그게 어머니다. 삶의 어둠속에서도 희망이라는 빛의 실마리를 찾아내는 사람은 어머니와 천재들뿐이다.”라고 말한다. 이 영화에서도 가장 힘든 순간에 어머니가 나타난다. 어머니의 위로가 그리웠고 돌아온 어머니가 한없이 고마운 딸, 그리고 어머니가 된 그 딸은 자신의 딸을 위해 믿을 수 없을 정도의 힘을 발휘하며 딸의 인생에 다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이 영화는 세상의 모든 여성은 어머니인 동시에 딸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보다 진지해진 어조로 이야기한다.

/김경미 객원전문기자(미르기획 대표, 전북비평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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