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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산책]<30>내 어머니의 모든 것
2008년 05월 08일 (목) 새전북신문 artdir@sjbnews.com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내 어머니의 모든 것Todo Sobre Mi Madre> (1999)


잘 알려졌다시피 스페인영화사에서는 프랑스, 독일, 영국, 혹은 동유럽 여러 나라들에 있었던 뉴웨이브를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그 자리를 최근 한 사람의 거장이 대신하고 있는데, 그 주인공이 바로 페드로 알모도바르이다. 알모도바르가 발굴한 배우들이 이른바 하나의 사단을 이룰 정도로 알모도바르는 스페인 영화에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으며, 우리에게도 익숙한 할리우드의 스타 안토니오 반데라스나 페네로페 크루즈를 비롯하여 카르멘 마우라, 세실리아 로스, 마리사 파레데스 등이 바로 자신들의 영화 인생을 알모도바르에게 빚지고 있으니 말이다.

알모도바르는 <내 어머니의 모든 것>으로 1999년 유럽영화상과 칸영화제 수상과 2000년 골든글러브에 아카데미를 수상하면서 유럽최고의 작가주의 영화 감독으로서 메인스트림 영화와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로 평가된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은 외로운 삶을 사는 사람들이 서로를 부둥켜주는 따뜻한 사람사는 이야기이다. 마드리드에서 남편없이 외아들 에스테반과 살면서 간호사로 일하는 마뉴엘라(Cecilia Roth)는 불의의 사고로 죽은 아들이 부모의 반쪽인 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있었음을 알게 된다. 홀로 남은 마뉴엘라는 자신의 남편, 또 과거를 찾아 바르셀로나로 가는데, 거기에서 예전에 알던 트랜스젠더 아그라도와 여배우 위마(Marisa Paredes)와 그녀의 애인 니나 등을 알게되고, 또 자원봉사자 로사(Pen?lope Cruz)와 함께 생활하며, 트랜스젠더가 된 옛 남편 롤라를 만나 이들의 외로워하는 삶을 함께한다.

여자로 사는 남편 롤라, 유명 배우이면서 자신이 여비서와 관계에 집착하는 우마와 마약에 빠져있는 그 연인 니나, 거리의 여인들을 위해 봉사하는 로사 등은 모두가 외로움 속에 있는 이들이고, 자신의 외로움을 떨쳐버리고자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어떤 안락감과 따스함, 사랑 등을 찾고자 한다. 이들의 중심에 마뉴엘라가 있어, 이들에게 넉넉한 위안의 보금자리를 마련해주는데, 이들과의 관계 속에서 아들을 잃은 상실감에 빠진 마뉴엘라가 얼마나 힘든 외로움 속에 있는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이 마뉴엘라에게서 안식처와 사랑을 찾는다면, 마뉴엘라도 또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돌봄 속에서 바로 자신의 편안함을 느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우리는 영화의 제목을 상기할 필요가 있는지도 모른다.

알모도바르의 이 영화는 바로 여성에 대한 헌사이기도 하다. 쏟아지는 빗 속에서 불안한 시선으로 에스테반을 바라보는 모습은 바로 그대로 모든 것을 자애롭고 애틋한 모습으로 담아내는 어머니의 영상이기도 하며, 또한 바르셀로나에서 많은 사람들의 고달픈 삶을 받아들이는 마뉴엘라는 바로 알모도바르가 영화 말미에 바치는 구절 - “여성역할을 하는 모든 여성들, 남성역할을 하고 또 여성이 되고자 하는 모든 남성들, 어머니가 되고자 하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나의 어머니에게 바칩니다” - 의 현현이랄 수 있다.

이 영화는 이러한 따뜻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말고도 많은 것을 보여주는 영화이기도 한데, 명쾌한 플롯 속의 빠른 극 흐름은 40년대의 스크루볼코미디의 빠른 템포를 연상케하기도 하고, 관객을 마뉴엘라 등의 운명과 호흡하도록 하는 감동적인 드라마 흐름은 바로 50년대의 서크의 멜로드라마를 떠올리게 한다. 알모도바르가 보여주는 원색을 강조한 영상은 서크 시대의 테크닉컬러를 연상시키며 이러한 분위기를 북돋는다. 또 영화사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시네아스트라면 이 영화가 조지프 L.맹키비츠(Joseph L. Manciewicz)가 만들어 1950년 여섯 카테고리에서 아카데미를 수상한 <이브의 모든 것All About Eve>에 그 제목을 빚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주봉 객원전문기자(군산대 전임강사, 전북비평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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