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와 사람]큐레이터 김종주씨
[일터와 사람]큐레이터 김종주씨
  • 조석창 기자
  • 승인 2008.05.08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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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립미술관 큐레이터 김종주씨가 8일 계단에 앉아 구이저수지쪽을 바라보고 있다.
“잘 그린 그림과 좋은 그림의 차이를 아세요? 그것을 판단하는 것이 바로 제가 맡은 역할입니다.”

전북도립미술관 김종주(45) 큐레이터. 김종주씨는 아직도 큐레이터란 용어가 어색하다고 한다. 학예연구실장 직책이 자신에게 더 잘 어울린다는 김 실장은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전시기획, 작품수집, 교육프로그램 등 미술관의 주요행사를 도맡아 하고 있다.

“미술관은 상업성보다 서비스개념 차원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순수예술의 진흥과 지역문화 활성화가 바로 여기서 시작되는 거죠.”

김 실장은 하지만 이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을 하는 작가들의 부족한 인프라에 항상 목마르다. 도민들의 문화예술의 참여가 높아지는 것을 느낄 때 더더욱 그러하다.

수수한 외모와 달리 김 실장의 작품선정 기준은 매우 까다롭다. 이성적 판단과 함께 감성적인 안목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작가 입장에서 선 객관적 시각에 자신의 주관적 판단이 개입된다. 여기에 서양화를 전공한 것이 큰 도움이 된다. 한 점 한 점 심사숙고를 통해 작품을 선정하지만 작가에 대한 서로 다른 평가와 한 작가라 하더라도 활동시기에 따라 평가가 다르기 때문에 무척 애를 먹는다.

“소장품은 미술관의 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좋은 작품을 선정했을 때보다 기분 좋은 일은 없지만 간혹 마음에 안드는 작품을 선정했을 때는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프죠.”

때문에 박 실장은 현 위치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배우는 입장에서 자기계발에 힘쓰고 있다. 대학시절 서양화를 전공한 박 실장은 조선대학교 대학원에서 미술이론으로 석사를 마쳤다. 하지만 박 실장의 욕심은 여기가 끝이 아니다. 기회가 되면 더 많은 공부를 하고 싶다는 그는 “전시기획만큼 창조적인 일은 없다”면서 “전시기획에 관한 글, 홍보, 디스플레이, 관객소통 등 하나하나가 시간이 갈수록 어렵고 내 자신의 부족함을 느끼게 됩니다”라고 말한다.

▲ 김종주씨가 전시실을 둘러보고 있다. 작품을 선정하는 김씨로서는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났을 때 그렇게 기쁠수가 없다.
큐레이터의 유능함과 무능함이 바로 전시기획평가를 통해서이기 때문이다.

남원이 고향인 김 실장의 첫 사회경험은 1993년 광주시립미술관에서 시작된다. 1995년에 시작된 광주비엔날레에서 쌓은 경험은 김 실장에게 큰 도움이 된다. 어느 정도 안정된 궤도에 오른 김 실장은 2004년도에 전북도립미술관 개관과 함께 자리를 전주로 옮긴다. 어찌 보면 승진이나 해외연수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지는 안정된 직장을 떨치고 새로 개척을 해야 하는 무모한 모험일 수 있으나 광주에서 얻은 경험을 토대로 고향에 가서 더 좋은 미술관을 만들어보자는 결정이 그의 몸을 이끌었다.

초창기와 달리 이제 전북도립미술관도 주말이면 4,000~5,000여명의 관객들이 찾아 올 만큼 안정궤도에 올랐다. 물론 김 실장의 숨은 공훈이 한 몫 했다.

앞으로 도립미술관의 방향에 대해 김 실장의 고민이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 미술관은 작가와 관객들의 교류와 소통을 제공하는 장소로서 그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 김 실장의 지론이다. 하지만 일반 관객들의 눈높이에 맞추는 대중적 전시와 전문인들을 위주로 하는 전문적 전시 이 둘 중에 어떤 전시를 택해야 할지 김 실장은 항상 고민 중이다.

“대중적 전시를 하게 되면 일반 관객들이 많이 오기는 합니다만 전문인들의 외면을 받기 십상입니다. 그렇다고 전문적 전시만 할 수도 없는 입장이고요.”

하지만 전문적 전시가 궁극적으로 대중들의 눈높이 상승과 함께 전문 미술인들의 발걸음까지 이끌 수 있다는 것이 김 실장의 판단이다. 또한 현대미술의 흐름을 전면에서 앞장서 이끌어야할 미술관의 역할측면에서도 지금까지 뒤따라가는 역을 했던 대중적 전시는 이제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 도립미술관은 도민들만을 위한 미술관이 아닙니다. 유명한 미술관은 세계 각지의 사람들이 찾아가는 추세를 감안해 전북도립미술관도 비록 전주에 위치하지만 세계를 내다보는, 세계로 나아가는 미술관이 되어야 하죠.”

도립미술관도 지역을 기반으로 하지만 지역을 벗어나 세계로 향한 발걸음을 해야 하며 이것이 바로 지역작가를 위하는 길이며 새로움을 취하는 현대미술의 조류에 편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작가들의 활발한 활동을 위해 색다르고 생동감 있는 환경을 만들어 새로운 담론, 새로운 교류에 전북도립미술관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끊임없는 자기계발과 연구를 통해 전주도립미술관의 방향키를 쥐고 있는 김종주 학예연구실장의 행로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조석창 기자 jsc@sjbnews.com


△도립미술관의 보물창고 수장고

수장고는 이른바 전북도립미술관의 보물창고다. 개관이후 미술관이 수집한 소장품들을 모아둔 곳으로 미술관의 최고로 중요한 시설이다. 외부인들의 접근금지는 당연하고 직원들도 함부로 가지 못하는 곳이다.

약 450여점의 작품들이 보관된 수장고는 항온(18~22도), 항습(50~55%)을 일정하게 일년 내내 유지한다. 또한 바닥부터 천장까지 건습식 나무로 마무리돼 있으며 주기적으로 회충방독과 통풍원활에 힘쓰고 있다. 자칫 관리를 잘못하면 보석같은 작품들이 훼손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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