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과 사람]군산 '레인보우 밴드' 조태구 단장
[일터과 사람]군산 '레인보우 밴드' 조태구 단장
  • 윤승갑 기자
  • 승인 2008.06.26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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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인보우 밴드 조태구 단장이 군산시 문화동에 위치한 연습실에서 색스폰 연습을 준비하고 있다.
“쿵쿵 탁∼ 쿵쿵 탁∼”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중년들은 어떤 모습인가? 그들에게는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 그리고 사회적 지위 등 현실의 무게가 있으며 일상에 대한 권태로움이 공존하고 있다. 그래서 그들의 권태를 풀어줄 문화가 필요한 게 사실이다.

군산시 문화동에 위치한 ‘레인보우 밴드’ 연습실. 매주 화요일 늦은 7시30분, 20여명의 중년 남성들은 따분한 일상을 날려버리는 활력을 얻고 있다.

그 공간에서 심장 역할을 하는 트럼펫 연주자 조태구(48·사진)씨.

“제 나이를 먹은 중년들의 경우 대부분 악기하나쯤은 다룰 수 있을 겁니다. 밴드 연습실을 열고 난 뒤 음악에 대한 아련한 향수에 젖은 이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어 이렇게 좋은 밴드를 결성하게 됐습니다.”

고등학교 때 처음 음악이라는 것을 접하게 된 조 단장은 그 시절 단지 음악이 좋아 학교밴드부에 입단한 이후 줄곧 20여년을 악기와 함께 삶을 살고 있다.

지난 2000년 처음 교회 음악을 연주하는 ‘우물가합주단’을 창단한 이후 2006년부터는 더 폭넓은 사회봉사활동까지 펼치기 위해 ‘레인보우 밴드’가 결성됐다.

‘레인보우 밴드’ 단원 대부분은 직장인들이다. 회사원부터 경찰관, 자영업, 광고업, 음식점 등 여러 직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이러한 사람들을 모이게 한 것은 다름 아닌 음악이다.

조 단장은 밴드의 뒤에서 밴드의 하모니를 이루는 지휘자다.

그도 어엿한 선생님이다. 밴드 연습실에서 단원이나 음악교육이 필요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사실상 밴드 연습실은 그의 직장이자 삶의 충전소인 것이다.

“고된 일과를 마치고 모이는 자리라 단원들이 지칠 만도 하겠지만 악기를 만지는 순간 단원들의 얼굴에는 화색이 돕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레인보우 밴드가 사회봉사활동을 전개한 뒤부터 더 열정적인 연주를 펼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레인보우 밴드’가 주목받고 있는 이유다.

‘레인보우 밴드’는 ‘우물가합주단’ 시절인 지난 2003년부터 군산 ‘신애원’과 ‘일맥원’ 등을 매달 찾아 원생들과 함께 즐거운 파티를 열고 있다. 생일파티도 해주고 청소도 하고, 즐거운 연주도 들려줄 수 있으니 밴드 단원들이나 원생들에게 커다란 즐거움이 아닐 수 없다.

양로원을 찾아 교회선교음악만 들려줄 수 없었기에 대중음악도 시작했다’는 조 단장의 말에 고개가 끄덕인다.

그는 얼 듯 보기에 우직한 외모 때문인지 악기의 특성과 엇박자라는 느낌이 든다. 그러나 그의 연주하는 모습을 잠시 보고 있으면 그 생각은 어느덧 사라진다.

드럼처럼 개성 있는 연주보다, 현란한 몸짓의 구현을 만들어내는 색소폰 연주….

음악연주만으로 배부를 수 없는 것이 인생이기에 클럽이나 출장연주 등을 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클럽에서 연주하려면 색소폰이 훨씬 어울리죠.”

원래 조 단장의 전공은 트럼펫이다.

밴드의 심장부인 그는 악기의 특성처럼 거의 독학으로 여러 악기를 섭렵한 개구쟁이 그 자체이다. 트럼펫, 색소폰, 전자 오르겐. 있는 듯 없는 듯하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밴드의 리더다.

그의 경력 역시 화려하기 이를 데 없다. 고등학교시절 밴드부, 대학교 트럼펫 전공, 육군본부 군악대, 교향악단 등등.

“우리 밴드요, 저보다도 더 훌륭하신 분들이 연주해요. 왠만한 실력으로 입단하기 힘들답니다.”

이처럼 군산지역에서 음악연주 부문에서 둘째가면 서러운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 ‘레인보우 밴드’라고 강조한다.

“음악으로 하나가 되는 우리에게 불협화음이란 상상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음악을 통해 지역 사람들의 화합을 도모하고 융화한다는 부분이 사회활동에 있어 자부심을 심어줍니다.”

레인보우 밴드는 한 해 20여회의 공연을 펼친다고 한다. 이중 정기 연주회는 봄과 가을 2번밖에 없지만 군산지역에서 열리는 ‘진포예술제’니 ‘청소년문화제’니 하는 각종 예술제와 축제에 러브 콜을 받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을 듯 하다.

오는 7월 18일 군산 내항광장에서는 ‘레인보우 밴드’ 스스로 ‘레인보우 밴드’를 위한 자선공연을 열 계획이다.

“이번 공연은 아중 특별해요. 사실 저희 단원 두 분이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이 두 분의 단원을 위한 공연이랍니다. 자선공연이니 만큼 많은 분들이 와서 어려운 단원들을 위해 격려도 해주시고 힘찬 박수갈채도 부탁드립니다.”

‘레인보우 밴드’에 불협화음이란 있을 수 없을 것만 같다.

조태구 단장은 한 여름엔 학생들을 위해 무료음악교육을 펼칠 계획이다.

이제 인생을 음미하는 나이가 돼서 그런지 연주를 통해 사회에 봉사하고 싶은 마음의 표현이 더 잘될 것만 같다.

단원들 역시 기량을 향상시키기 위해 꾸준하게 연습하고 있으며 봉사를 통한 기쁨마저 맛볼 수 있어 뿌듯하게 느끼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에겐 꿈이 있다. 첫 번째는 앞으로 ‘레인보우 밴드’가 더도 말고 덜도 많고 지금처럼 활성화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군산시민 모두가 인정하는 밴드가 되기 위한 연습실을 갖는 것이다.

음악으로 시작해 음악으로 먹고사는 조태구 단장의 소박한 바람이다.

/윤승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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