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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지경 20리길, 무주 구천동 계곡트레킹
나제통문에서 수심대까지 8km
2008년 06월 27일 (금) 최상석 시민기자 ozikorea@hanmail.net

   

도시의 희뿌연 하늘빛에 익숙해진 탓인가. 한갖진 시골길에서 만나는 청명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해방감을 준다. 구차한 겉옷 훌훌 벗어 던지고 몸과 마음의 자유를 찾아 떠나는 여행길이라면 한번쯤은 맘껏 여유로움에 취할 수 있는 무인지경 자연 속으로 들어가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유명 관광지의 번잡스러움도 없고, 오로지 어느 숲길 한가운데 홀로 선 나만을 찾아서말이다.


   

무공해 자연을 '무진장' 만날 수 있는 곳

무주 하면 가장 먼저 구천동을 떠올린다. 그도 그럴 것이 무주와 구천동은 한 몸으로 고유명사가 되버린지 오래기 때문. 무주의 상징과도 같은 구천동에는 그에 걸맞은 '구천동 33경'이있다. '구천동 33경'은 제1경인 라제통문부터 제33경인 덕유산 주봉 향적봉까지 장장 36km에 달하는 구간의 계곡과 기암괴석, 희귀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태고의 원시림, 그 사이를 비집고 흐르는 맑고 투명한 물길이 만들어 낸 못과 폭포 등을 이르는 말이다.

   
구천동이라는 이름의 유래는 몇 가지가 전해온다. 9천 명의 승려가 도를 닦았던 장소여서라든가, 구씨와 천씨가 많이 살아서, 9천 명의 호국무사가 수련했던 장소라서 등 그 유래는 다르게 전하지만 천혜의 지형적인 조건과 무성한 숲, '덕(德)'이 많아 넉넉하고, 너그러운 산 덕유산이 주는 기운이 있어 오래 전부터 영호남을 대표하는 산으로 손꼽혀 왔던 것이리라.

학창시절 한번쯤은 구천동 계곡 물에 발한번 담궈보지않은 사람이 없을 것이다. 대규모 리조트가 들어서면서 이제는 추억의 한 장으로 남아 있다지만 그래도 구천동의 속살만은 여전히 사람 때묻지 않은 본디 그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덕유산을 제외하고 구천동 33경 중 가장 빼어난 경치가 어딜까, 어디 하나 부족함 없는 구천동이지만 그래도 사람 손 덜탄 곳일 것이다. 대부분 코스가 자동차로 이동하고, 곤돌라가 있어 해발 1,522m의 설천봉까지도 단숨에 올라가다 보니 걸을 수 있는 기회가 별로 없다. 하지만 진정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맛보기 위해서는 걷는 수고가 꼭 필요한 법. 제1경인 라제통문에서부터 제12경인 수심대까지 계곡을 따라 오르는 트레킹은 말로만 듣고, 눈으로만 보았던 구천동의 새로움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코스라 할 수 있겠다.


라제통문부터 수심대까지 무인지경 속으로

   
나제통문을 지나면서 긴 벚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숲터널이 맞는 표현일 것이다. 봄부터 시작되는 눈부신 나무 이파리의 색 잔치는 가을로 접어들며 절정을 이룬다. 여린 연둣빛이 짙푸른 녹색으로 변하고, 붉은 빛을 감도는 단풍이 물들 무렵이면 숲길로 접어드는 순간, 공(空)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또 다른 나를 만나게 된다.

무인지경 계곡 속으로 들어가는 길은 나제통문에서 10분 거리인 구산 마을 은구암에서부터 시작된다.

간간이 여름날의 흔적을 만날 순 있지만 국립공원으로 지정 된 덕에 비교적 관리가 잘 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멀리 상류에서 떠내려 온 쓰레기 더미를 제외하면 그야말로 눈부신 순백의 바위와 작은 자갈밭,

굽이굽이 똬리를 틀며 몸부림치는 계류의 몸짓은 보는 것 그 자체만으로도 아름답다. 오솔길이 이어지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첨벙첨벙 물을 건너기도 하고, 이따금 자갈밭이 나타나면 떠도는 구름 한 점에 눈맞추고 쉬어가면 된다.

옛날 선녀가 내려와 가야금을 타는데 계곡의 물소리가 가야금에 맞추어 신비한 음률을 냈다는 청금대,

일사대를 휘어 감고 흐르는 물이 마치 누어있는 용같이 생긴 바위주변을 맴돌며 담을 이룬다는 와룡담,

노송들이 많아 수백 마리의 학이 날아들었다는 학소대, 조선 말기 학자 송병선이 이곳의 아름다운 경치에 반해 서벽정이라는 정각을 짓고 후진을 양성하며 소요하던 곳인 일사대, 담(潭)에 비친 아름답고 신비로운 달을 보고 도를 깨우쳤다는 추월담을 지나 제12경인 수심대를 만나는 동안 계절은 어느새 깊어만 간다.

3km 쯤 더 상류로 거슬러 오르면 무주 리조트, 하지만 도로가 바로 접하고 있어 여기까지가 딱 좋다.


   

[여행 Tip] 익산-장수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무주 여행길이 한결 수월해졌다. 하지만 무공해 자연을 만나러 가는 길에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리는 고속도로 보다는 진안을 지나는 국도여행을 권하고 싶다. 무주리조트 입구에서 구천동계곡 하류로 10여분 달리면 구산마을. 마을에서 계곡으로 내려서면 곧바로 바위 절벽인 은구암을 만난다. 은구암에서 수심대까지는 4-5시간 거리. 숙박은 무주 리조트 주변에 펜션이 많다. 조용한 휴식을 원한다면 적상산 자락 서창마을에 위치한 황토펜션 ‘언제나 봄날(010-7471-3651)’이 있다. 리조트 주변의 번잡함에 비해 고요해서 좋은 집이다. 서창마을은 우리 콩으로 만든 손두부 요리로 유명한 곳이다. 아름마을 손두부(063-324-6140)가 맛있다.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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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석 시민기자
(121.XXX.XXX.124)
2008-07-02 06:58:47
요즘도 아침 저녁으로는 춥습니다.^^ 유진명님 한번 오십시오.
유진명
(59.XXX.XXX.35)
2008-07-02 00:25:29
저도 한번 가고 싶네요. 8월 쯤 가고 싶군요
전주사람
(211.XXX.XXX.1)
2008-07-01 14:42:17
금방이라도 풍덩 하고싶네요. 무주는 여름엔 좀 선선하겠죠. ㅋㅋ
최상석 시민기자
(121.XXX.XXX.124)
2008-07-01 12:49:39
섬진강을 다녀온지 벌써 1년이군요. 기회가 된다면 또 가고 싶은데...올해는 어려울 거 같습니다. 조복연님 반갑습니다. 이번 여름휴가는 무주로 오십시오.
조복연 시민기자
(211.XXX.XXX.18)
2008-07-01 09:55:33
무주는 여러번 가봤는데 오늘 글과 사진을 보니 이번 여름에 가족들과 다시한번 가 보고 싶어 지는군요.
늘바람
(211.XXX.XXX.190)
2008-06-30 16:59:04
지난해 섬진강대탬사때 사진을 찍으시던 모습이 선합니다. 좋은 글, 사진..너무 멋집니다.
전체기사의견(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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