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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신학기
2008년 09월 21일 (일) 이효선 시민기자 paul_bueaty@hanmail.net

   
  ▲ 학부모들이 하교하는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이달 초 프랑스 전국 학생들의 신학기가 시작됐다. 두 달 간의 긴 여름방학을 마치고 새롭게 시작한 신학기다. 방학 내내 뛰어놀던 아이들이 사라진 집 앞 공원엔 정적이 흐르고 있다. 한국에서는 2학기가 시작됐지만 프랑스는 신학기다. 이곳의 교육체계는 9월 신학기와 3월 두 번째 학기로 나누어져 있다. 그래서 여름바캉스가 끝나갈 8월 말 무렵부터는 신학기를 준비하는 손길들로 분주해진다.
올해는 우리 집 두 녀석 모두 유치원에 다니게 됐다. 큰 녀석은 벌써 유치원 3년차로 졸업반이고 둘째는 이번에 입학했다.

   
  ▲ 엄마와 하교 중인 아이들  
 

올해 프랑스 학교 프로그램에는 몇 가지의 변화가 생겼다.
작년까지 한 주 5일(월, 화, 목, 금, 토) 26시간이던 초등학교 수업시간이 4일(월, 화, 목, 금) 24시간으로 바뀌었다. 하루 6시간(오전 8시30~11시30분, 오후 1시30분에서 4시 30분으로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수업시간은 동일하다. 오전 11시30분부터 오후1시 30분은 점심시간)의 수업이 진행되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토요일 오전 2시간 수업이 없어진 것이다. 수업보다는 여가활동 활성화에 중점을 뒀다. 단, 학습에 문제가 많은 아이들은 줄어든 시간을 활용해서 보충학습을 실시할 수 있다.
수요일은 지난번에 소개 했듯이 학생들의 여가활동의 날로 학교의 정식수업이 없다. 그리고 주 3시간으로 편성되었던 체육시간이 1시간 추가돼 주 4시간이 됐다.

또한 전국의 신학기 개학 날짜를 모두 같은 날로 정했다.
작년까지는 학교 프로그램이나 실정에 따라 개학일이 각각 달랐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프랑스 전 학교(병설유치원을 비롯한 초, 중, 고)의 개학날을 9월 2일로 맞춘 것이다. 학교마다 개학일이 달라서 9월 중순이 되도록 어수선하던 분위기가 많이 정돈됐다.

   
  ▲ '리스트 다흐코'가 걸려있는 학용품매장  
 
세 번째 변화는 학용품 선정에 있다.
유치원 학생들은 준비해야하는 학용품이 전혀 없다. 만 3세까지의 아이들에겐 연필보다는 눈으로 귀로 입으로 교육을 시키며, 학습과 예능에 필요한 모든 용품과 재료, 간식 그리고 급식의 일부분까지도 정부에서 지원을 하고 있다.
참고로 프랑스에는 아이가 태어나면 만 3세까지 매달 25만원 가량의 육아 보조금이 지급된다. 만 3세가 되면 보조금 지급이 중단되는데 이후 보조금은 유치원의 활동비로 사용된다. 그러다가 다시 만 6세부터 만 18세까지 신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학습보조금이 지급된다.

   
  ▲ 매장의 학용품코너에 공책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초등학교에서는 학기 시작 전 필요한 학용품을 목록화해서 학생들에게 준비케 한다.
학습보조금은 이때 학용품들을 구입하는데 주로 사용된다. 그런데 올해는 24년 동안 실시해온 학습보조금의 액수가 처음으로 낮게 책정됐다. 그리고 이에 맞추어 교육부 장관을 비롯한 각료들에 의해서 선정된 30여 가지의 학용품 가격이 대한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저렴하게 지정된 것이다.
이름하여 ‘리스트 다흐코(LIST DARCOS: 다흐코는 프랑스 교육부장관 Xavier DARCOS의 성을 따서 붙인 것이다)’다. 학용품은 종류가 다양한 만큼 가격이나 품질의 차이가 있는데, 적정한 가격과 품질의 학용품을 선발해 그것을 따로 리스트화한 것이다.

좀 더 단순해진 디자인과 적당한 품질 그리고 저렴한 가격을 위주로 정해진 이 리스트는 지난 7월 10자로 교육부에 의해 결정되고, 8월에 실시돼 각 매장 학용품 코너에 표시하도록 했다. 자유와 개성의 시대를 살고 있는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이와 같은 변화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검소함이란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중요한 덕목이기도 하다.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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