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김준영의 지명이야기] 쑥골-쑥고개, 속골-솟골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01.09.02 12:51

전북에 ‘숫골∙숯골∙숙골’이 10개소가 있고, 그와 같은 계통인 ‘쑥골∙쑥고개’가 16개소가 있어 모두 26개소가 된다.남한에는 이 계통이 대략 210개소쯤 있다.△숯을 굽던 곳‘숫골∙숯골∙쑥골∙쑥고개’등은 대부분 숯을 굽던 곳이다. 전에는 숯의 수요가 많았기로 도처에 숯가마(숯구덩이)를 설치하고 숯을 구었다.‘쑥골∙쑥고개’는‘숯골∙숯고개’가 된소리로 바뀐 것이다.전주시 삼천동의 ‘쑥고개’와 김제시 금구면 오봉리 ‘쑥고개’를 한자로는 ‘탄치(炭峙)’라고 쓰듯 전국적으로도 ‘쑥골∙쑥고개’를 ‘탄곡(炭谷),탄동(炭洞), 탄치(炭峙)’ 등으로 쓰는 곳이 많은 것도 그 ‘쑥’이 ‘숯’의 변한 말임을 짐작하게 된다.△쑥이 많던 곳‘쑥고개∙쑥골’중에는 쑥이 많아서 생긴 이름이라는 곳도 있는데 특히 그 ‘쑥골’을 한자로 ‘봉곡(蓬谷)’으로 쓰던가 남원시 노암동의 ‘쑥고개’와 같이 ‘애현(艾峴)’으로씀으로써 그에 끌려 쑥이 많아서 생긴 이름이라고 확신하는 사람이 많은데 실제로 쑥이 많아서 그런 이름이 생길 수도 있으나 일면 쑥은 우리나라 도처에 퍼져 있으므로 그것이 특색이 되어 지명이 되기는 드문 일이며, 또 한자 표기는 후대에 이루어졌다는 점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즉 본이름 ‘숯골’이 오랜 세월을 거치면서 ‘쑥골’로변한 후에 한자로 쓸 때 ‘蓬’자나 ‘艾’자로 표기할수 있기 때문이다.△숲이 무성한 곳숲의 옛말은 ‘숳’이였다. 따라서 ‘숲’이 고대에는 ‘숫’과 비슷하게 발음되었으므로 ‘숳골∙숳고개’가 ‘숫골∙숫고개’가 된 곳도 있으리라고여겨진다.▲속골∙솟골전북에 ‘속골 솟골’이 8개소에 있고, 남한에는 대략 100개소쯤이 있다.△속에 위치한 곳산속, 골짜기속, 득 속 등에 위치하므로써 생긴 이름이 많다.△솥과 관계 있는 곳‘솟골’중에도 ‘속골’에서 전음된 곳이 많지만 그밖에 그 지형이 솥처럼 우묵하게 생겨 일컫게 된 이름이라는 곳도 있다.△쇠와 관계 있는 곳쇠가 생산되는 철광이 있어 ‘쇳골’이 ‘솟골’이 되었다는 곳도 있다./전북대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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