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만~30만원을 웃도는 비싼 유치원. 안보내자니 아이 육아가 신경쓰이고, 보내자니 경제불황으로 인한 가정경제에 큰 부담감이 생긴다.
경제적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들을 위해 대형마트·백화점 등에서 운영하는 문화센터가 매우 알차다는 평가다.
지난 13일 오후, 전주 홈플러스(완산점) 문화센터 한 강의실에는 0~5세 아이와 부모가 함께 배우는 ‘룰루랄라 해피스쿨’ 수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 수업은 영아들의 성장발육에 꼭 맞는 신체활동을 다양한 교구를 통해 대·소근육 발달에 도움을 주고 수학, 언어적 인지력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색감과 모양을 경험해 신체, 음악, 요리, 과학, 미술 등 모든 영역을 통합해 아이나 부모에게 인기가 좋다.
할머니나 엄마의 손을 꼭 잡고 이곳을 찾은 3~4살 아이들이 음악에 맞춰 자신의 얼굴만한 공을 잡고 깜찍한 율동을 따라한다. 제 맘대로 안되는 손, 발이지만 그래도 환한 표정으로 웃는다.
이날은 병원놀이가 진행됐다. “아이스크림을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나요”, “사탕을 많이 먹으면 이가 썪어요” 등 행동에 따라 아픈 부위에 따라 어느 병원을 가야 하는지 배운 후에 돌아가면서 역할을 나눠 의사, 환자를 직접 체험해보는 놀이를 시작했다. 의사 가운과 헤드미러를 착용한 아이는 청진기로 진찰하기도 하는 등 책의 내용을 직접 체험하며 때론 진지하게 때론 즐겁게 공부했다. 
다른 어머니 이미란 씨는 “유치원에 가기 전에 또래와 집단생활을 미리 체험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신청했다”며 “실제로 큰 도움이 되고 있어 기쁘다”고 설명했다.
이 프로그램은 아이 개월수로 세분화해 실제로 비슷한 나이 대에 아이들이 한 공간에서 같이 배울 수 있게 했다. 또 개월수 별로 그날그날 교육 내용도 조금씩 다르다.
홈플러스 문화센터 매니저인 박현희씨는 “반응이 좋지 않은 프로그램은 교체하고,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은 계속해서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며 “문화센터의 많은 프로그램 중 아이와 엄마가 함께하는 이 강좌가 제일 인기다”고 전했다.
한주에 40분씩 짧은 시간이지만 엄마와 아이가 함께 호흡하며, 무엇인가를 같이 하는 것에 아이는 안정감과 친밀감을 느낀다. 사이도 더 가까워질 뿐더러 집에서 같이 보내는 시간에 대한 방법도 터득하게 된다.
손녀와 함께 찾은 최진순(60)씨는 “집에 가서도 손녀와 하루종일 놀아주는 방법에 대해 알게됐다”, 김정이(60)씨는 “손녀와 함께 배우다보니 젊어지는 것 같고 스스로도 즐거운 마음으로 하게된다”고 말했다.
끝날 무렵 강사가 하늘에 비누방울을 뿌리면 아이들은 기다렸다는 듯 폴짝폴짝 뛰며 비누방울을 터트린다. 개월수는 다 달라도 비누방울 뿌리는 이 시간을 제일 즐거워한다고.
아무것도 모를 것 같은 어린 아기들이지만 홈플러스 건물을 지날 때면 노래 부르러 가자고 부모 손을 잡아 끈단다. 그런 말을 전해 듣는 담당 강사는 더 없이 큰 기쁨이다.
비용은 12주에 10만원 안팎으로 학부모들에게 큰 부담이 없다.
/노민희 기자 blessjn@sjb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