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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산책]<69>신사는 금발을 좋아해
2009년 04월 23일 (목) 새전북신문 sjb8282@sjbnews.com
   
지난 번 오드리 햅번이 주연한 고전 <사브리나>를 다시 보면서 디바의 시대인 할리우드 고전시대 영화들 몇 편을 더 보면서 꿈공장 할리우드의 정수는 그 고전시대에 있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여러 영화들 속에서 각기 특유의 매력을 지닌 꿈의 여인들을 만났는데, 마릴린 먼로의 영화 몇 편을 보면서 역시!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는 그 영화들 중 하나인데, 이미 소설과 뮤지컬로 성공을 거둔 작품을 장르 영화의 귀재 하워드 혹스가 할리우드의 스타 마릴린 먼로를 내세워 만든 뮤지컬 코미디이다.

매력적인 쇼걸인 로렐라이(마릴린 먼로)와 도로시(제인 러셀)는 단짝 친구이지만 성격은 판이하다. 로렐라이는 유럽이 프랑스란 대륙에 있다고 알고 있는 멍청한, 하지만 다이아몬드라면 사족을 못 쓰는 금발의 아름다운 여자이다. 친구인 도로시는 돈에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지만, 잘생긴 외모를 가진 남자에는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는 이 둘이 자신들의 짝을 찾는 과정을 로렐라이가 만들어내는 좌충우돌 속에서 그려낸다. 멍청하지만 순간순간 번뜩이는 (엉뚱한) 재치를 보이는 로렐라이는 그 깜찍함을 더해준다. 또한 도로시가 로렐라이로 변장하고 법정에 출두한 장면은 역할 바꾸기라는 코미디의 전형적인 클리셰로 영화의 정점을 표현하고 있다. 이 신에서 로렐라이와 도로시 두 쌍의 애정관계가 해결되는데, 여기서 혹스의 깔끔한 연출력을 볼 수 있다.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는 50년대 할리우드를 수놓은 장르영화의 진면모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꿈의 여인 마릴린 먼로의 아름다움을 잘 드러내는 영화이기도 하다. 허스키보이스의 노래라든지 먼로의 섹시한 몸을 전면으로 드러내는 춤과 제스처들은 과장된 행위 속에 다이아몬드 밖에 모르는 허영에 찬 로렐라이라는 캐릭터로 코믹하게 형상화한다. 먼로가 입고 등장하는 화려한 원색 의상은 50년대 특유의 테크니컬러 - 50년대 컬러 영화를 보면 그 색채가 요즘의 컬러보다는 원색의 톤이 강조되는데 이것은 테크니컬러로 인한 효과이다 - 로 인해서 더욱 돋보이기도 한다. 관능과 순진함이 범벅된 먼로의 매력은 원색의 화려한 의상이나 무대에서 금발의 아름다움을 뽐내며 춤추는 모습에서 그 환상적인 모습을 드러내는데, 영화가 취한 뮤지컬 장르는 바로 이러한 먼로의 모습을 더욱 환상적이게 하고 있으며 관객을 황홀하게 만든다. 그래서 어쩌면 이 영화는 진정한 마릴린 먼로 영화랄 수 있다. 또 이 영화는 먼로가 단순히 백치미를 앞세운 섹시스타가 아니라 배우임을 증명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코믹 뮤지컬에서 재능을 보여준 도로시역의 제인 러셀이 먼로에 의해 압도당하고 있으니 말이다.

코미디에 뮤지컬을 잘 버무린 영화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에는 뛰어난 노래들이 많이 등장한다. 뮤지컬 영화의 전염성을 잘 보여주는 곡인 “When Love Goes Wrong”을 비롯하여, 러셀이 프랑스 행 배에서 미국 올림픽 대표팀의 근육질 남자들 사이에서 부르는 “Ain't There Anyone Here For Love?”라든가, 이 영화 노래 중에서 이후 가장 성공적인 노래로 영화사에 영원히 남은 “Diamonds Are A Girl's Best Friend” 등은 관객을 영화 세계 속에 꼭 붙들어둔다. 먼로가 노래하는 이 무대신은 영화의 주제와 로렐라이라는 캐릭터를 잘 보여주기도 하는데, 이 노래는 니콜 키드만이 주연한 바즈 루어만의 영화 <물랑루즈>에서도 들을 수 있으며, 미국 영화연구소에서 100대 영화음악 선정에서 12위에 자리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또한 장르 영화의 귀재인 하워드 혹스의 대표작이기도 하다. 할리우드 고전 시대는 장르의 시대이기도 한데, 이 시기에 장르 영화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여준 감독들 중에서 다양한 장르를 섭렵하며 그 재능을 보여준 감독으로는 단연 하워드 혹스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갱스터영화(<스카페이스>Scarface), 코미디장르(<베이비길들이기>Bringing Up Baby), 필름 누아르(<빅슬립>The Big Sleep), 웨스턴(<레드리버>Red River), 사이언스 픽션 (<괴물>The Thing From Another World) 등 할리우드가 보여주는 거의 모든 장르에서 대표적인 작품들을 선보이면서도 장르 영화의 영역을 확고히 한 바 있다. 이러한 혹스의 능력은 <신사는 금발을 좋아한다>에서도 그 빛을 발하고 있다.


/이주봉 객원전문기자(군산대 전임강사, 전북비평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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