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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아픔 주무르는 시각장애 안마사 조현춘씨

▲ 조현춘 안마사 /황성은 기자
장애인의 인권과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지원책이 시급하다. 특히 자립생활이 가능한 장애인에게 일을 할 수 있는 일터제공이 시급하다. 장애인도 그들 스스로 생활하고 삶을 아름답게 누릴 권리가 있다. 이에 안마치료 서비스를 통해 자립생활을 하는 조현춘 안마사를 만났다./ 편집자

“안마는 치료의 과정입니다. 몸이 불편한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보람 있는 일입니다.”

조현춘(45)씨는 시각장애 2급이다. 그가 눈이 보이지 않게 된 것은 30대 초반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혈관에 염등이 생기는 베쳇질환을 앓게 되면서다.

서울에서 보습·미술학원을 운영하는 평범한 사람이었던 그의 인생이 질병으로 인해 ‘우리 사회에선 평범할 수 없는 장애인’으로 변했다.

그는 “등산과 여행을 좋아했다. 이맘때면 노고단과 덕유산의 월출이 좋다. 가을이 되면 갑사 단풍이 보고 싶다. 보고 싶은 것은 단지 풍경만이 아니다. 어떻게 말로 다 할 수 있겠는가”하며 아쉬워 했다.

서서히 시각을 잃어가는 자신을 보며 그는 더 이상 절망에만 빠져 있을 수 없었다.

조씨는 “시각장애인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았지만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한정이 돼 있다”며 “경제활동도 당연하지만 일하는 보람을 느끼고 싶다”고 말했다.

선택할 수 있는 직업군이 없고, 더구나 비장애인과 경쟁상대 자체가 되지 못한다. 장애인 협회 등에서 일하는 인력도 한정돼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점차 눈이 보이지 않게 되면서 서울에 있던 그는 고향으로 내려와 안마사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았다. 교육을 위해 다녔던 전북맹학교에서 아내도 만나 행복한 결혼 3년차 가장이다. 조씨는 전주시가 저소득층 장애인과 노인에서 지원하는 ‘안마치료 서비스’에서 출장 안마를 다닌다.

그는 “몸이 불편한 사람들이 안마를 받고 나서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가장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안마치료 서비스를 다니면서 하고 싶은 일이 더 생겼다. 조씨는 “생활이 어렵고 이동이 어려운 노인들을 사회가 방관하고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일상의 사소한 생활정보조차 몰라 불편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들에게 전담해서 알려주는 일을 하고 싶다. 아직까진 행정도 소극적이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사회의 미비한 사회안전망으로 인해 많은 장애인들이 자립생활을 못하고 있다”며 “자립이 가능한 장애인에게 적절한 서비스와 지원책을 마련해 줘야 한다. 우리 사회의 무책임과 무관심은 심각한 수준이다”고 말했다.

조씨는 “안마사협회(전북지부)에 등록된 회원이 130여명이다. 의료법에 의해 시각장애인만이 할 수 있는 안마원 영역에 스포츠마사지 등 비장애인이 불법영업을 하고 있어 경쟁이 않돼 많이들 문을 닫아 지금은 6곳에 불과하다”며 “최근 헬스키퍼라고 직장내 안마서비스를 하는 곳이 있긴 한데 대전지역은 80명이 고용돼 일을 하는 반면 우리지역은 1군데 업체에서 2명이 일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하는 것이 행복하다. 이 행복을 다른 장애인들도 느낄 수 있도록 제도가 뒷받침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말했다.

조현춘씨가 지역 노인에게 안마치료를 하고 있다. /황성은 기자
△ 안마치료 서비스
전주시와 (사)대한안마사협회 전북지부에서 안마치료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대상은 전국가구 평균소득 120%이하 가구로 ‘지체’ 및 ‘뇌병변’ 등록 장애인이나, 근골격계, 신경계 질환을 가진 만 65세 이상인 자 또는 기초노령연금수급대상자이다.


서비스를 신청하려면 신분증, 의료보험증, 의료보험영수증, 근골격계 및 신경계질환을 증명하는 의료기관의 소견서 또는 처방전이 있어야 한다. 자세한 문의는 거주지 동사무소나 안마사협회로 하면 된다. 신청은 매월 19까지 받는다. 문의. 281-5037, 244-3384

△ 안마사가 되기 위해서는
의료법에 의해 장애인 복지법에 따른 시각장애인 일정교육을 받아 시·도지사에게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해부생리, 병리, 보건, 안마, 마사지, 지압, 전기치료, 한방, 침구, 이료임상, 진단, 실기실습 등 의학과목을 전체 3000여시간 이수해야 한다. 또 전문적인 안마 의술 향상을 위해 1995년부터 맹학교 고등부의 상급과정으로 전공과를 설치해 위 과정들을 보다 세분화, 전문화하는 등 깊이 있고 강도 높은 의학교육을 이수하고 있다.

△ 헬스키퍼 사업이란
헬스키퍼란 기업이 직원의 건강관리, 피로회복, 질병예방 등을 위해 마사지 시설을 설치하고 안마사 면허를 보유한 사람을 채용해 마사지 등을 시행하는 것을 말한다. 도내에서는 유일하게 LG파워콤 씨에스원파트너 전주고객센터가 지난해 11월 시각장애인 안마사를 채용해 직원들에게 안마를 제공하는 ‘헬스키퍼(Health Keeper)’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안마사 면허를 보유한 전문안마사인 이들은 센터 내에 마련된 피로 회복실에서 피로나 스트레스 등에 시달리는 고객센터 직원에게 마사지, 지압 등의 안마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 도내 안마원 현황
이정재안마(임실 오수, 642-4439), 김제웰빙안마원(김제 신풍동, 016-689-9582), 행복안마원 (군산 신영동, 446-9910), 장진지압안마원(군산 수송동, 016-771-6727), 웰빙안마원(전주 우아동, 246-2477), 약손안마원(전주 인후동, 244-0003) 등 6곳이 (사)대한안마사협회 전북지부 회원들이 운영하는 안마원이다.

/강미현 기자 kmh@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