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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산책]<80>웨일라이더
2009년 08월 13일 (목) 새전북신문 sjb8282@sjbnews.com
   
  ▲ 영화 '웨일라이더' 포스터  
 
<웨일 라이더 Whale Rider, 2002>

뉴질랜드, 독일 / 101분 / 주연: 케이샤 캐슬 휴즈(Keisha Castle-Hughes) 감독: 니키 카로(Niki Caro)



1987년 출간된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웨일 라이더>는 뉴질랜드 정부의 투자를 받아 제작되었다. 제작자 존 바넷은 처음 <웨일 라이더>를 읽었을 때 그 이야기의 보편성에 매료되어 영화로 만들기를 꿈꾸었다. <웨일 라이더>의 주제가 마오리족 뿐 아니라,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세계를 관통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원작을 쓴 '위티 이히마에라(Witi Ihimaera)'의 고향이 뉴질랜드 왕가라(Wangara)이고, 고래를 타고 온 사람 파이키아를 선조로 믿고 있는 마오리족이다. 왕가라 부족은 자신들의 선조가 수천 년 전 고래를 탔던 파이키아라는 단 한 사람이라고 믿으며, 가장 뛰어난 장남이 파이키아를 계승해 왔다. <웨일 라이더>는 장남 부재 상황에서 여자 아이가 만신전으로 들어가는 상황을 모티브로, 한 소녀와 그녀가 살고 있는 마을의 구원, 고래와의 교감에 관한 환상적이고 전설적 기운을 담아냈다.



쌍둥이를 임신한 파이의 엄마는 출산 도중 아들과 함께 숨을 거두고, 파이만 살아남는다. 그 충격으로 아빠는 고향을 떠나고, 소녀는 갈등의 불씨를 품고 자라난다. 파이의 할아버지 코로는 지도자가 되어 주길 바랬던 손자가 죽고, 아들이 다른 삶을 선택해 떠나버리자 희망을 잃고 살아간다. 파이는 성장하면서 영적 심오함을 드러내지만, 코로는 장남 상속의 관습을 고수하면서 파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코로는 마을의 장남들을 모아다가 훈련을 시킨 후 지도자를 뽑으려 한다. 파이는 훈련에 동참하지만, 자격 없는 여자이기 때문에 질책과 외면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 지도자의 운명을 타고 났으나, 공동체로부터 받아들여질 수 없는 - 어린 소녀 파이는 자신을 수용하지 않는 할아버지의 사랑을 끝없이 염원한다.



여성감독 니키 카로는 전통에 의해 배제되어야만 하는 소녀 파이를 중심에 두고 과연 전통의 계승만이 정체성 확립에 기여하는지 반문한다. 그녀는 섬세함이 돋보이는 수려한 이미지와 때로는 동적이지만 평온함을 잃어버리지 않는 연출력으로 관객들을 사로잡는다. 파이 역할을 맡은 케이샤 캐슬 휴즈(Keisha Castle-Hughes)는 13세의 어린 나이에 아카데미 역대 최연소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 "오스카 역사를 새로 쓴 경이로운 소녀"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그녀는 <웨일 라이더>가 첫 데뷔작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파이 역을 100% 완벽하게 소화했고, 일상의 사실을 몰래 카메라로 촬영했다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은 연기를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케이샤 캐슬 휴즈의 여기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뉴질랜드의 자연경관이다. 왕가라(Whangara)는 뉴질랜드 동쪽 해안에 위치한 기스본(Gisborne) 근처의 작은 마을이다. 파란 해변과 완만한 초원지대, 고래처럼 보이는 섬들, 교회, 군락을 이룬 마을, 고래 등을 탄 선조 파이키아의 형상들까지 존재한다. 영화는 신비로운 왕가라 자연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냈다. 에머럴드 빛 바다에서 고요히 움직이는 고래의 모습, 공명하는 고래의 낮은 울음소리는 이 영화만의 아름다움이다.



이 영화에서 우리는 삼대에 걸치는 인물을 만난다. 파이키아의 전통과 풍습을 온전히 지키고자 하는 할아버지 코로, 아내와 아들의 죽음 이후 유목민이 된 아들 프로랑기, 부모의 부재 속에서 성장하는 소녀 파이. 이들 삼대를 통하여 마오리족의 지난날과 현대의 양상들을 잔잔하게 보여준다. 2003년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시네마' 부문에 초청되어 국내에 소개되어 상영 당시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고, 2003년 선댄스 영화제, 로테르담 영화제, 2002 토론토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하였다.


/김혜영 객원전문기자(전북비평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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