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성 기자의 뉴질랜드 남섬 여행기
김종성 기자의 뉴질랜드 남섬 여행기
  • 김종성 기자
  • 승인 2010.02.0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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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질랜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광활한 초지. 녹색의 양탄자를 깔아놓은 듯 하다.
여행은 낯선 것과의 만남이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떠나기 전 각종 여행 정보를 찾아보고, 다녀온 사람들로부터 귀동냥을 듣기도 한다. 뉴질랜드로 떠나기 전에도 그랬다. 하지만 크라이스트처치 공항에 발을 내려놓는 순간, 지금까지의 모든 수고가 하찮게 느껴졌다. 모든 불안감은 사라졌고, 머리는 맑아졌다. 아름다운 풍광과 신선한 공기, 아늑함과 여유로움…. 특히 섬 전체가 세계자연유산에 선정될 만큼 태곳적 자연의 신비감이 그대로 남아 있는 뉴질랜드 남섬은 어디로 발길을 향하든 후회하지 않는 여행이 될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한번 찾으면 영원히 머무르고픈 뉴질랜드 남섬을 소개한다.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하늘과 구름, 바다처럼 넓은 옥빛 호수들…. 뉴질랜드는 '신의 선물'이라 표현될 만큼 천혜의 관광지다.

육지와 멀리 떨어져 있어 때묻지 않았고, 아직도 개발되지 않은 섬과 땅이 많아 태고의 자연미를 간직하고 있다.

2개의 큰 섬인 남섬과 북섬으로 이뤄진 뉴질랜드는 북섬도 아름답지만 크라이스트처치와 퀸스타운을 중심으로 볼거리가 많은 남섬이 더 매력적이다.

영국 BBC가 선정한 ‘죽기 전에 꼭 가 봐야 할 곳’ 중 4위에 올랐, 영화 ‘반지의 제왕’이 이 곳에서 촬영된 후 더 많은 관광객이 몰리고 있다고 한다.

▲ 네덜란드 남섬에서 가장 긴 퀸스타운의 와카티푸호수 뒤로 사계절 눈으로 덮인 리마커블스 산맥이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킨다.
뉴질랜드 자연미의 결정체라 할 수 있는 서던 알프스와 드넓은 평원, 피오르드 등을 모두 만날 수 있는 남섬은 카메라의 앵글을 어디에 맞춰도 한 폭의 작품이 되는 곳. 그러나 빼어난 경관보다도 여행자들은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여유롭게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끝을 알 수 없이 장쾌하게 펼쳐진 푸른 초원, 정갈하게 단정된 초지에서는 수많은 양떼와 소떼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다.

호주 시드니에서 항공기로 뉴질랜드에 입국하는 관문은 남섬의 캔터베리 평원에 들어선 크라이스트처치다.

북섬에 있는 오클랜드, 웰링턴, 로토루아 등에 비하면 많이 알려진 곳은 아니지만 차분하고 깔끔한 이미지가 돋보이는 도시다. 복잡한 도로와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스트레스를 받으며 사는 현대인들에게는 그야말로 ‘오아시스’와도 같은 곳이다.

‘영국 밖에서 가장 영국적인 도시’라 불리는 크라이스트처치의 첫인상은 포근함과 아늑함이다.

고풍스러움을 잘 간직한 건축물들이 150㏊가 넘는 아름다운 대정원과 멋진 조화를 이루고 있다. 도시 곳곳에서 식민지 시대 건축물에서부터 유럽풍과 영국풍, 현대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건축물들을 만날 수 있다. 특히 40여 년에 걸친 오랜 공사기간을 거쳐 완공됐다는 대성당은 광장의 예술가들과 한데 어우러져 문화명소로 자리잡았다. 도심 복판을 느릿하게 지나는 경전철이 이색적이다.

이튿날 버스를 타고 도시를 벗어나자 또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끝모를 초원 뒤로 만년설이 뒤덮힌 장대한 외관의 마운트 쿡 국립공원이 아득하게 보인다. 거대한 빙하가 녹으면서 만들어진 푸른 에메랄드 빛의 데카포 호수와 푸카키 호수 등을 만날 때마다 버스에서 내려 태곳적 풍광을 카메라에 담다 보니 시간가는 줄도 모른다. 우리나라 관광객들이 남섬을 여행한 후 블로그 등에 가장 많이 올리는 사진이 이 호수들이다. 호수 앞에는 그림같은 교회가 외롭게 서있다. 수수하지만 아름답고 정겨운 교회, ‘선한 목자의 교회’가 잔잔한 호수와 함께 바쁜 걸음을 붙잡는다.

▲ 퀸스타운에서 스카이라인 곤돌라를 타고 봅스 힐에 올라가면 바다와 어우러진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남섬을 대표할 만한 또 다른 곳으로는 ‘여왕의 도시’ 퀸즈타운을 꼽을 수 있다.

도시 전체를 거대한 와카티푸 호수가 감싸고 있는 퀸즈타운에서는 고즈넉한 크라이스트처치와는 전혀 다른 모험과 스릴, 아름다운 풍광을 만난다.

번지점프나 제트보트 등 액티비티의 중심지로 유명한 퀸스타운은 모험과 레저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완벽한 휴양지다. 높이 43m의 세계 최초 번지점프대가 위치한 카와라우강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번지점프 명소다. 도시가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뛰어내리는 ‘더 리지’는 점프대에 서는 순간의 아찔함에서 뛰어내린 후의 자유로움을 느끼게 해준다.

스카이라인 곤돌라를 타고 봅스 힐에 올라가니 바다와 어우러진 퀸스타운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해발 790m의 전망대를 5분 만에 올라가면 와카티푸 호수와 어우러진 퀸스타운의 모습이 시원스럽게 펼쳐진다.

퀸즈타운에서 하룻 밤을 자고 아침 일찍 버스에 몸을 싣고 밀포드 사운드로 향한다. 테아나우를 경유해 밀포드사운드로 가는 유일한 입구인 호머터널을 지나 한참을 더 달리니 밀포드사운드의 선착장이 다가선다.

▲ 밀포드사운드로 가는 도중에 만나는 피오르드랜드 국립공원의 바위산들. 바위산 정상에서 수천년전의 빙하가 녹아 내리며 거대한 폭포가 된다.
뉴질랜드 남섬에서 마지막 여행지로 택한 ‘밀포드사운드’는 피오르랜드 국립공원에서 최고의 볼거리 중 하나다.

불과 200년 전까지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 신비스러운 곳은 이제는 뉴질랜드 남섬 관광객들은 반드시 찾아봐야 하는 주요 관광지가 됐다. 밀포드사운드는 날씨 변화에 따라 환상적인 풍광을 연출하는데 맑은 날에는 피오르를 선명하게 볼 수 있어 좋고, 안개가 낀 날은 신비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이미 한려수도를 여행해 본 사람이라면 밀포드사운드에서 큰 감흥을 느끼지 못하지만, 1시간 남진 유람선을 타고 밀포드사운드의 꼭꼭 숨겨놓은 비경을 바라보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특히 높은 산에서 바다로 바로 쏟아지는 폭포와 물개, 그리고 남극의 빙하는 또다른 맛을 주기에 충분하다.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버스 안에서 낯선 땅을 여행했다는 흥분과 긴장감은 차분히 가라앉고 피로감이 몰려온다. 2박3일간 1,700㎞가 넘는 거리를 유쾌하고 즐겁게 강행군했지만, 아직도 남섬의 절반도 경험해보지 못했다는 아쉬움을 뒤로 한채 의자에 몸을 뉘었다. 7시간 가량을 달려 다시 크라이스트처치로 돌아가기 위해서다.

/김종성 기자 jau@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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