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전북]덕진구 사랑의울타리 자원봉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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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연실 기자
  • 승인 2010.02.11 15: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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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진구사랑의울타리 자원봉사자들이 정성껏 만든 명절음식을 두손가득 들고 배달에 나서고 있다.

낼 모레가 설날이다. 우리 삶은 대부분 누추하기 마련이어서, 힘들고 고단했던 나날들이 이어지는 가운데 돌연 만나게 되는 이런 명절은 돌연 마음 속에 터지는 축제의 폭죽처럼 즐겁고 찬란한 것. 하루 종일 차를 타고 녹초가 되어도 우리가 설이면 고향을 찾고, 어른들에게 세배를 드리는 이유가 이와 같은 삶의 환희를 느끼기 위한 것일 것이다. 그래, 나 혼자 이 세상에 고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었구나, 내 뒤에 부모형제, 친지들이 이렇게 있었구나. 새삼 삶의 연대감을 실감할 때 느끼는 환희…

하여 눅눅한 마음 그늘의 그늘까지, 늘 스산한 그림자의 그림자까지… 한 번은 환한 빛을 쬐어주고 거풍시켜 주고 싶은 마음…

혼자 지내는 명절은 없다. 성묘를 하며 누대를 거쳐 이어진 내 삶의 계보를 확인하고, 형제와 친구들을 만나 내 삶의 반경을 확인하는 것이 명절이다. 말하자면 ‘나’란 존재를 규정하는 씨줄과 날줄의 그 촘촘한 조화를 살펴보는 날이 설이고 명절이다. 하여, 삼가 자신의 매무새를 다듬으며 뜨끈뜨끈한 떡국을 함께 나눠 먹으며 한 살 나이를 더 먹는다는 사실을 곱씹어보는 것.

사람이 기쁨을 느끼거나 슬픔을 느끼는 일은 모두 사람 때문이다. 경쟁사회이면서 동시에 공동체 속을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삶 속에서 우리는 서로 부대끼고, 내가 누리는 순연한 기쁨 이면에도 또 다른 누군가의 비애가 어른거린다는 것을 의식하게 된다.

자원봉사가 소중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갈수록 각박해지는 생존경쟁 속에서 공동체의 가치는 자꾸 훼손된다. 자원봉사하는 이들이 함박웃음 지으며 내놓는 밥 한 그릇, 국 한 그릇은 우선 우리 사회의 그늘에 거주하는 이들에게 위안이 되지만 더 크게는 공동체의 건강성을 유지하는 양식이 된다.

'플루타르크 영웅전'에 의하면, 아테네라는 도시 국가의 기초를 놓았던 솔론이라는 인물은 단 두 가지 율법만으로 시민들의 자치 도시를 건설하는 초석을 놓았다고 한다.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보고도 돕지 않는 사람은 처벌한다, 분쟁이 났는데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세중간에서 눈치를 보는 사람은 시민의 자격이 없다… 조항은 단 두 개이나 공동체의 성원이 가져야 할 도덕적 의무에 대해 이만큼 명쾌한 정의도 많지 않을 것이다. 자급자족의 자유?평등 공동체라는 이상은 곧잘 내부경쟁의 제로섬 게임이라는 현실과 충돌한다. 물론, 국가적 차원의 복지 정책과 같은 보완책이 있을 수 있지만, 이는 사람보다 제도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사람 사이에 생긴 일은 사람이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누가 누구를 돕거나 시혜(施惠)를 베푸는 것이 아닌,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구원하는 방식.세밑을 맞이해 자원봉사하는 이들의 얼굴이 더욱 푸짐하게 보이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내가 당신에게 손을 내밀면, 당신이 맞잡는 손이 나를 구원하고, 맞잡은 두 손이 우리 삶을 보다 풍요롭게 윤택하게 만든다. 삶은 그다지 공평하지 않다, 그렇지만 공동체의 꿈은 언제나 먼 듯 가깝게 또 언제든 실현가능한 꿈으로 우리에게 남아 있다. 중요한 것은 그 꿈을 앞당기려는 작은 손길…

베품으로써 오히려 풍족해지고, 내미는 손길을 받아줌으로써 더 떳떳해지는 사회, 이런 철이면 우리 사회가 날마다 설날이었으면 좋겠다.

/김병용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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