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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짐한 한상 서울입맛 '확' 사로잡다
국회의사당 앞 맛집 '전주지연식당' 을 찾다
2010년 04월 01일 (목) 강영희 기자 kang@sjbnews.com
   
  ▲ 서울 여의도에서 전주 지연식당을 운영 중인 고한길 대표와 안주인 최정희씨.  
 
“6년째네요. 전주에서 서울로 올라온지가…. 시간이 흐를수록 단골 손님들이 늘고 있어요.”

2004년 전북도청 이전과 함께 서울로 옮겨진 전주의 맛, 푸짐함의 대변되는 그곳의 인기는 여전하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입맛 까다롭기로 소문난 직장인들을 사로잡은 셈이다.

‘전주 지연식당’. 장소만 달라졌을 뿐 목소리 크기만큼이나 음식도 거방지게 내 놓는 안주인 최정희(66)씨와 주인장 고한길(67)씨는 그대로다.

달라진 것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반찬 가짓수다. 2004년 6월 상경해 KBS 별관 뒷길에 문을 열면서 반찬 수를 줄였다. 밥상이 비좁을 정도로 36가지 반찬을 올렸던 전주에서와 달리 손님들이 좋아하는 20여 가지만 차려냈다. 그러다 국회의사당 앞 동아빌딩 지하상가로 이전하면서 반찬 수를 다시 15가지로 다이어트 시켰다.

“전주 사람들에 비해 서울 사람들은 밥 먹는 동안 느긋함이 없어요. 빨리 식사를 해결하고 나가서 커피 한잔을 마시는 걸 더 좋아하니까. 그래서 처음에는 먹는 것 보다 버리는 게 더 많더라고요. 안 되겠다 싶어서 젓가락이 자주 가는 반찬들만 올리기로 결정했지요.”

36가지에서 15가지로 반찬수를 줄였으니 야박하다는 평가도 있겠으나 지연식당의 반찬은 전문한정식집 못지않게 다양하고 맛깔스럽다. 김치찌개 및 청국장 백반 1인분이 6,000원에 불과해 식당을 나가는 사람들의 표정은 언제나 밝고 가볍다.

   
  ▲ 전주 지연식당 밑반찬과 청국장.  
 
여의도 인근에서 같은 돈을 주고 먹는 메뉴에는 고작 밑반찬 4~5가지가 올려질 뿐이니 그야말로 횡재한 기분이다. 더불어 5,000원을 주고 따로 사먹어야 하는 계란탕도 지연식당에서는 공짜다.

여기에 안주인의 후덕함은 모든 음식에 배어 있다. 양념과 식재료를 아끼지 않은 덕에 전주 맛 그대로다. 시금치와 도라지, 고구마 순, 호박, 콩나물숙주, 오이, 버섯, 가지 등 제철 나물은 물론 굴비 튀김, 꽁치·고등어조림, 돼지고기 김치찌개, 청국장, 생태찌개 등에 감탄사를 자아내는 서울 사람들이 적지 않다.

얼마 전 KBS 전주방송총국 보도국장으로 부임한 이춘구씨와 그의 선배인 이희찬 경기대 교수 등은 지연식당이 승인한 단골손님이다. 특히 이 교수는 KBS 재직 당시부터 줄곧 6년째 단골손님으로 안주인 최정희씨와 동향인 삼례 출신이다. 그는 “친누나만큼이나 따스함이 느껴지는 밥상을 내 주시니 매번 감사하다”며 단골이 될 수밖에 없는 사연을 이야기했다.

서울 물가가 만만치 않은 탓에 과연 손해 보는 장사가 아닐까 염려될 정도. 주인장은 “손님이 끊이지 않는 덕에 솔직히 밑지는 장사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크게 남지도 않는다”면서도 “단골들 생각에 이익 좀 더 보자고 밥값을 올리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이집 주인이 손님들을 위하는 만큼 이 곳을 찾는 직장인들 역시 그들에게 친근함을 느낀다. 안주인이 가장 많이 듣는 호칭은 “이모”다. 그 때마다 최씨는 친 조카를 대하듯 “필요한 거 있음 말만 해. 많이 먹어”라는 말과 함께 음식을 곱절로 내놓는다.

처음 상경해 고전했을 것이라고 판단, 첫 개업 후 영업 상황을 물었다. 그런데 돌아온 건 의외의 답변이었다. “처음부터 잘 됐어요. 동아일보, 경향신문 등 주요 일간지에서 우리집이 맛있다고 소개해줘서 갑자기 손님이 늘어 너무 고생한 기억이 있어요. (웃음)”

서울살이가 팍팍하지 않느냐고 걱정하는 고향 사람들도 더러 있다. 고한길 대표와 안주인 최정희씨는 “열심히 살아가는 젊은 사람들 틈에서 활기를 얻는다”며 “건강이 허락할 때까지 전주의 맛, 전주 지연식당의 푸짐함을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강영희 기자 kang@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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