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마음사랑병원

기사 작성: 김창종 기자 - 2010.05.09 14:24

이 병원 행정원장 방에 처음으로 전화를 건 사람은 누구나 `흠칫'할 수 밖에 없다. 크레졸 냄새 풍길 듯한 병원 소개 대신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용서하세요'란 대기멘트가 흘러 나오기 때문이다. `사람을 귀하게 여기고 서로 배려하라'는 병원의 인간존중 정신이 배인듯 하여 느슨히 수화기를 잡은 손이 반듯해진다.

생경한 것은 이뿐 아니다. 직원들은 동료와 마주치거나 환자를 만날 때도 `안녕하세요' 대신 `사랑합니다'라는 인사말을 사용한다. 아직은 낯설고 왠지 서먹거리는 말이지만 이곳에서 들리는 `사랑합니다'는 병원을 휘감아 흐르는 오도천 물소리처럼 정겹고 다감하다.

긴장할 수 밖에 없는 근무분위기는 직원들에 대한 다양한 복리후생정책으로 늘 활기에 차 있다.

미국과 일본, 중국 등지의 유명 의료기관과 자매결연을 맺은 병원은 매년 50명 가량의 직원을 해외로 보내 견문을 넓히고 머리도 식혀 준다고 한다. 심지어 호프데이 같은 `깜짝 이벤트'를 열어 혹시 닫혔을지도 모를 직원간 마음의 문을 활짝 열어주고 있다. 직원들은 각종 동호회 활동을 통해 대화와 취미생활을 즐기며 자신의 직장에 자긍심을 갖고 있다.

자연친화적인 환경과 환자 중심의 운영방식도 생산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내집 같은 분위기 연출을 위해 전체적으로 녹색칼라를 사용한 가운데 직선과 곡선이 조화를 이룬 병원 건물 주변엔 사시사철 꽃과 나무의 향연이 펼쳐진다. 여태명 선생이 쓴 현판 아래 잘 정돈된 정원과 생태연못, 인공폭포 등이 빚어내는 경관은 한 폭의 그림이다. 상담사가 병동에 상주하며 환자를 돌보는 알콜중독치료 프로그램이나, 병실을 찾아 베푸는 물리치료 시스템도 이 병원만의 자랑이다.

이 때문에 병실은 항시 만원이다. 이날 현재 전국에서 몰려든 환자로 631배드의 병상은 빈자리를 찾아 볼 수 없다.

소식을 들은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 3일 제40차 라디로 주례연설을 통해 이 병원을 극찬했다. 대통령은 "의사와 간호사, 환자 모두 가족처럼 웃고 지내니 어려운 일도 신이 나고 치료도 훨씬 잘 될 것"이라면서 "이 병원처럼 고마운 일터가 우리사회에서 더욱 늘어나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소망했다.

5월을 맞아 사회 곳곳에서 가족의 소중함을 기리는 행사가 연이어 열리고 있다. 전국에 산재한 정신과병원과 복지시설에서 이 병원을 찾아 노하우를 배우는 것도 가정의 달을 맞는 또 다른 의미는 아닐까. 어려운 일을 재미있게 하는 일터, 노사화합으로 신명나는 직장. 완주군 소양면에 있는 `마음사랑병원'의 또 다른 이름이다.

/김창종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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