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2 일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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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들녘에서 만나는 농경 문화 축제
[전북의 축제] 1. 김제지평선축제 (상)
2011년 05월 05일 (목) 권오성 시민기자 kosmosos@naver.com
 

[전북의 축제] 연재에 들어가며

전국 곳곳에 연중 불고 있는 축제의 바람은 지역 사회엔 의미 있는 변화를 일으켰다. 지역 문화의 내용과 형식을 고민하기 시작했으며, 단순 참가를 넘어 지역 공동체의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또한 지역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는 등 지역 경제 전반에도 파급 효과가 적지 않다.

물론 기대와 달리 축제 개최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예상외의 큰 반향을 일으켜 이른바 '대박'을 터트린 지자체가 있는 반면에, 별다른 재미를 못 보자 난립과 혼란으로 여겨 '구조조정'의 칼을 들이대기도 한다.

주목할 만한 사회문화 현상으로서, 1990년 이후 고속 팽창해온 지역 축제를 종합하는 작업은 당면한 과제이다. 그런데 정교한 분석 도구와 정치한 방법론을 가진 전문가 집단이 부족한 상황이라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놓기에는 아직은 이른 감이 있다. 더구나 그동안 지역 축제의 분화와 진화를 가늠할 기초 자료의 축적이 생각보다 많질 않다.

이런 상황 속에서 뭔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주목할 만한 축제들의 시행착오를 현장 중심으로 들여다보고, 지역의 생생한 의견을 거칠게나마 종합하려는 시도는 상당한 의미로 다가온다. 이런 작업이 조금씩 모이다 보면 지역 축제 연구의 디딤돌을 하나둘 놓을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우선 2006년부터 집중 방문해온 전북의 지역 축제를 다룬다. 각 시•군을 대표하거나 주목할 만한 축제를 먼저 선정하고 정리하겠다. 앞으로 연재할 글이 조금이나마 논쟁을 활성화시키고, 새로운 영감을 불러일으킨다면 좋겠다. 그렇다고 해서 쉽게 축제를 이해하고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정보와 안내 역할을 놓치지는 않겠다. 많은 질타와 격려를 주시면 고맙게 받아들이겠다. 연재글은 축제마다 두 부분으로 나누어 서술한다. 첫번째는 축제 안내서로, 두번째는 축제의 의미와 쟁점의 재구성이다.


넓고 기름진 김제평야 저 멀리에 지평선이 아득하게 걸쳐 있는 곳. 여기 옛 벽골제 터에서 해마다 가을이면 농경문화를 체험하는 축제가 열린다. 2011년까지 7년 연속 문화부 선정 최우수문화관광축제로, 전북뿐만 아니라 어느덧 전국에서도 주목하는 '김제지평선축제'(이하 지평선축제)의 매력 속으로 한발씩 들어가 본다.
 
   
  ▲ 김제지평선축제 안내 배너 및 2010년 제12회 포스터. ⓒ 김제시  
 
 
지평선축제는 김제시민의 날과 벽골제 행사가 시대에 맞춰 새롭게 단장한 결과이다. 음력 9월 시민이 화합하는 잔치 마당은 지역의 문화유산인 벽골제를 기념하는 행사(벽골제수리민속유물전시관 개관)와 결합하면서 '벽골제문화축제'로 잠깐 치러진다. 그러다가 1999년 10월부터 큰 변화를 주면서 줄곧 현재의 축제 명칭을 사용한다.

주지하다시피 축제의 주요 공간인 벽골제 관광지는 삼한시대 수리시설의 유산으로 쌀 농업 중심 국가였던 우리나라에서 의미가 남다른 곳이다. 여기에 하늘과 땅이 만나는 곳인 '지평선'을 축제 명칭에 절묘하게 사용하면서 상승효과를 낸다.
   
  ▲ 벽골제 수문. ⓒ 김제시  
 
 
조정래의 장편소설 <아리랑> 도입부에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지평선을 볼 수 있는 곳이 김제라는 장면이 있는데, 거기에 착안을 해서 '빌려온' 것이다. 관광지 바로 옆에는 아리랑 문학관이 위치해 작품에서 드러난 김제만경들의 문화사를 조명하고 있다.

'지평선'이란 말은 시간이 흐르면서 단지 축제 명칭 속에 그치지 않고, 이젠 김제시하면 떠오르는 연상어로 굳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재는 대표 농작물에 '지평선' 상호를 전면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농가소득 증대의 도우미 역할까지 하고 있다. 이름을 잘 지은 축제의 모범 사례이다.

농업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농경문화 축제

무엇보다 지평선축제의 가장 큰 차별성은 농경문화의 생생한 체험이다. 넓은 축제장과 농지 안에서 직접 경험하는 수많은 행사는 특히 아이 딸린 가족 단위의 방문객에겐 더할 나위가 없다. 어린 세대는 농사의 맛보기 체험이자 신나는 야외 놀이터이고, 중•장년들에겐 농촌 생활의 옛 추억을 떠올려 향수에 젖게 한다. 새삼 잊고 있던 농업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배움의 자리인 셈이다.

해를 바꾸어 내용이 조금씩 달라지는데 보통 논농사를 직접 체험하는 행사로는 벼 수확에서 꿀떡까지 다섯 마당, 물대고 방아 찧기 체험, 전통 지푸라기 공예 체험, 새끼와 가마니 짜기, 허수아비 만들기, 메뚜기 잡고 곤충 만들기 등이 있다. 이밖에 새총과 활 쏘기, 연 만들어 날리기, 불깡통 놀이 등은 농사일이 아닌 색다른 전통 놀이로 다양한 재미 거리를 제공한다.
 
   
  ▲ 농경문화 체험에 열중하는 어린이들. ⓒ 김제시  
 
 
한편 김제의 전통 문화를 재연하는 공연과 놀이도 눈여겨볼 만하다. 선돌에 동아줄을 감아 풍년을 기원하는 입석 줄다리기, 벽골제 축조 설화에 바탕을 둔 쌍룡놀이, 만경들노래단의 노동요와 농사 시연 등은 향토색이 짙게 묻어 나와 지역의 이해를 돕는다. 특히 입석줄다리기는 지금도 음력 정월대보름에 마을 주민들이 연행하고 있어 단순한 축제 공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또한 해마다 화젯거리 행사를 기대하며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1133명 연날리기 세계 기네스 도전과 1233미터 인절미 만들기 등이 2009년부터 해를 이어 각각 치러졌다. 나름 의미 있는 축제의 추억을 간직하고 싶다면 행사 날짜에 잘 맞추어 방문해야 한다.
   
  ▲ 입석 줄다리기. 아직도 선돌마을 주민들은 음력 정월 대보름에 줄다리기를 하며, 이때 사용한 동아줄을 입석에 감아 두고 제사를 지낸다. ⓒ 김제시  
 

   
  ▲ 전통주막에서 새참 주문을 하면 축제장 원하는 곳으로 배달한다. ⓒ 권오성  
 
 
먹을거리 시골 장터는 마을별로 특화한 여러 음식을 입맛에 따라 골라 먹을 수 있다. 적정 음식 값을 유지하도록 철저히 관리하기 때문에 바가지요금은 거의 볼 수 없다. 거기에 주최 측이 직접 운영하는 전통주막에 전화를 걸거나 방문하여 축제장 곳곳으로 새참 배달 주문도 가능하다. 음식 전문 축제가 아님에도 먹는 즐거움으로 이만한 곳은 드물 성 싶다.
   
  ▲ 먹을거리 시골 장터. 입맛과 기호에 따라 골라 먹는 재미가 크다. ⓒ 김제시  
 

   
  ▲ 전통주막에서 새참 주문을 하면 축제장 원하는 곳으로 배달한다. ⓒ 권오성  
 

벽골제 관광지의 주변 환경도 계속 변화하여 체험관•박물관•미술관•농악관•전망대•서당 등이 차례로 들어서면서 상시 볼거리도 많아졌다. 물론 축제 기간이 아니더라도 누리집에서 일정을 확인하고 방문하면 다양한 체험행사를 즐길 수 있다. <계속>
   
  ▲ 벽골제 관광지의 농경사 주제관 야경. ⓒ 김제시  
 

함께 하면 즐거운 추천 행사 5선

▷ 황금들녘 우마차 여행
소가 끄는 마차를 타고 다니며 황금 들녘과 농촌의 전원 풍경을 감상한다. 항상 대기자가 많아 인내심을 가져야 하는데, 기다린 보람은 충분하다.

▷ 지평선 연 만들어 날리기
벽골제방 위에서 희망을 담아 여럿이 함께 연을 날려본다. 수많은 인파가 연줄을 당기는 모습은 말 그대로 장관이다. 서로 부딪히고 엉킬 정도이니 조심히 연을 날려야 한다.

▷ 허수아비 만들기
농촌 풍경을 상징하는 작은 허수아비를 직접 만들어 본다. 잠깐이나마 추억 여행을 하고 성취감도 맛볼 수 있다.

▷ 황금들녘 코스모스 사백리길
축제 기간에 맞춰 만발한 코스모스 사백리길을 걸어보자. 황금 들녘 위에 푸른 가을하늘이 반갑게 인사하니 이보다 나은 낭만이 있을까!

▷ 벽골제를 밝히는 쌍룡 횃불놀이
축조 설화에 등장하는 청룡과 백룡의 싸움을 횃불과 함께 재현하는 대동놀이로 축제를 대표하는 야간 행사이다. 화려한 볼거리에 만족하지 말고 직접 참여하여 잊지 못할 축제의 추억을 만드는 것도 좋다.

   
  ▲ 맨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우마차여행, 연날리기, 코스모스 길, 허수아비 만들기. ⓒ 권오성, 김제시  
 

 

   
  ▲ 벽골제를 밝히는 쌍룡 횃불놀이. ⓒ 김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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