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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 가능한 축제의 원동력을 찾아서
[전북의 축제] 1. 김제지평선축제 (하)
2011년 05월 05일 (목) 권오성 시민기자 kosmosos@naver.com

지평선축제는 김제시를 대표하는 최고의 문화행사이다. 유명 문화유산이 적어 지역을 최대한 알리는 수단으로 축제 성공은 매우 절실하다. 그래야 관광객 유치와 농가 소득 증대로 결국 이어지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금까지 축제는 순항하는 듯하다. 어느 축제고 그렇듯이 그렇다고 부족함과 문제가 전혀 없는 건 아니다. 그럼 성과와 명암을 차분히 살펴보며 쟁점을 정리해 보자.

지평선축제의 매력과 장점

거듭 강조하는 대로 국내 최대 규모의 농경문화 체험 행사는 축제의 가장 큰 매력이다. 넓은 들녘에 다양하게 펼쳐 놓은 농사 체험과 전통 놀이에 하나둘씩 참여하다 보면 한나절이 모자랄 지경이다. 실제로 어린이집과 학생들의 단체 방문이 줄을 잇는다. 높은 인기 탓에 해가 갈수록 행사 체계가 주제와 소재에 따라 차츰 잡혀가는 것도 바람직하다.

역설인 게 탈농 현상의 시대임에도 농촌을 향한 동경은 오히려 커가고 있다. 이는 단순히 과거의 추억을 꺼내고 싶은 마음뿐만 아니라, 건강한 삶과 이로운 먹을거리를 찾는 추세와도 밀접하게 연관한다. 이 흐름은 앞으로 꾸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축제의 전망은 매우 밝다.

   
  ▲ 메뚜기잡기 체험. 가족 단위의 체험 행사는 지평선축제의 최대 자랑거리이다. ⓒ 김제시  
 

 

   
  ▲ 황금들녘 우마차 여행.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체험 행사 중 하나이다. ⓒ 김제시  
 

 


게다가 농업과 우리 전통 문화의 연관성이 큰 만큼, 농경문화를 특화한 지평선축제의 성공 확률도 당연히 높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전통 문화예술 행사의 연행 수준을 높이는 고민을 계속해서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지리 환경 또한 축제의 큰 장점이다. 벽골제의 전망은 넓은 평야가 하늘과 닿는 지평선을 말 그대로 고스란히 보여준다. 가슴을 확 트이게 만드는 가을 풍경은 방문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어느 축제장에서도 보기 힘든 장면이다. 코스모스와 허수아비가 각각 길게 늘어선 길목을 걷는 즐거움은 어디에도 비할 바가 아니다. 이는 해를 거듭하며 축제 공간을 풍성하게 꾸며가려는 노력의 결과이다.

 

   
  ▲ 축제장에서 황금들녘과 지평선을 보는 즐거움이란! ⓒ 김제시  
 

 

 

   
  ▲ 쌍룡 조형물. 낮밤으로 축제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 권오성  
 

 


축제의 폭발력? 아직은 글쎄!

반면 꾸준한 성장과 높은 인지도에 비해 축제 특유의 폭발력은 부족한 느낌이 있다. 대부분의 행사들은 무난하여 크게 나무랄 게 없지만, 대표하는 얼굴 프로그램 하나를 꼽으라면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평범한 난장이나 고만고만한 대동놀이의 수준을 넘어 방문객에게 강한 인상과 추억을 주는 핵심 행사가 절실하다. 하루쯤 저녁 늦게까지 혹은 밤을 꼬박 새며 '발광'하는 모습은 축제의 이미지를 한결 고무할 수 있다.

지금으로선 관광객과 함께하는 쌍룡 횃불놀이의 성공 여부가 큰 갈림길이 될 듯하다. 먼저 방문객 참여를 적극 유도하고 연출의 역동성을 보다 고민하는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 대표 행사를 한두 개 더 발굴하려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 농경 체험 위주의 낮 행사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에서 방문객들이 능동으로 함께 하는 야간 프로그램의 활성화는 다음해를 기다리게 하는 유인책이자 원동력이다.

 

   
  ▲ 쌍룡 횃불놀이의 성공 여부로 축제의 폭발력을 가늠할 수 있다. ⓒ 김제시  
 

 

물론 "'지평선'이라는 추상성 때문에 축제 기획에 어려움이 적지 않다"(최선규)는 고충은 공감하지만, 오히려 풍부한 상상력으로 이를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대표 행사를 발굴하게 하는 여건을 조성하는 능력이다. 이는 사실상 관 주도인 현 제전위원회의 조직 체계로는 분명한 한계가 있으며, 아예 전담할 만한 전문가 중심의 소위원회에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은 수많은 시도와 시행착오의 역경을 딛고 난 뒤에 빛을 발하는 경우가 많다. 혹여 우연찮게 '얻어 걸리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이라면 자칫 축제의 정체나 퇴보를 앞당길 수 있다. 때로는 행사의 파격을 과감히 용인해야 미처 생각지 못한 멋진 기획이 봇물처럼 나오는 법이다. 현명한 판단과 대안 마련을 기다려 본다.

 

   
  ▲ 불깡통 놀이. ⓒ 김제시  
 

 


지역 여론의 미묘한 차이

한편 축제를 둘러싼 지역 주민의 여론은 미묘한 마찰음이 있다. "시내권의 상인들은 거리가 먼 축제 장소 때문에 방문객 특수가 전혀 없다"(익명을 요구한 택시운전사 및 상인)고 볼멘소리가 가득하다. 벽골제관광지와 김제 시내가 멀리 떨어져 있고, 순환버스 운영으로 방문객이 체류할 기회가 없으니 불만이 팽배하다.

그러니 "축제 장소를 시민운동장으로 옮겨도 좋을 거 같다"는 의견도 있다. 또한 "축제 개최로 문화수준이 결코 향상되지 않았으며, 젊은이들은 문화 생활이 부족해 여전히 지역을 기피하고 있다"(이상 강정화)고 한다.

그리고 "지역민 모두가 즐기는 한마당 자체만으로 분명 의미가 있지만, 축제 개최에 따른 농가의 실질 소득 증대 효과가 기대치와 달리 크지 않고 일부 주민은 축제에 동원되기도 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한다. "시내권 행사와 우리 지역이 훨씬 드러나는 행사를 훨씬 다양하게 보강하고, 주민이 스스로 축제에 적극 참여하는 지원 체계도 보다 충분해야 한다"(이상 김영미)며 제안한다.

반면에 "축제의 연이은 성공 개최로 시민의 자부심과 자존감이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다"(박동근·최선규)는 목소리도 있다. "완성도 높은 야간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많은 시민들이 축제에 참여하는 방안을 계속 고민해야겠지만, 우리나라 대표 축제로 승격하는데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지역 특성에 가장 부합한 축제"이다. "시내 상인들의 박탈감은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지역 발전을 생각하면 조금은 더 느긋하게 기다려줘야 한다"(이상 홍성근)는 것이다.

물론 지역 다수의 여론은 지평선축제에 호감을 갖고 있어, 축제 개최에는 큰 지장이 없다. 그렇더라도 주민 여론의 향배를 꾸준히 지켜볼 필요는 있다. 지금까지는 문화부 선정 최우수축제라는 후광에 기대어 대한민국 대표 축제 승격만 보고 앞으로 달려 왔다. 작은 지자체에서 십수억을 소요하는 예산이 들어가는 만큼, 축제의 발전 방향을 시민과 공유하고 소통하는 방안도 적극 모색해봐야 한다.

   
  ▲ 식상한 단발성 공연 무대 연출에서 벗어나, 방문객은 보다 적극으로 축제와 부대껴야 한다. ⓒ 김제시  
 

덧붙여 저녁 공연 행사에 쓰는 예산 운영도 한번쯤 짚어볼 필요가 있다. 연예인 초청 공연무대의 효율성을 면밀하게 살펴, 지금보다 훨씬 축제의 특성화 및 주민 지원 체계에 집중 투자할 수 없는지 되돌아봤으면 한다. 축제의 최고 매력인 농경문화 체험 행사의 질 향상뿐만이 아니다. 최소한 입석줄다리기·쌍룡놀이·만경들노래 시연 등의 전통 문화예술 공연은 전문 연출자와 배우들의 무대처럼 높은 수준에 도달하도록 전폭 지원해야 마땅하다. 한정된 예산에서 무엇을 우선순위에 둘 것인지는 자명하다.

아무쪼록 국내 최고의 농경문화 축제가 여의주를 물고 힘차게 비상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끝>
   
  ▲ 지평선축제의 미래가 확 트인 들판 속 대로와 같기를! ⓒ 김제시  
 


* 도움말을 주신 분들 : 강정화(시민), 김영미(김제시의원), 박동근(김제우도농악보존회장), 최선규(김제시청 문화홍보축제실), 홍성근(김제시민의신문사 편집국장)

김제의 다른 축제

▷ 하소백련축제
2002년부터 해마다 백련 꽃이 피는 6월 하순에서 8월까지 청하면의 청운사에서는 하소백련축제가 열린다. 만개한 연꽃 구경 및 관련 체험 행사뿐만 아니라, 주지 도원스님이 인간문화재 탱화장이라 여러 전시회가 눈에 띈다. 축제 기간이 길어 개막식과 공연 무대는 정한 날짜에만 볼 수 있다.

 

   
  ▲ 하소백련축제. ⓒ 권오성  
 

 


▷ 모악산벚꽃축제
벚꽃이 만개하는 4월에 금산면 모악산 도립공원에서 열린다. 주민과 관광객이 함께 어우러지는 무대 공연과 여러 가요제가 주를 이루며, 축제 기간 동안엔 금산사도 무료 개방한다. 2008년부터 시작.

 

   
  ▲ 모악산 벚꽃 축제. ⓒ 김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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