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8 화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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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문화 역량을 키워야 축제가 보인다
[전북의 축제] 2. 고창모양성제 (하)
2011년 06월 02일 (목) 권오성 시민기자 kosmosos@naver.com

모양성제의 가장 큰 차별성은 읍성을 주제로 하는 축제라는 점이다. 더군다나 전국 어디에서도 답성놀이로 축제를 여는 곳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이 때문에 기획력과 활용 능력 여부에 따라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축제로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충분하다. 또한 축조 당시의 모습 거의 그대로 성곽을 온전하게 복원한 상태라 축제 장소의 특유한 분위기도 상당한 매력점이다.

   
  ▲ 모양성제에서 답성놀이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 고창군.  
 

아쉬운 축제 기획과 변화

그럼에도 현재의 축제 속 답성놀이는 잠재성만 보여줄 뿐 크게 주목할 만하지 않다. 여학생 중심의 지역 주민들이 단순 재현하는 수준에 그치고, 방문객들도 별다른 설명과 안내 없이 성곽 위를 돌고 기념품을 받으면 그만이다. 단순한 일차원의 행사 기획에 머물고 만 것이다. 냉정히 말하면 축제 기획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기에, 시대의 흐름과 방문객의 기호에 맞게 변화 또는 변형하려는 시도가 절실하다.

억지 기획으로 방문객의 재미를 강요할 것까지는 없지만, 다른 지역에서 결코 흉내 낼 수 없는 소재를 보다 부각시키지 못 하는 상황은 안타깝다. 물론 예산이 충분치 않다는 이유는 나름 설득력이 없진 않으나 자칫 변명으로 들릴 뿐 개운하지가 않다. 몇몇 핵심 프로그램에 내실을 기하며 집중한다면 대표 프로그램으로 충분히 자리잡아갈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모양성 보존회 관계자는 “읍성을 주제로 하는 축제가 생각만큼 마냥 쉽지는 않다”며 “한정된 예산임에도 병영 체험과 거리 행진 등 나름의 시도가 있지만 방문객과 주민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 하고 있다”고 힘든 속내를 드러냈다. 아울러 “모양성을 주제로 하는 뮤지컬 제안도 있으나, 단시일에 창작하기도 어렵고 축제장의 변화 없이는 공연 무대를 쉽게 올릴 수 없다”고 덧붙였다. 

   
  ▲ 거리 행진에서 전통 무예를 선보이고 있다. ⓒ 고창군.  
 
   
  ▲ 원님 부임 행차. 이야기와 볼거리가 더 많아야 한다. ⓒ 고창군.  
 
그렇더라도 작은 것부터 시작할 여지는 충분하다. “지금 시대와 눈높이에 맞게 축성 설화를 재구성하여 구연동화나 나아가 애니메이션 같은 형식”에 담아볼 수 있다. “어르신들이 모양성과 관련한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주인공으로 나서셔도” 좋다. 또한 “모양성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니 촬영 세트를 상설로 활용하는 방법도 고민해볼 필요”(이상 천옥희)가 있다.  

예산의 증가보다 다급한 인력의 변화

예산 증가는 단체장의 의지는 물론 주민과 군의회의 동의를 구해야 하기에 시일이 걸리는 만큼 현재로선 쉽지 않다. 그렇다면 당장은 축제 인력의 변화에서 대안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 안팎으로 예전과는 달라진 축제의 환경 속에서 주최 측이 기획 역량에 한계가 있음을 인정한다면, 이른바 ‘예술 감독제’를 도입하는 경우도 한 방편이다.

사무와 회계를 담당하는 행정가가 아니라, 축제의 예술문화 행사 전반을 조율하는 전문가가 전면에 나선다면 새로운 변화를 시작할 수 있다. 여기선 당연히 지역의 문화 인력을 발굴하고 활용하는 게 최우선이다. 외부 인사나 기획사에 일임하는 방법은 최후의 수단으로 고육지책일 뿐이다. 또한 성과를 내놓기까지 어느 정도 기다려줄 인내심도 가져야 한다. 

   
  ▲ 단순 초청 공연 말고도 자체 기획한 공연 무대가 필요하다. ⓒ 고창군.  
   
  ▲ 읍성의 연구 조사 축적은 축제의 가능성을 높인다. ⓒ 권오성.  
 
“지금까지 주최 측은 전문성이 부족하여 기획사에 너무 의존하는 편”이었으며, 이젠 “지역의 문화 역량을 길러내는 여건이나 토대 만드는 것도 중요하기에, 축제를 지속해서 고민할 만한 문화인들이 결합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뜻이다. “읍성의 연구·조사는 물론 콘텐츠와 운영 인력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을 중용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필요”(이상 윤종호)하다.  

축제를 둘러싼 근본 문제

사실 모양성제를 둘러싸고 있는 보다 근본 문제는 축제의 성격 규정에 있다. 지역 주민이 쉽게 놀고 즐기는 예전의 축제가 문화부 선정 예비축제에 한동안 포함하면서 외지의 방문객과 관광을 고려하는 종합 축제의 성격을 고민하게 된 것이다. 말하자면 ‘군민의 날’과 ‘문화관광축제’의 사이에 어정쩡하게 서 있는 형국이다. 다른 유명 축제들은 벌써 십 수 년 전에 고민한 문제이기도 하다. 

   
  ▲ 지역 주민들은 축체장에서 무조건 즐거워야 한다. ⓒ 고창군.  
 
물론 그렇다고 무엇이 최선인지는 지역민이 풀어야 할 숙제이지 무슨 확실한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다. 문화부의 기준에 맞출 이유와 필요가 절대로 없으며, 전혀 다른 대안으로 남부럽지 않게 치러낼 수 있다. 요컨대 지역의 문화 역량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체계와 능력을 갖추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는 말이다.  

단기간으로 보면 지역 주민의 대동제와 답성놀이 관련 전문 프로그램의 구성을 대폭 강화하는 것만으로도 축제의 성공은 충분할 지도 모르겠다. 여기에 축성 설화나 구전에 바탕을 둔 현대 마당극이 곁들여지고, 세시풍속으로서 답성놀이를 충실히 복원하되 차별화한 구성과 연출로 재가공한다거나!

또한 지역 고유문화의 적극 활용은, 주민 참여와 단합은 물론 외부 방문객이 자신의 지역을 이해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그 연장선상에서 농악경연대회는 체험 위주의 낮 행사에 활기를 불러일으키고 지역민들이 흥겹게 단합하는 매개체이기 때문에, 단순 연계행사로 취급할 게 아니라 축제의 대표 행사로 격상시켜야 마땅하다.

더불어 지역의 대표 무형문화재인 오거리당산제도 역동성이 굉장한 만큼 꾸준히 축제장에서 연행해야 풍성함을 더 할 수 있다. 아무쪼록 모양성제가 고유하고 참신한 대안을 빨리 찾아 많은 이들이 손꼽아 찾기를 기대한다.  

   
  ▲ 농악경연대회는 축제 분위기를 띄우는 일등공신이다. ⓒ 고창군.  
   
  ▲ 오거리당산제의 역동성은 대단한 볼거리이다. ⓒ 권오성.  
 

  * 도움말을 주신 분들 : 김성범(고창군청 살기좋은고창만들과), 윤종호(해피데이고창 편집국장), 천옥희(고창농악전수관 사무국장), 모양성보존회 관계자 

고창의 다른 축제

▷ 청보리밭축제
2004년부터 시작하여 지금은 전국의 유명 축제 중 하나이다. 공음면 학원 관광농원 일원에서 4월 중하순부터 5월 초중순까지 열린다. 보리밭 사이로 난 여러 갈림길을 걷는 경험이 일품이다. 설치미술 작품을 조성하여 다양한 볼거리도 있으며, 주말에는 작은 무대 공연이 열린다. 청보리밭 경관 사진전과 보리피리·보리개떡 등의 체험도 가능하다
.

   
  ▲ 청보리밭축제. ⓒ 고창군.  
 

▷ 복분자 푸드 페스티벌
지역특산물인 복분자·수박·풍천장어를 소재로 음식·휴식·공연이 결합한 축제이다. 기존의 세 축제를 통합하여 운영하는 것으로, 6월 중순에 선운산 도립공원에서 개최한다. 복분자 생과를 밭에서 직접 따보는 색다름, 장어를 맨손으로 잡는 짜릿함, 시원한 수박을 먹는 즐거움이 가득하다.

 

   
  ▲ 복분자 생과 따기 체험. ⓒ 고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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