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만지지 마라…전세계를 향한 가장 현실적인 경고
아무것도 만지지 마라…전세계를 향한 가장 현실적인 경고
  • 박아론 기자
  • 승인 2011.09.22 13: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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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컨테이젼’ 맛보기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질병과의 사투를 벌인 한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AI, 광우병, 신종플루 등이 기승을 부렸다.

특히, 21세기 흑사병이라 불리고 있는 신종플루. 얼마 전 변종 사례가 발견돼 전 세계를 대혼돈에 빠뜨렸다. 기존 사례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치료를 받지 못한 채 사망에 이르렀고, 그 시간은 찰나였다. 이 같은 병이 무서운 이유는 사망 원인을 알지 못한다는 점. 또 물리적 공격보다도 더욱 빠른 속도로 사람에게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올 9월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원균의 확산으로, 인류를 대혼돈으로 몰아 넣는 상황을 그린 영화 컨테이젼이 관객들을 찾는다.

영화 줄거리는 단 한 순간, 단 한 번의 접촉으로, 전세계 수많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모는 원인모를 균이 확산되고 있는 상황을 그리고 있다.

홍콩 출장에서 돌아온 ‘베스(기네스 펠트로)’. 그는 갑자기 발작을 일으키며 사망한다. 그녀의 아들마저 원인을 알기도 전에 죽음을 맞게 된다. 이어 세계의 많은 사람들이 마른 기침, 고열, 발작, 뇌출혈 등 이 둘과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죽어간다. 그 수는 미니애폴리스, 시카고, 런던, 파리, 홍콩 등에서 급증해 국경을 넘어 한 명에서 네 명, 네 명에서 열 여섯 명, 수백, 수천 명에 이른다.

일상생활 속 접촉으로 전염되며, 변이를 거듭하는 병원균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미국 질병통제센터의 연구자들이 총동원된다. 미국 질병통제센터의 ‘치버 박사(로렌스 피시번)’는 경험이 뛰어난 ‘미어스 박사(케이트 윈슬렛)’를 현장으로 급파하고, 세계보건기구의 ‘오란테스 박사(마리옹 꼬띠아르)’는 최초 감염경로에 대한 조사를 시작한다.

전염을 막을 백신과 그것을 누가 먼저 갖느냐에 대한 의혹이 커지는 와중에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크럼위드(주드 로)’에 의해 진실이 은폐됐다는 음모론이 제기된다. 그가 운영하는 블로그는 삽시간에 수백 수천명의 사람들이 몰려들고, 전염병만큼이나 순식간에 전세계로 공포가 확산된다.

음식점 물컵으로 물을 마시고,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렀다. 지하도의 난간을 붙잡았고, 마우스를 클릭하고 자판을 두들겼다. 물건을 만지고 무의식적으로 눈을 비볐고, 인파로 붐비는 쇼핑몰에 가 물건을 샀다.

영화는 픽션이지만 실제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담아 관객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다. 일례로 최근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 넣었던 전염병을 경험한 지라 영화 내용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또 실제 과학과 가능성에 기반했기 때문에 여러 면에서 관객들을 두렵게 하는 영화다. 전염병의 발병뿐만 아니라 개개인의 삶과 인간 관계가 사라지거나 영원히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이 관객을 더욱 무섭게 한다. 익숙했던 것들이 낯설게 느껴지고 집에 돌아가거나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두려워지도록 만든다.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수퍼버그나 생물학 무기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요즘 세상에 영화를 위해 더욱 공포스러운 존재를 가상으로 만들어낼 필요는 없었다. 오히려 전염병에 휩싸인 세계를 현실적으로 보여주고 근원적인 공포와 인간의 생존 본능을 다루며 공감을 얻도록 했다.

보통 재난을 다룬 영화들이 전문적인 장치로, 사회가 붕괴하기 시작할 때까지의 기간을 가리키는 ‘티핑 포인트’를 설정하는 데 컨테이젼은 전혀 다른 감정선에서 접근했다. 가게에 식료품이 떨어질 때, 학교와 주유소가 닫을 때, 국경이 봉쇄될 때 등의 위기가 닥치면 연민에서 비롯되는 감동적인 장면을 연상하지만, 컨테이젼은 보통 현실에서 사람들이 공포와 과대망상에 휩싸여 무법 천지가 되는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앞서 언급했던 저널리스트의 존재를 통해 공포론이 확산된다는 설정을 넣었고, 이와 함께 정보화 시대의 병폐를 그렸다.

과학과 통계 수치는 컨테이젼의 일부일 뿐이다. 감염의 확산과 더불어 영화는 정보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정보가 줄 수 있는 병폐에 대해 신랄하게 꼬집는다. 정보가 확산되는 과정은 누가 전염되는지, 그것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것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변하는지 모른다는 점에서 바이러스 전염 과정과 비슷하다. 정보는 그 어떤 전염보다 확산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영화 속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잘못된 정보가 얼마나 엄청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지 영화는 그 심각성을 일깨운다.

화려한 캐스팅, 감염경로를 따라 이동한 세계 로케이션 등으로 화제를 몰고 온 컨테이젼. 올 가을 추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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