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네마산책]〈168〉특수본(감독 황병국·2011)
[시네마산책]〈168〉특수본(감독 황병국·2011)
  • 안희진 기자
  • 승인 2011.12.01 2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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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힐 것인가? 덮을 것인가? 파헤칠수록 모두가 위험해진다
[시네마산책] < 특수본, 2011 >

감독: 황병국|출연: 엄태웅(김성범), 주원(김호룡), 정진영(황두수), 성동일(박인무), 이태임(정영순)



마음속으로만 벼르며 뭉그적거리다가 엉거주춤 1-2주 보낸 다음, 지난 주말에야 겨우 작정하고 보러 간 영화가 하필 일찍 내려져서 얼떨결에 보게 된 영화, <특수본>은 동료경찰의 살인사건을 접수한 강력계 형사들이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해서 그 용의자를 찾아가는 내용의 액션 수사 스릴러다.

‘한번 문 사건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는’ 강력계 형사 김성범(엄태웅)은 잠복근무 중, 잔인하게 살해된 동료경찰의 살인사건을 접수한다. 본능적으로 단순 사건이 아님을 직감한 경찰청은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하게 되고, 이어서 김성범은 FBI출신 범죄분석관 김호룡(주원)을 파트너로 맞이한다. 수사망이 좁혀질수록 언제나 한발 앞서 현장에서 교묘히 빠져 나가는 용의자와, 그리고 용의자 발견 즉시 사살하라는 경찰 수뇌부의 일방적 지시와, 사건을 파헤칠수록 내부에 뭔가 이상한 기운이 감지되는 상황에서, 신고 받고 출동한 경찰관이 다 타버린 차 안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되기까지 한다. 사건 현장에서 마약의 흔적이 발견되자,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한 경찰청은 대대적인 범인 검거 작전에 돌입한다.

<특수본>의 오프닝은 앞으로 맞닥뜨릴 엄청난 음모에 대한 암시이자, 주인공들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는 데 필요한 중요한 실마리가 된다. 이 사건을 사주한 더 큰 '몸통'을 주인공 형사들이 추적해 가는 과정은 <투캅스>류의 액션스릴러다운 극적 재미를 이루며 박진감으로 넘친다. 이 수사과정에서 관객은 스릴러의 장르적 쾌감을 극한으로 밀어붙이는 주인공 형사들의 에너지에 몰입한다. 언제나 범인들 못지않게 거친 욕설을 달고 사는 다혈질의 일선 형사, 김성범과 범죄학 박사 김호룡의 2인 1조 수사팀이 진실에 접근할수록 이 모든 비극의 핵심에는 권력 수뇌부가 관여하고 있음이 드러난다.

마치 '용산 철거 사태'를 연상시키는 것과도 같은 사회고발적인 몇몇 씬들의 시퀀스를 보노라면, 영화 <특수본>은 부패한 공권력에게 보다는 고단한 삶을 살아가는 당위적인 ‘자기 앞의 생’ 앞에서 처절하게 투쟁하는 인간 군상에게 카메라의 눈을 돌린다. 첫 장면에서부터 <인정사정 볼 것 없다>와, <투캅스>와, <공공의 적>과, <살인의 추억>과 <부당거래>등이 연이어서 떠오르던 영화다. 또한 관람하는 내내, 형사와 범인의 단순 대결구도를 넘어서 형사와 형사, 조직과 조직의 대결을 다층적으로 그리며 각 인물들의 갈등 요소를 최대로 증폭시키는 보편하는 투쟁적 삶의 드라마를 관전하는 느낌을 주는 이 영화는 가장 치열하고 드라마틱한 반전이란 도처에 매복해 있는 갈등구조의 역학에서 나온다는 것을 실감하게 하는 끝없는 반전의 액션스릴러다.

“너희를 보니 어제의 나를 보는 것 같다”, “기다리다 지쳐 잠자는 딸아이가 있는 집에 언제나 늦은 밤에서야 아이스크림이나 사 들고 귀가하는 이 경찰관의 삶이 너희는 지겹지도 않은가?”라는 대사는 한 경찰관의 애환을 넘어서 이 시대를 헤쳐 나가고 있는 모든 지친 존재들에 대한 실존적 고뇌와 물음으로 다가온다. 이쯤에서, 일견, <특수본>은 “말해, 네 뒤에 누가 있는지!”라며 서서히 수사의 폭을 좁혀오는 젊은 후배 형사들에게 “그래, 너희가 이 감춰진 진실을 감당할 수 있겠나?”라며 갑자기 돌아서서 되묻고 있는, ‘거울 속의 마이룩’ 같은 메타드라마의 색채를 짙게 드리운다.

/김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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