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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도 좋지만 주민 쉼터 되찾은 기분이죠
[함께하는세상]전주시 평화동‘아관원’
2012년 04월 25일 (수) 최홍욱 기자 ico@sjbnews.com
   
 
  ▲ 아관원은 언제나 손님들로 가득 차 있다. /이원철 기자  
 
   
  ▲ 아관원 송중옥 사장이면발을 뽑고있다./이원철 기자  
 
“자장면을 1,000원에 판다지만 2,000원을 내야 맘이 편해요”

전주시 평화동에 있는 ‘아관원’은 특별한 자장면을 팔고 있다. 자장면 한 그릇에 2,000원에 팔고 있지만, 손님의 나이에 따라 가격이 더 낮아진다. 70세 이상 어르신 또는 7세 이하 어린이의 경우 단 1,000원만 받고 있다.

대한주부클럽연합회 전주·전북지회에서 발표하는 물가정보에 따르면 4월 첫 번째 주 전주시내 자장면 평균가격은 4,125원이었다. 평화동의 경우 4,000원이었지만 ‘아관원’은 반값, 더구나 노약자에게는 다시 50% 할인을 해주고 있었다.

‘아관원’이 처음부터 이곳에 영업을 했던 것은 아니었다.

현재 위치에서 200m정도 떨어진 곳에 있던 원조 ‘아관원’은 지난해 12월에 문을 닫았다. 전 사장이었던 이충열(55)씨는 경영상 어려움을 겪다 문을 닫았었다.

30년 동안 중국집을 운영하던 이씨는 12년 전부터 지역민을 위해 자장면 값 1,000원을 고수했었지만 계속 오르는 물가 등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싼 가격에 자장면을 대접하고 싶다”는 본래 취지와는 다르게 가격에 맞춰 재료를 구입하다보니 품질도 점점 나빠질 수밖에 없었다. 더욱이 식당 건물이 다른 사람에게 팔리면서 임대료 등이 고스란히 경영압박으로 되돌아 왔다. 결국 이씨는 귀농을 결정하고 폐업을 결정했다.

많은 지역 주민들은 ‘아관원’의 폐업 소식을 아쉬워했다. 특히 생활이 넉넉하지 못한 인근 노점상과 노인들이 느끼는 ‘아관원’의 빈자리는 더 컸다.

인근에서 식당을 하던 송중옥(47)씨는 이 소식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 마땅히 갈 곳이 없던 노인들의 명소가 또 사라진 것이다. 송씨는 고민 끝에 ‘아관원’의 문을 다시 열기로 결정했다.

먼저 원래 ‘아관원’을 운영하던 사장을 만나 도움을 청했다. 좋은 취지를 살려 인근 주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의 자장면을 팔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기로 했다. 또 ‘아관원’을 기억하는 인근 주민들을 위해 이름도 그대로 사용 할 수 있도록 허락도 받았다.

이렇게 이씨의 동의를 얻어 ‘아관원’ 재건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렸다.

   
  ▲ 자장면 가격이 적혀 있는 아관원 입구 /이원철 기자  
 
먼저 송씨가 운영하고 있는 소고기 뷔페식당의 주방과 매장 일부를 중국집에 맞도록 시설을 변경했다. 본인 건물을 그대로 이용해 식당 임대료를 줄이려는 노력이었다. 그리고 인건비 등 운영비를 절약하기 위해 식당 가운데 셀프코너를 마련했다. 단무지와 양파 등을 직접 가져 갈 수 있도록 샐러드바 형태의 밑반찬 셀프코너를 만들었다. 또 고속도로 휴게소처럼 식사를 마치고 난 다음 그릇을 반납할 수 있도록 공간을 따로 준비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했다. 제대로 된 재료로 자장면을 만들기 위해서는 가격인상이 불가피했다. 자장면 값을 고민하던 송씨는 기존 ‘아관원’의 취지를 살려 노인과 아이들에게는 1,000원을 받지만, 다른 손님에게는 2,000원으로 올려 책정했다. 대신 가격 결정은 손님들의 양심에 맡기기로 했다. 또 일반 중국집과 비슷한 품질이거나 오히려 높은 품질의 식재료를 사용해 자장면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송씨는 영업 준비를 모두 마치고 지난달 2일 ‘아관원’을 다시 열었다.

손님들은 새롭게 문을 연 ‘아관원’을 반겼다. 예전에는 좁은 공간으로 20명 정도 밖에 이용할 수 없어 식사시간에 단체 손님을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새롭게 문을 연 식당은 최대 180명이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어 인근 경로당 노인들이 쉽게 찾을 수 있게 됐다. 또 식당 옆에는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공간도 있어 자장면을 먹은 뒤 잠시 쉬어 갈 수 있다.

주민 김모(72)씨는 “지난해 ‘아관원’이 문을 닫은 것을 보고 많이 아쉬웠는데 공간도 넓어지고 쉴 곳도 마련돼 있어 반가웠다”며 “70세가 넘었다고 자장면 값을 1,000원 내라고 했지만 아직 노인이라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어 2,000원을 낸다”고 밝혔다. 이어 “좋은 취지로 다시 시작하는 것인 만큼 경영에 어려움이 없도록 제값을 내고 먹고 싶다”며 “다른 곳보다 싼 가격에 이용하지만 이 역시 나보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최홍욱 기자 ico@sjbnews.com

 

“가격 싸고 맛도 좋다는 평가 힘이 납니다”

   
  ▲ 송중옥 사장  
 
송중옥(47)사장

송중옥(47)사장

 

지난 21일 송중옥 아관원 사장은 바쁜 주말을 보내고 있었다. 궂은 날씨에도 많은 사람들이 식당을 찾아 송사장과 점원들은 바삐 움직였다.

송사장은 “주말이 되면 나들이객이나 예배나 미사를 마친 사람들이 많이 찾아 식당이 가득찬다”며 “평일엔 퀵서비스나 택배 직원, 택시기사 등이 소문을 듣고 많이 찾아 특별히 밀리는 시간이 따로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다시 문을 열자 주변 노점상과 경로당 사람들이 찾아와 많은 격려를 해주고 있다”며 “계모임이나 단체 손님을 받을 수 있으면 여기서 하겠다며 예약을 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아직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지만, 가격은 물론 맛으로 승부할 계획이다.

그는 “다시 시작한지 2달도 지나지 않아 적자를 보고 있지만 임대료나 대출이자 등 금융비용을 따로 지불하는 것이 없고 배달 인력 등 최대한 원가 절감을 시켰다”며 “가격도 싸고 맛도 좋다는 분들이 많아 조만간 손익분기점도 넘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고급 중국집의 분위기나 품질을 따라 갈 수는 없지만 맛과 품질을 유지하면서 판매량을 늘리는 박리다매 방식으로 승부하겠다”고 덧붙였다.
/최홍욱 기자 ico@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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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기린봉 종달새
(116.XXX.XXX.7)
2012-05-02 17:33:51
당신이야말로 예수요 부처님이요...........복받으시기 바랍니다!
전체기사의견(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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