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5년06월19일 16:48 회원가입 Log in 카카오톡 채널 추가 버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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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안의 폭력 아직 해결못해”

관객과의 대화 /블러드 차일드 니나 멘케스 감독
▲ 1일 니나 멘케스 감독이 관객과의 대화에 나서고 있다.

폭력의 우연성 반영 기존 서사적 구조 탈피
주제-작가정신 충만한 영화 계속 만들고파

올해로 50주년을 맞이하게 된 비엔나 영화제. 1962년 ‘비엔날레(Viennale)’라는 이름으로 정식 출범한 이후, 철저히 비타협적인 비경쟁 영화제로 50여 년을 이끌어 온 결과, 오늘날 가장 시네필적인 영화제로 세계 각국의 영화 감독과 평론가들에게 사랑 받는 행사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재)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는 올해 비엔나 영화제 50주년을 기념해 ‘비엔나 50주년 기념 특별전’을 마련하고, 비엔나 영화제의 정신을 보여주는 대표작을 10년 당 1편씩 선정 총 5편의 작품을 선보인다.

여러 상영 작품 중 ‘블러디 차일드’를 들고 전주를 찾은 니나 멘케스 감독을 1일 관객과의 대화(GV)가 이뤄지는 현장에서 만나봤다.

영화 ‘블러디 차일드’는 기존 영화의 구조 및 형식에서 벗어나 주제의식을 부각한 작품으로, 기존 서사 구조를 채택하지 않은 채 시간을 공간화 해 상징적인 이미지를 통해 영화를 풀어 놓고 있다. 따라서 관객에게 주제 및 내용이 쉽게 전달되지 않았을 터. 영화가 끝나자마자 관객들의 질문이 쏟아졌다.

그는 “영화는 폭력의 본질을 담론으로 이야기를 풀고 있다. 폭력은 우연히, 예상치 못하게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언제 어디에서 발생할 지 모르는 폭력의 특수성을 반영해 기존의 관념대로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예측할 수 없는 시간과 장소에서 발생하는 폭력의 특성을 반영, 범인 체포 과정은 시간이 거꾸로 가게 만들었고, 술집에서의 장면과 아프리카 중동에서의 촬영 장면은 시간이 앞으로 가도록 제작하는 등 서사적 구조가 아닌 특별한 의도나 계획 없이 감각에 의해 작품을 제작했다” 고 덧붙였다.

작품 줄거리는 임신한 아내를 살해한 미 해병이 모하비 사막 한 가운데에서 구덩이를 파던 중 검거된다는 내용. 하지만 영화는 걸프전, 이라크전에 관한 내용은 물론, 제3세계를 대상으로 폭력을 행사하는 미국에 관한 내용 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내포하고 있다.

그는 “영화는 범인이 결국 검거되지 않은 채 마무리되고 있다”며 “결국 폭력은 우리 사회 속에서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를 영화 속에 풀어 놓고 싶었다”고 밝혔다.

향후 감독의 정신이 살아 있는 영화를 계속해서 만들 생각인 니나 멘케스 감독. 그는 “처음 3달간 편집한 영상을 본 동생은 내용이 슬프기만 하지 감독의 생각이 드러나 있지 않다며 쓰레기 영화라고 냉정히 평가해 줬다”며 “처음으로 돌아가 다시 영화를 제작해야 했고, 작품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여느 영화와 달리, 좀 더 주제 및 작가 정신을 부각할 수 있는 나만의 기법으로 다양한 영화를 제작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아론 기자 aron@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