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설공주 탄생 200주년 기념해 새로워진 캐릭터로 태어나
매 작품 새로운 스토리와 캐릭터 선보이는 타셈 싱 감독 연출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가장 예쁘니?”

이기면 왕자, 지면 독사과. 200년간 계속된 운명의 대결이 시작된다. 백설공주 탄생 200주년이 되는 2012년을 기념해 새롭게 제작된 백설공주가 스크린을 통해 부활한다.

원작은 못된 왕비의 계략에 빠져 독이 든 사과를 먹고 잠에 빠진 백설공주가 백마 탄 왕자에 의해 깨어나 행복하게 살아간다는 줄거리. 하지만 2012년 부활한 신 백설공주는 주인공 백설공주를 비롯해 등장 인물의 캐릭터도 무언가 다르다.

백마 탄 왕자의 키스만 기다리던 순정 백설공주는 스스로 결말을 바꾸고자 하는 능동적인 현대 여성으로 등장한다. 사악한 계모 왕비는 미모 가꾸기와 쇼핑 중독에 빠진 푼수끼 넘치는 왕비로, 백마 탄 왕자는 돈 많고 몸 좋은 허당 매력남으로, 탄광에서 일하던 일곱 난쟁이들은 행운을 가져다 주는 도적떼로 변신했다.

따라서 영화의 스토리도 기존 이야기 구조를 따라가지 않는다. 눈 덮인 호수와 아름다운 왕국 등 어린 시절 상상해 온 동화 속 배경은 그대로. 새 왕비가 찾아오면서 왕이 사라지고 어둠이 시작되는 전반부 설정도 기존 동화의 도입부와 비슷하게 출발한다. 하지만 기존 왕비를 사치와 낭비벽이 심한 쇼핑중독자로 설정해 놓은 영화는 왕비의 사치로 인해 왕국이 파산 위기에 처하도록 만든다. 이런 가운데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가 돼야 했던 왕비는 눈처럼 하얀 피부, 앵두 같이 빨간 입술, 어두운 밤처럼 까맣고 아름다운 머릿결을 지닌 18살 소녀 백설공주를 처치하려 한다. 왕비는 10년이 넘도록 백설공주를 가둬놓고 밖으로 나가지 못하게 했다.

영화는 도입부를 지나 절정을 향해 치닫고, 영화 줄거리는 기존 스토리와 점차 멀어진다. 도둑으로 설정된 일곱 난쟁이들. 발렌시아 왕국의 앤드류 왕자는 이 일곱 난쟁이들에게 굴욕을 당하고, 왕비를 찾아와 도움을 청한다. 훈훈한 외모와 부유한 경제력까지 모두 갖춘 완벽남을 만난 왕비는 인생역전을 꿈꾸며 왕자와의 결혼을 추진한다. 하지만 왕자는 백설공주에게 첫눈에 반하고, 분노한 왕비는 공주를 없애기로 한다. 아무도 없는 깊은 숲 속에서 길을 잃은 백설공주는 일곱 난쟁이들로 인해 겨우 목숨을 구한다. 숲으로 쫓겨난 백설공주는 일곱 난쟁이들의 스페셜 멘토링을 받으며 빼앗긴 왕국을 되찾고 진정한 공주로 거듭나기 위해 기막힌 작전을 세우기 시작한다.

백설공주 역은 할리우드 엄친딸인 릴리 콜린스가 맡았다. 왕비 역은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 줄리아 로버츠가 맡게 됐다. 줄리아 로버츠는 이번 영화에서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 연기 변신을 시도한다. 왕자 역에는 영화 ‘소셜 네트워크’로 얼굴을 알린 196cm의 장신 매력남 아미 해머가 맡아 동화 속 왕자 모습에 판타지를 가진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이 밖에도 ‘버드케이지’로 골든 글로브에 노미네이트된 네이슨 레인과 에미상 골든글로브 수상한 메어 위님햄, ‘바톤 핑크’로 아카데미 후보에 오른 마이클 러너 등 화려한 조연진까지. 드림팀이라는 수식어에 어울릴만한 완벽한 캐스팅으로 많은 영화 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세계 유명 동화를 스크린으로 옮겨 놓는 작업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우선 제작진은 1억불(한화 약 1,200억원)이라는 막대한 제작비를 과감히 투자, 동화가 가진 특별한 외형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노력했다. 또한 원작을 뒤집는 의외성이 있는 스토리와 캐릭터를 선보이기 위해 매 작품마다 새로운 세계를 펼쳐내는 타셈 싱 감독을 섭외했다.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디자인도 빼놓을 수 없는 필수 요소였다. 타셈 싱 감독은 특수 효과에 기대는 대신 세트장을 거대하게 제작, 현실감을 불어 넣고, 동화 속의 인물들이 정말로 살고 있을 것 같은 세트를 만들었다.

기존 동화와 달리, 액션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영화판 백설공주는 생생한 액션을 만들어 내고자 실제 무기를 사용, 생생함을 더했다. 또한 배우들의 고난이도 액션 훈련을 통해 극적 완성도를 높였다. 여기에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태양의 서커스’ 단원들이 스턴트맨으로 출연, 멋진 공연을 감상하는 것 같은 느낌을 더해 준다. /박아론 기자 aron@sjb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