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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대접 받는 동학농민혁명

도내 유적지 80여곳 중 4건만 문화재로 지정 전남 5.18민주광장 등 24곳 사적지정과 대조

기사 작성:  이종근 기자 - 2013.02.20 20:49

도내에 산재한 동학농민혁명 유적지들의 문화재 지정이 너무 적어 아쉽다는 지적이다. 현재 도내에는 동학 관련 유적지와 전적지가 모두 80여 곳에 이르고 있지만 국가 사적 등 문화재 지정이 불과 4건에 불과한 반면 광주 5.18민중학쟁의 역사적 현장 24곳이 모두 국가 사적으로 지정, 대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창, 정읍, 부안, 김제, 완주 등 전북을 중심으로 발생한 동학농민혁명이 광주 5.18민중항쟁에 비해 상대적으로 푸대접을 받고 있어 한국사의 위상 재정립이 절실히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때문에 이같은 현실을 감안하면 동학농민혁명이 여전히 한국사에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이 발간한 사회교육 수시학습 교재에 의하면 도내의 동학농민혁명 관련 유적지 및 전적지는 고부권(고부, 태인, 정읍, 순창)이 32곳으로 가장 많은 것을 비롯, 전주권(완주, 익산, 김제)이 26곳, 고창권(고창, 무장, 흥덕)이 11곳, 남원권(남원, 임실)이 8곳 등 모두 77곳에 이르고 있다. 이 가운데 전봉준고택지가 사적 제293호, 황토현전적지가 사적 제295호, 백산성지(백산성터, 동학농민혁명 백산창의비)가 사적 제409호, 만석보유지비가 전북도 기념물 제33호 등 국가 또는 지방 문화재로 지정된 것은 4곳에 불과하다.

하지만 광주 5.18민중항쟁은 전남도청과 5.18민주광장 등 24곳이 국가의 사적으로 지정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힘을 실어준 가운데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다. 동학농민혁명의 경우, 전북이 그 중심점에 서 있어 성지로 자리매김하게 되면 곳곳이 성역화될 것이란 기대에도 불구, 현실은 이와는 사뭇 달라 거리감마저 느껴지고 있다.

아울러 세계적으로 가치가 있는 기록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 그 활용을 진흥하기 위해 1992년부터 유네스코가 도입, 시행하고 있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 등재의 가능성이 크지만 이 역시 상당히 소홀하게 취급되고 있는 현실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나라의 민주화운동은 동학농민혁명, 3.1운동과 4.19 의거, 5.18민주화운동으로 구분되고 있지만 지난 5월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물만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을 뿐이다.

때문에 전북을 중심으로 민주화에 횃불을 당긴 동학은 3.1운동과 4.19 의거, 광주민주화운동보다 훨씬 시기가 앞서 그 가치가 큰데다가 기존에 발견된 자료들과 함께 새로 추가로 더 찾아내면 등재가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국사편찬위원회가 갑오농민전쟁 관련 공사기록 및 전라도, 충청도 양도의 개인 소장 기록과 문서를 발굴, 편집한 자료집에는 갑오실기, 갑오약력, 양호초토사등록 등 27종의 사료가 실려 있다. 일례로, 국사편찬위원회이 갑오농민전쟁 관련 공사기록 및 전라도, 충청도 양도의 개인 소장 기록과 문서를 발굴, 편집한 자료집에는 갑오실기(甲午實記) 등 27종의 사료가 실려 있다.

갑오약력(甲午略歷)의 경우, 정석모가 동학선유문(東學宣諭文)을 가지고 남원에 갔다가 김개남에게 억류된 2개월 동안의 사실을 기록한 것으로 농민전쟁의 기인(起因)과 호남지방 동학의 상황, 조직 등이 수록되어 있으며, 양호초토사등록은 양호초토사 홍계훈이 농민군을 진압할 때의 장계 및 이문(移文), 감결(甘結), 효유문(曉諭文) 등을 수록하고 있다.

또, 전봉준공초는 5차례에 걸친 일본영사의 문초에 대한 전봉준의 재판기록이, 갑오군공록(甲午軍功錄)은 농민군 토벌에 종사한 사람의 군공, 각 부대의 비용, 창의인명록, 죄인록 등을 기록한 기록물이다.

이들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데 양적으로는 충분하지만 대부분이 관변측 자료이므로 농민군의 입장을 살필 수 없어 이에 관련한 추가 자료 발굴이 필요한 대목이다. 동학정신이 세계에 널리 알려져 폭넓은 공감을 얻을 수 있도록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이제 부터라도 차근차근 준비했으면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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