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복지시설, 종류-지역별 재조정을

전발연 조사결과 생활시설 10곳중 2곳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 이용자 줄고 시설 수만 늘어

기사 작성: 정성학 기자 - 2013.09.09 18:28

도내 생활복지시설 10곳 중 2곳 가량은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는 줄거나 제자리 걸음인 반면 시설만 폭증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시설공급 과잉현상은 지역별 편차까지 커 일선 종사자 절반 정도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여겼다.

9일 전북발전연구원이 펴낸 대외 보고서(전라북도 사회복지시설 기능재조정 필요성과 방안)에 따르면 도내 사회복지시설 중 한부모나 장애인복지관 등 생활시설은 2011년 말 기준 총 320개로 집계됐다. 이는 인구 10만명당 17.18개꼴로 충북(20.20개), 강원(17.45개)에 이어 전국 3번째로 많았다.

특히 2003년(4.14개)이래 약 315% 폭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덩달아 지자체 보조금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국비를 제외한 도와 시군비만도 총 632억 원대에 달했다. 하지만 그 정원 충족율은 평균 80%를 밑돌았다.

게다가 전체 18%(58개)의 정원 충족율은 50%에도 못 미쳤다. 시군별론 부안지역이 평균 98%에 육박해 가장 높았고 남원과 임실, 진안과 익산 등 4곳은 80%대를 보였다. 반면 나머지 지역은 70%안팎에 그쳤고 김제는 최저인 50%에 턱걸이하는 등 시군별 편차도 컸다.

사회복지팀 이중섭 부연구위원과 송용호 연구원 등 연구진은 이를놓고 “수요를 제대로 감안하지 않고 시설을 늘려온 탓”이라고 진단했다. 따라서 “지역별, 시설별로 수요를 감안해 증·개축을 규제하고 기능 전환과 정원 감축 등 특단의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그 필요성은 일선에서도 상당부분 공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관련 일선 종사자 102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48.3%가 생활시설의 기능을 재조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여겼다.

이 가운데 아동시설은 57.1%, 장애인시설은 48.9%가 기능 재조정에 찬성했다. 그 방식으론 전체 응답자 85% 가량이 기능 특성화를 선호했다. 이중 경로당은 노인돌봄센터로 기능전환(45.6%), 또는 작은 노인복지관으로 개편(35.1%)하는 쪽을 희망했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유사한 복지시설이 밀집된 도시는 시설별 기능 특성화, 반대로 시설이 턱없이 모자라고 고령화가 가파른 농촌지역은 노인복지 중심의 기능 통폐합 등을 그 대안으로 제시했다. 또 포화상태인 경로당은 독거노인이나 치매노인 증가세에 대응한 지역사회돌봄센터로 기능 전환, 이용자가 감소세인 아동 및 장애인시설은 소규모화나 탈시설화 등을 제안했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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