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동학기록물, 세계유산 등재시키자"

문화재청 내년 신청 대상물 10월25일까지 공모…역사적 가치 크고 27종 사료도 존재

기사 작성: 이종근 기자 - 2013.09.23 17:56

<속보> 전북에서 발원한 동학농민혁명 관련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에 등재시키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올해로 동학농민혁명이 일어난 지 119주년, 최근 들어 특별법이 제정되고, 정읍 동학혁명기념관이 국가 기념관으로 승격된 가운데 문화재청이 오는 10월 25일까지 2014년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대상 기록물을 공모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내년이면 혁명 발발 2주갑(120년)으로, 이를 기념하기 위해 다큐멘터리로 제작에 돌입하는 등 동학농민혁명에 대한 국내외 관심을 높이고 있어 관련 기록물을 세계기록유산에 등재시키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이 발간한 사회교육 수시학습 교재에 의하면 도내의 동학농민혁명 관련 유적지 및 전적지는 고부권(고부, 태인, 정읍, 순창)이 32곳으로 가장 많은 것을 비롯, 전주권(완주, 익산, 김제)이 26곳, 고창권(고창, 무장, 흥덕)이 11곳, 남원권(남원, 임실)이 8곳 등 모두 77곳에 이르고 있다.

이 가운데 전봉준고택지가 사적 제293호, 황토현전적지가 사적 제295호, 백산성지(백산성터, 동학농민혁명 백산창의비)가 사적 제409호, 만석보유지비가 전북도 기념물 제33호 등 국가 또는 지방 문화재로 지정된 곳도 4곳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알다시피 우리나라의 민주화운동은 동학농민혁명, 3.1운동과 4.19 의거, 5.18민주화운동으로 구분되고 있지만 5.18민주화운동 관련 기록물만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됐을 뿐이다.

때문에 전북을 중심으로 민주화에 횃불을 당긴 동학은 3.1운동과 4.19 의거, 광주민주화운동보다 훨씬 시기가 앞서 그 가치가 큰데다가 기존에 발견된 자료들과 함께 새로 추가로 더 찾아내면 등재가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실제로, 국사편찬위원회가 갑오농민전쟁 관련 공사기록 및 전라도, 충청도 양도의 개인 소장 기록과 문서를 발굴, 편집한 자료집에는 갑오실기, 갑오약력, 양호초토사등록 등 27종의 사료가 실려 있다.

갑오약력(甲午略歷)의 경우, 정석모가 동학선유문(東學宣諭文)을 가지고 남원에 갔다가 김개남에게 억류된 2개월 동안의 사실을 기록한 것으로 농민전쟁의 기인(起因)과 호남지방 동학의 상황, 조직 등이 수록되어 있으며, 양호초토사등록은 양호초토사 홍계훈이 농민군을 진압할 때의 장계 및 이문(移文), 감결(甘結), 효유문(曉諭文) 등을 수록하고 있다.

또, 전봉준공초는 5차례에 걸친 일본영사의 문초에 대한 전봉준의 재판기록이, 갑오군공록(甲午軍功錄)은 농민군 토벌에 종사한 사람의 군공, 각 부대의 비용, 창의인명록, 죄인록 등을 기록한 기록물이다.

이들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데 양적으로는 충분하지만 대부분이 관변측 자료이므로 농민군의 입장을 살필 수 없어 이에 관련한 추가 자료 발굴이 이루진다면 그렇게 어렵지 않아 보인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전북도의회 노석만(민주당 비례)의원은 "동학농민혁명의 위상과 자긍심을 되찾을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동학농민혁명은 전북을 넘어 국가의 역사적 유산이자 자원으로, 5.18광주민주화운동과 비교하면 극명하게 대조된다”고 말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문화재보호법'에 따라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와 함께 우수한 기록유산을 발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함으로서 뛰어난 기록문화를 보유한 문화국가로서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우리의 기록유산이 인류 공동의 유산으로 보존, 활용될 수 있도록 2014년 세계기록유산 등재 신청 대상 기록물을 모집하고 있다"며 "유산의 진정성, 독창적이고 비(非)대체적인 유산, 세계적 관점에서 유산이 가지는 중요성, 보조 요건(희귀성, 원 상태로의 보존, 위협, 관리 계획 등이 선정 기준 충족 여부다"고 말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세계적으로 가치가 있는 기록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 그 활용을 진흥하기 위해 1992년부터 유네스코가 도입, 시행하고 있는 세계기록유산(Memory of the World) 등재와 관련, 2년마다 공모, 신규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 기록물을 발굴 선정하고 있다.

신청 대상 기록유산은 문자로 기록된 것(책, 필사본, 포스터 등), 이미지나 기호로 기록된 것(데생, 지도, 악보, 설계도면 등), 시청각 자료(음악 컬렉션, 영화, 음성기록물, 사진 등), 인터넷 기록물 등 세계적 영향력이 있는 인류의 중요한 기록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신청 대상은 기록유산을 소유 또는 관리하고 있는 기관, 단체 또는 개인, 또는 신청대상 기록유산을 직접 소유 또는 관리하고 있지는 않으나 당해 기록유산의 중요성과 신청 필요성 등을 설명할 수 있는 전문가 또는 전문가 단체로 규정, 전북도청과 동학 관련 각 시군도 신청할 수 있게 끔 돼 있다.

현재 세계기록유산으로는 현재 영화(오즈의 마법사), 악보(슈베르트 컬렉션, 베토벤 등), 필사본(입센의 인형의 집, 안데르센 원고, 승정원일기 등), 일기(제임스 쿡 선장, 안데르센 등), 문서 및 자료 모음집(훈민정음, 영국 대헌장 마그나카르타, 넬슨 만델라 재판기록, 포르투갈의 신대륙 발견 기록물 등), 영상물(남극탐험 기록물), 지도(희귀한 세계지도) 등이 있다. /이종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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