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사설]김제 원평의 동학농민혁명 재조명해야

기사 작성: 새전북신문 - 2013.09.24 16:10

동학 관련 원평 위상 규명 재정립해야
원평 근거지 고부봉기 도모했다는 지적
붕괴 위험 집강소 건물 하루빨리 복원해야

동학혁명 당시 김제 원평이 중심지 역할을 했다는 지적과 함께 전북 김제 원평의 위상이 규명되고 재정립 되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동학농민혁명을 거론할 때면 상징처럼 전봉준 장군과 고부 봉기를 떠올린다.

그러나 전북 김제시 금산면 원평 일대는 동학 농민군 지도자의 근거지였다. 특히 집강소 시기에 행정의 중심지였던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고부 봉기가 일어나기 두어 달 전, 전봉준 장군이 원평에 주재했다는 행적도 있다. 원평을 근거지로 고부 봉기를 도모했다는 중요한 단서다.

전주 입성을 향해 진격할 때에도 전남에서 잡은 특사를 원평에서 전주 입성 전날에 상징적인 의식을 치루듯이 처형했다. 공주싸움에서 지고 재기하러 돌아와서 최후의 전력을 쏟은 곳도 원평이다.

당시 원평과 인접해 있는 김제 금구의 대접주 김덕명 장군의 세력이 전봉준에게는 의지처가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전봉준 장군의 활동 근거지가 원평이었다는 점에서 볼 때 1893년에 원평에서 열린 전라도 집회가 충청도나 경상도에서 열린 집회에 비해서 성향이 훨씬 급진적이고 세력이 강경했다는 것은 사실 당연한 것이다.

집강소 시기가 비록 짧긴 했지만 전봉준 장군은 원평을 중심으로 전라우도를 관할했다. 전봉준 장군의 교조신원 운동 시기부터 전주 입성, 집강소 시기에서 9월 재봉기 준비와 최후 전투 무렵까지 그 중심에는 항상 원평이 있었다. 동학과 관련해서 원평이 가진 의미는 단순하지가 않은 셈이다.

한편 사단법인 김제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는 고 최순식 선생(전 모악향토문화연구회장)의 유지와 구미란 전투 희생자를 위해 위령제를 지내온 이곳 전적지 마을 주민들의 성원으로 창립됐다. 그 뒤 2010년에는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 지원을 위한 지방조례가 마련됐다. 그러나 여전히 주위의 무관심 속에 중요한 유적지까지 방치되고 있다.

당국은 우선 1882년에 지어져서 붕괴 위험에 놓인 원평의 집강소 건물부터 하루빨리 복원하기 바란다. 그리고 이곳 구미란 전적지에 있는 이름 없는 동학 농민군들의 무덤이 잘 관리 될 수 있도록 추모공원을 조성하는 일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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