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기고] 동학농민혁명의 위대한 유산 주민자치

기사 작성: 최창호 정읍 시기동주민자치위원회 위원장 - 2013.10.01 15:08

10월 1일은 시기동주민자치위원회가 탄생한지 10주년이 되는 날이다.

고대역사와 함께해 온 정읍의 시기동. 유서 깊은 이 땅에 살고 있고 따뜻한 정을 나눌 수 있는 이웃이 있기에 행복하다.

1894년 바로 이 고장의 동학농민군이 전라도의 53개 군현에 농민의 지방자치기구인 집강소를 설치해 치안과 행정을 담당했으며, 이곳에서 폐정개혁을 추진했다. 동학농민전쟁에서 동학농민군이 일본군에게 패배함으로써 폐정개혁은 미완으로 끝이 났다. 그 후 58년이 지난 1952년 제2공화국시기 지방자치제가 전면적으로 실시되었지만 1961년 5월 16일 군사정변으로 중단되었다가 1995년 6월 27일 전면 부활됨으로써 101년 만에 비로소 지방자치제가 이 땅에 뿌리를 내리게 되었다.

우리 선조들이 수많은 희생을 치르면서까지 이루려했던 동학농민혁명의 숭고한 정신이 주민자치 민주주의의 실현이다. 우리 후손들은 선조들이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던 희생적 가치인 주민자치 민주주의를 계승·발전시켜야 하는 역사적인 사명을 부여 받은 것이다.

시기동(市基洞)은 예로부터 장터마을로서 정읍의 경제, 사회, 문화, 정치의 중심지 역할을 해왔다. 수세기동안 정읍 상권의 심장으로서 도심에 위치하고 있지만 현재는 심장의 박동이 더뎌지고 도심공동화로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국내 산업이 공업화, 도시화, 국제화가 가속되면서 정읍의 전통산업인 농업이 쇠퇴하고 많은 주민들이 고향을 등지게 되었다. 거기에다 저출산이라는 시대적 조류가 정읍의 정주인구를 반 토막 아래로 잘라냈다.

기업은 거대자본을 무기로 시골마을에까지 대형마트를 짓고 기업자본은 전통시장은 물론 골목상권까지 집어 삼켰다. 지역경기를 회복하고 지역경제를 살려야 하는 과업이 지역주민들에게 주어졌다.

우리가 해결해야할 우선과제는 도심공동화를 막고 새로운 동력산업을 창출하여 꺼져가는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다.

60, 70년대 새마을운동으로 조성된 시기동 구도심의 주거환경과 거리환경을 대대적으로 정비하여 예술적인 문화공간으로 재창조하고, 시기동주민자치센터의 낡은 문화시설을 재건축하여 문화센터 및 국제비지터센터 등 정읍의 거점문화시설로 조성하여 새로운 관광서비스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요즘 군소 지방자치단체가 뭉쳐 광역화하려는 추세이다. 시기3동은 초산동으로 행정동은 바뀌었지만 여전히 장터마을 한 동네이다. 우리의 형제자매와 부모, 선조들이 지역공동체로서 문화를 공유하며, 공동체의 삶을 일구어왔다. 시기동과 초산동은 역사적으로나 정서적으로 한 몸, 한 뿌리인 것이다.

지난 7월 우리 위원회가 시민의 안뜰인 정읍천이 자라나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고 시민의 심신건강을 지켜줄 자연생태하천으로 복원되어 시민의 품에 안기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을 방문하여 정읍천에 심어놓은 외래종 식물을 토종잔디로 교체할 것과 잔디녹색광장조성을 요구했다.

정읍천이 시민정서에 맞고 상식이 통하는 자연생태하천으로 가꾸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4대강 살리기 사업에서 보았듯이 정부기관이 편향적 사고와 독선의 늪에 빠지면 국력낭비와 국민의 고통과 불만을 초래할 뿐이다. 주민자치시대에 역행하는 위험천만한 일을 하는 것이다. 국회나 지방의회가 시민의 주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견제와 감시에 소홀함이 없어야 한다.

우리 위원회는 시민의 바람과 같이 이 시대의 행복은 물론 행복한 미래를 가꾸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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