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전북의 창] 지방선거 후보자에게 거는 기대

기사 작성: 김현진 지니스 대표이사 - 2014.03.20 20:51

조선시대 기록에 의하면 당시 물자의 반이 호남에서 생산될 정도로 예로부터 호남은 풍요의 땅이었다. 현대식 개념으로 볼 때 물자는 모든 산업 생산물을 총칭하기 때문에 조선시대 호남이 얼마나 경제적으로 윤택했는지 짐작해 볼 수 있다. 경제적 풍요뿐만 아니라 전주는 왕가의 본향이라는 정치적 지위도 있어, 당시 전주를 통치했던 관료는 한양과 마찬가지로 종2품 품계였다.

현대식 건축기술이 없었던 조선시대에 사람들이 거주하는 도시 전체를 성곽으로 둘러싸는 것은 엄청난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였다. 그래서 조선시대 사람들 대부분이 성곽으로 둘러싸인 마을에 사는 것은 어려웠고, 대신 마을 밖 높은 지대에 산성을 건설하여 외적을 방어하기 위한 기점으로 삼았다. 실제 도시 전체가 성곽으로 둘러싸여 있던 도시는 조선 팔도에서 한양과 전주 딱 두 곳 뿐이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당시 한양과 전주의 성곽 안에는 부촌이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으며, 오늘날 서울의 북촌과 전주의 교동이 한옥마을이라는 유산으로 남았고 더불어 서울의 남대문과 전주의 풍남문이 국가적 보물로 후대에 전해지고 있다.

현대사회에 들어와서도 1960년대까지 우리나라 10대 기업의 다수가 호남에 연고를 두고 있었다. 당시까지만 해도 호남은 가장 풍요로운 지역이었으며 대한민국의 상징적 지역이라는 위치를 차지하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특정 세력이 집권하고 난 이후 호남 특히 전주는 날개 잃은 새처럼 추락하기 시작하였다. 전주와 호남의 쇠퇴는 산업화시기 특정 세력의 정치적 의도에 의한 호남 차별에 일차적 책임이 있지만, 호남 출신 야권인사들에게도 상당한 책임이 있다. 역대 집권 세력들이 그동안 호남을 차별하고 배제하여 왔어도 호남 출신 야권인사들은 애써 눈감고 자신의 영달만을 위해왔고 경우에 따라서는 집권 여당의 호남 차별에 맞장구를 치기도 했다. 작년 전북에서 전북과학기술원 설립을 적극 추진하려고 할 때 민주당 정책위 의장이라는 사람이 공식석상에서 강력반대한 것이 그 좋은 예이다.

그동안 전북출신 정치권 인사들은 전북의 산업발전이나 공공기관 이전 등 전북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핵심적인 이슈에는 무관심했었고, 막연히 추상적이고 애매한 논리들로 도민들을 현혹하여 선거에서 당선되는 것에만 온힘을 기울여 왔었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이번 선거에서는 제발 필자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전북 정치권에서 증명해보기 바란다. 이를 증명하는 한 방법은 전북 정치권 인사들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농협중앙회 및 산하기관을 전북혁신도시에 이전하겠다고 공약하는 것이다. 농협중앙회 및 산하기관의 이전은 농생명 및 금융으로 특화된 전북혁신도시의 기본 개념과도 딱 맞아 떨어지므로 매우 적절한 공약이다. 이들 기관들은 그동안 역대 정부에서 충청권에 퍼주었던 공공기관의 규모나 파급효과 면에서 100분의 1에도 못 미치니 국가 균형발전이라는 논리에도 부합할 것이다. 전북 도민들은 지난 대선에서 기금운용본부 전북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고 약속을 지킨 새누리당을 기억하고 있다. 이번 지방선거 공약으로 농협중앙회와 그 산하기관을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내거는 정당이 있으면, 어느 정당인지 가리지 않고 필자는 그 정당에서 일일 자원봉사할 용의도 있다. /지니스 대표이사

김현진 대표이사로 전북도 희망창업정책위원, 전주생물소재연구소 운영위원, 지역균형발전위원회 이사, 전북대 겸임교수를 역임했으며 지니스 대표이사를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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