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홀대받는 '동학혁명' 유적지

전국 354곳 중 전북156곳 '전국 최다 보유' 무색…보존관리 엉망 "대책 마련해야"

기사 작성: 이종근 기자 - 2014.03.30 22:19

전북이 전국 동학 유적지 354곳 가운데 156곳으로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지만 보존 관리는 엉망이다.

김제 원평에 소재한 동학농민군 집강소는 훼손이 심각하며 김개남장군 고택 터, 전봉준 피체지, 전주 초록바위 등은 오랫동안 방치돼 왔다.

전북도와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에 따르면 전국의 동학농민혁명 관련 유적지는 354개소로 이 가운데 전북은 156개소(43%)에 달한다. 이어 전남 92곳, 충남 40곳, 경북 27곳, 충북 23곳, 강원 13곳, 대구 3곳, 광주 3곳, 경남 3곳, 경기 3곳, 서울 1곳, 울산 1곳 등이다.

김제시 금산면 원평리 농학농민군 집강소는 동학농민혁명 당시 전봉준 장군이 대도소를 설치한 곳으로, 역사적으로도 매우 의미 있는 장소다. 하지만 당시 건물은 변형된 형태로 남아 있다. 더구나 오랜 동안 방치돼 붕괴 직전 상태여서 현재 유일하게 남아 있는 집강소인 만큼 등록문화재 지정 등 유적지 보존 방안이 현안으로 떠올랐다.

1894년 11월 당시 김제시 금산면 용호리 구미마을 야산은 이름없이 쓰러져간 동학농민군 무덤으로 이용됐지만 역시 관리가 안돼 육안으로는 봉분을 찾기 어려울 정도다.

집강소 건물은 ‘동록개’라는 사람이 동학농민 정신에 감명을 받아 김제 원평의 대접주 김덕명 장군을 찾아와 “신분 차별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 달라”며 농민군에게 헌납해 농민군 집강소로 활용됐다고 전해진다. 또 원평 구미란의 무명 농민군 무덤도 등록문화재 지정이 가능한 유적지로 꼽히지만 현재 지역 주민들이 관리 중이어서 언제 모습을 감출지 모르는 상황이다.

이밖에 정읍시 산외면 김개남 고택지, 순창군 쌍치면 전봉준 장군 피체지, 김개남 장군이 처형을 당한 전주 초록바위도 방치된 상태다. 또 정읍시 이평면 전봉준 단소(추모 공간)는 무분별한 기념비가 들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으며, 고창군 고창읍 전봉준 생가는 과도한 복원이 문제로 지적된다.

이같은 관심 소홀로 인해 전국 유적지 가운데 21개소가 동학농민혁명 관련 국가 및 시·도지정문화재로 지정됐지만 전북은 6개소(28%)에 그친다.

국가지정문화재로 등록된 곳은 정읍 전봉준 고택(사적 293호), 정읍 황토현 전적지(사적 295호), 부안 백산성(사적 409호) 등 3개소에 불과하다. 또, 시·도지정문화재는 전국적으로 모두 11곳이 지정됐지만 전북은 만석보터(전북 기념물 33호), 말목장터 및 감나무(전북 기념물 110호), 고부관아터(전북 기념물 122호) 등 3개소 뿐이다.

2004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돼 후손들이 명예회복이 이뤄진 가운데 전북 지역 유적지의 문화재 등록 건수는 단 한 곳 뿐이어서 행정기관의 관리 부족과 함께 전북지역 유적지가 홀대받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관계자는 "동학농민혁명의 중심지였던 전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유적지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문화재 지정 및 등록 숫자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이 때문에 체계적인 보존·관리가 안 돼 하루가 다르게 훼손이 진행되고 있다”면서 “전북지역 유적지에 대한 문화재 지정 및 등록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근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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