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봄날 아름다운 돌담길 걸으며 옛 선비들의 자취를 따라서
화사한 봄날 아름다운 돌담길 걸으며 옛 선비들의 자취를 따라서
  • 조석창 기자
  • 승인 2014.05.01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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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이야기가 있는 한옥마을-선비길
▲ 전주향교

전주한옥마을은 고즈넉한 한옥만 있는 게 아니다. 전통문화와 관련된 문화시설만이 한옥마을의 전부가 아니다. 한옥마을에는 한 때 쓰러져가는 조선 유학을 살리고자 노력했던 고재 이병은, 추사 김정희도 존경했던 조선의 숨은 명필 창암 이삼만, 인재양성을 통해 구국운동을 펼쳤던 간재 전우 등 선비들의 자취도 한옥마을에서 찾을 수 있다. 화사한 봄날, 아름다운 돌담길을 걸으며 이들의 자취가 깃든 한옥마을 선비길을 걸어보자.



△일제 강점기 시절 한옥마을은 선비들의 집합소였다. 역사의 순간마다 삶의 참모습을 보여준 이들의 이야기는 창암 암각서에서 시작된다. 창암 암각서는 한벽당 옆 한벽굴을 나오면 왼편에 자리잡고 있다. 이곳에는 창암의 글씨가 새겨진 바위가 여러 개 남아 있다. 창암 이삼만은 전주 자만동(현재 교동)에서 태어났고, ‘친구 사귐이 늦고, 학문이 늦고, 후손이 늦다’고 해 30대 이후 스스로 삼만(三晩)으로 개명했다. 창암의 필력은 당시 중국에 알려져 서예를 배우기 위해 전주까지 온 사람이 많았고 제주도로 유배가던 추사 김정희가 굳이 전주에 들러 창암을 만난 일화는 아주 유명하다.

▲ 창암 암각서



△바로 옆 한벽당은 맑은 물 푸른 산 남국에 으뜸가는 누정이다. 조선 개국공신 월당 최담이 지은 것으로 알려진 한벽당의 당초 이름은 월당루였다. 후에 후손들이 증건하면서 한벽당으로 개명했다. 예로부터 전주천은 맑고 푸른 물로, 한벽당이란 이름도 여기에서 유래됐다. 한벽당을 오르는 계단 왼쪽에는 김문옥이 쓴 한벽당 기적비가 세워져 있고 정면 현판은 강암 송성용이 썼다. 일제 강점기 때인 1931년 일본은 철로를 놓는다는 명분 아래 한벽당을 허물려 했으나 금재 최병심이 반대하면서 한벽당 뒤로 굴을 뚫어 철로를 개통하기도 했다.



△한벽당 앞 대로변을 건너면 전주전통문화관이 나온다. 이곳은 원래 금재 최병심의 고택이 있던 자리로 현재 그 흔적은 찾아볼 수 없고 전통문화관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금재 최병심은 한말 유학자로 선조때부터 이곳에 거주하며 가풍을 이어왔다. 간재 전우는 ‘우리 학문을 맡길 만하다’고 격찬했을 정도로 학문의 깊이가 심오했다. 평생 벼슬을 멀리하고 옥류동(현재 교동)에서 서당을 열어 유학의 본질인 도학과 의리정신을 실천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전통문화관을 나와 돌담길을 따라 걷다보면 전주향교를 만날 수 있다. 전주향교는 간재 전우의 제자들이 왕성하게 활동했던 곳이다. 간재 전우는 전주에서 태어나 율곡 이이의 학설을 계승했다. 조선 최후의 유학자인 간재는 1910년 경술국치 이후 부안 계화도를 비롯해 섬을 옮겨 다니며 수많은 제자를 양성했다.



△향교 뒤편엔 남안재가 있다. 이곳은 5대째 유학의 정신을 이어가는 가문으로 고재 이병은의 후손들이 삶의 뿌리를 내리고 있다. 원래 완주 구이세서 살던 고재는 전주향교로 이전하면서 구이에서 강학을 하던 남안재를 통째로 옮겨 왔다고 한다. 이후 쓰러져 가는 조선 유학의 불씨를 되살리고자 노력을 했고 위기에 처한 전주 향교를 지켜낸 든든한 버팀목으로 활동했다.

▲ 남안재




△남안재 뒤편으로 나와 완만한 언덕을 오르면 양사재를 만날 수 있다. 이곳은 원래 생원, 진사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머무는 전주향교 부속건물이다. 1897년에는 전북공립소학교(현재 전주초등학교)로 사용된 신학문의 요람이었고, 일제 강점기 때 창씨개명을 거부하며 우리말 연구운동에 앞장 선 가람 이병기 선생이 집필 활동을 한 곳으로 유명하다.



△이번에는 좀 멀리 걸어보자 양사재에서 10분 남짓 걷다보면 은행로 은행나무 인근에 있는 최씨 종대를 볼 수 있다. 월당 최담은 태조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개국한 공신으로 효심이 지극해 홀어머니를 위해 관직을 버리고 전주에 돌아와 자식도리에 충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중시해 사람을 만나면 나이가 적고 많고간에 말에서 내려 예의를 갖출 만큼 공손했다. 이곳에는 월당이 심은 은행나무가 600년 넘게 최씨 종대를 지키고 있다. 세간에는 이 은행나무에 정성을 들여 제사를 지내면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조석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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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 체험길



△ 2시간 코스 : 최씨 종대 → 오목대 → 이목대 → 창암 암각서 → 한벽당 → 금재 고택터(전주전통문화관) → 완판본문화관 → 강암서예관 → 양사재 → 남안재 → 전주동헌 → 전주향교

△ 1시간 코스 : 전주향교 → 남안재 → 오목대 → 오목교 → 창암 암각서 → 한벽당 → 완판본문화관 → 전주동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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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옥마을 주말행사

△ 완판본문화관 천자문교실 : 2일 오후2시 지하 인청

△ 최명희문학관 문학강연 ‘생각의 꽃 혼불’: 2일 오전 10시 지하 세미나실

△ 최명희문학관 토요체험프로그램 : 매주 토요일 오전10시~5시 마당

△ 부채문화관 어린이날 야외체험부스 : 3일~6일 오전10시~6시 야외마당

△ 전주전통문화관 전통혼례 : 3일 오후1시30분 혼례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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