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몬트리올 자크 카르띠에 광장은 이른바 구도심의 중앙부다. 광장을 중심으로 100여 년 이상된 유럽풍의 오랜 건물들이 줄이어 있다. 과거 이곳은 시의회가 있어 행정의 중심이었고, 그 이후엔 수많은 사람들이 찾는 시장이 됐다. 현재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즐겨 찾는 관광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개발논리에 쫓기면서 이곳 건물들도 현대화 바람이 불었을 듯 하지만, 옛것을 보존한 것이 오히려 몬트리올의 대표적 명소가 됐다. 몬트리올의 자크 카르띠에 광장과 인근 구도심을 찾아봤다.

몬트리올은 불어로 몽레알이라 부르는 곳으로 1844년부터 1849년까지 캐나다 수도였다. 토론토에 이어 캐나다에서 두 번째로 규모가 큰 도시며, 1543년 프랑스 탐험가 자크 카르띠에가 세인트로렌스 강을 발견한 후 1608년 프랑스 이주민들이 건너와 도시가 형성됐다. 때문에 몬트리올은 퀘백시와 더불어 프랑스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은 도시이고, 언어도 영어보다 불어를 더 많이 사용한다. 도로의 각종 표지판을 비롯해 간판 등 대부분이 불어로 돼 있다.

몬트리올은 대한민국과 특별한 인연이 있다. 대한민국이 올림픽에 출전해 첫 금메달을 딴 곳이 바로 몬트리올이기 때문이다. 1976년 대한민국 양정모 선수는 몬트리올 올림픽에 출전해 레슬링에서 금메달을 안겼다. 지금이야 올림픽에서 많은 금메달을 획득하지만 이 때 받은 감동은 어린 시절임에도 잊지 않고 있다.

몬트리올의 유명 관광지인 자크 카르띠에 광장은 시청 맞은 편에 있다. 올드 몬트리올(구 시가지)에서도 중심부에 있어 가장 번화한 곳으로 고전적 분위기는 매년 수 백만명 이상 관광객이 이곳을 찾는 이유다. 대표 관광 명소 중 하나지만 특별한 볼거리나 즐걸 거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독특한 거리와 건물 분위기가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을 묘하게 유혹한다.

역사와 전통이 느껴지는 상가 건물들과 몬트리올 시청 건물을 보고 있으면 여기가 캐나다인지 프랑스인지 헷갈릴 정도다. 물론 프랑스의 유명한 노트르담 성당도 여기 구시가지 입구쪽에 있다.

구 시가지를 들어서면 우선 맥도날드 햄버거와 스타벅스 커피점이 반긴다. 유명 메이커의 공세를 이곳도 피할 수 없지만 자신들 상표를 알리는 표지판을 제외한다면 맥도날드와 스타벅스를 알아차리긴 쉽지 않다. 그만큼 건물 외관은 그대로 살리면서 관광객들을 위한 배려로 보인다.

길을 걷다 보면 겉은 낡아 보이는 중세식 유럽건물들이 눈에 가득 들어오는데 오래되고 낡음이 현대와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길도 파리나 유럽처럼 돌로 만들어져 있다. 얼핏 외관만 봐도 100년 이상 됐을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고풍스런 느낌을 자아낸다. 그런 건물 내부는 아기자기하고 예쁜 카페와 레스토랑, 공예품 판매점들로 가득 차 있다. 자동차가 진입하지 못하는 골목길엔 거리의 뮤지션들이 악기를 연주하고 거리의 미술가는 그림을 그린다.

또 거리 이 곳 저 곳엔 자크 까르띠에의 역사를 알 수 있는 자료들이 설치돼 있어 이곳을 처음 방문하는 사람도 쉽게 역사를 알 수 있다.

모든 건물들이 저마다의 사연이 있고 역사를 소유하고 있지만 그 중 눈에 띄는 건물이 있다. 바로 봉수꾸르 마켓이다. 이 건물은 마켓이라고 부르기엔 민망할 정도로 위엄있고 유럽풍의 대규모를 자랑한다. 알고 보니 옛날 국회의사당이었던 이곳은 야채시장으로 오랫동안 사용되다가 지금은 마켓으로 변했다. 우리나라도 국회 의사당이 시장판처럼 노는 걸 보면 의미상통하는 부분이 있어 봉수꾸르 마켓이 부러울 정도다.

1847년 준공된 이 건물은 캐나다의 가장 아름다운 역사적 건물로 인식되고 있다. 봉수꾸르 마켓은 1849년 캐나다 극회의사당으로 사용됐고, 1852년에서 1878년 몬트리올의 시청, 그리고 이후 백 년 동안은 몬트리올의 중요 시장으로 활용됐다. 이후 건물은 리모델링을 거쳐 현재는 부티크, 카페, 레스토랑 및 특별한 이벤트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바로 옆엔 노트르담 봉수꾸르 교회가 있다. 세인트로렌스강을 지나는 뱃사람들의 안전을 기원하기 위해 세워졌다고 하는데 꼭대기에 두 팔을 벌려 뱃사람들의 안전을 기원하는 마리아상이 있다.

거리를 걷다보면 전주한옥마을과 비슷한 면을 쉽게 볼 수 있다. 기존 건물을 보존하고 있다는 점, 음식점이나 공예품 판매점 등 건물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수 많은 관광객들로 활성화 된 거리 등을 들 수 있다. 거리에서 커피를 먹고 쇼핑을 하고 음식을 먹는 모습은 비슷하지만 전주한옥마을처럼 북적이고 바빠 보이는 모습은 없다. 오히려 이들의 모습에선 여유와 한가로움마저 느껴진다. /조석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