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전북교육의 나아갈 길

기사 작성: 이미영 전북농촌지역교육네트워크 공동대표 - 2015.01.04 17:53

올해는 도민 모두가 교육에 나서는 원년으로 삼아보자. 이제는 지역과 마을이 학교가 되고 주민이 교사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 지역 아이들을 건강하게 키울 수 있으며, 전북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 그리고 그 방점을 중학생 교육에 두고 집중해볼 것을 제안한다.

도민들의 걱정거리인 학교폭력문제, 기초학력 저하, 안전사고 위험 문제가 대부분 중학생 시기에 집중되어 있다. 그러기에 중학생을 기르는 가정과 학교에서는 늘 노심초사이지 않은가! 다양하고 변화된 정보화 사회에서 창의적인 아이들을 키우는 일은 이제 학교만의 노력으로 가능하지 않다.

새학기부터 도민들은 일터에서, 문화, 예술, 체육 현장에서, 대학 도서관에서, 재래시장 등 학교 밖에서 수없이 중학생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기에 학생들의 교사는 학교 현장만이 아닌 일터에서 만나는 주민들이고, 지역의 수많은 인적 자원들이어야 한다. 그 이유는 올해부터 중학교 교육 과정에 자유학기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기 때문이다.

자유학기제는 올해 절반 이상의 중학교에서 1학년 2학기 또는 2학년 1학기 때 실시되며 내년엔 전면적인 시행에 들어가게 된다. 자유학기제란 학생들이 한학기 동안 시험의 부담을 없애고 꿈과 진로 설계에 집중하도록 하는 교육과정이다. 기본 교과는 모둠학습과 협업으로 오전, 정해진 요일에 진행하며, 나머지 시간에는 아이들이 진로 탐색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활동과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된다. 따라서 지역사회와 주민이 나서지 않으면 다양한 교육의 양과 질을 담보할 수 없기에 적극적인 참여와 준비가 매우 중요하다. 자유학기제의 핵심은 학생 개개인에게 맞춤형 진로 탐색 과정을 부여하여, 학생 스스로가 진로에 대한 비전을 찾아가도록 돕는 일이다. 자신의 진로에 대한 비전을 찾는 일은 강한 학습동기가 부여되는 일이기에, 도민의 걱정거리인 중학생 기초학력 저하와 학교 폭력 문제를 동시에 풀어갈 수 있는 핵심 고리이다.

그러나 전북 교육 행정은 준비가 매우 미흡하다. 이 모든 교육 과정을 설계하고 안내할 진로진학상담교사의 중등학교 배치 비율이 다른 시도는 95% 이상인데 반해 전북은 30% 이하로 매우 낮다. 그러기에 이를 보완할 대책이 시급하다. 이는 교육행정 당국이 지자체, 지역사회와 적극적인 소통에 나설 때만이 가능하다. 당장 필요한 것은 학생들의 진로체험처를 다양하게, 많이 확보하는 일이며, 현장에서 학생들을 내 자녀처럼 보듬고 가르쳐야 하는 주민들의 참여와 양성이다.

교육의 질을 높이는 길은 지역사회의 적극적인 협력과 주민의 참여에 의해 좌우되는 시대가 오고 있다. 서울 금천구의 사례를 보면, 지자체가 교육청과 손을 잡고 선진국의 경우처럼 ‘협력교사제’사업을 통해 정규수업시간에 협력교사를 투입하여 학습부진학생을 돕는가 하면 주민들이 마을교사가 되어 토요일에 온 동네가 마을학교로 변하는 마을교사사업을 전개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지자체가 인재 양성 등 특정 분야가 아닌 지역사회 전체를 조망하며 지역 교육을 설계하고 주민과 함께 아이들을 길러낸다는 사명을 가져야 한다. 지역에서 교육공동체성을 회복하여 아이들을 길러내는 일, 전북 도민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전북 교육의 희망을 찾아 나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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