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심한 검증 있었다면 감사원 지적 피했을터
온전한 시민의 발 위해 반드시 책임물어야

전라북도와 전주시, 군산시등 지방자치단체가 시내외버스에 지원하는 손실보전금을 근거 없이 과다하게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이들 지자체에 대한 감사결과 밝혀진 일이다. ㄱ감사원이 내놓은 감사 결과 전북도는 시외버스 손실보전금을 지원하면서 지원근거에 의한 산출액보다 무려 2억원이나 과다 지원했다는 것이다. 전주시와 군산시 역시 손실보전금을 과다 지원했다. 감사원은 이들 지자체에 대해 지원금을 감액조처하고, 잘못 지원된 돈은 되돌려 받으라고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전주시와 군산시가 시내버스 회사에 지원한 저상버스 구입비를 잘못 집행한 것을 밝혀내고, 관리 감독의 책임을 물어 주의 조치했다.

요약하면 전북도와 전주시, 군산시가 버스회사의 편을 들어 막대한 세금을 퍼주었다는 뜻이다. 뒤늦게나마 감사원이 지자체의 이런 잘못을 밝혀낸 게 다행이다. 그동안 전북도와 전주시는 새전북신문을 비롯한 언론, 시민사회단체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묵살해온 터다. 새전북신문은 버스회사에 지원하는 손실보전금이 원가계산을 구먹구구식으로 하고, 투명하지 못하다는 점을 수차 지적해왔다.

한데도 지자체는 모르쇠로 일관하거나 버스회사 편을 들었다. 심한 경우 언론이 근거 없이 버스회사와 지자체를 음해한다는 말도 서슴치 않았다.

문제는 그간 지방자치단체에서 이런 과도한 손실보전금을 모르고 지원했느냐 하는 점이다. 알다시피 행정이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긴 하지만 제한된 정보와 자료만으로도 시민단체와 언론이 밝혀낸 사실을 모를 만큼 무지하지는 않다. 되레 최고의 전문성을 지닌 집단이다. 한데도 한두 푼도 아니고 억대의 보전금을 과다하게 지원했다면 뭔가 미심쩍은 대목이 많다. 버스업체의 로비에 놀아나 세금을 퍼주었다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그게 아니라면 무능한 일이다. 버스회사가 제출하는 원가를 조금만 세심하게 들여다보고 검증했더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듯 세금을 퍼주진 않았을 터다.

보조금을 회수하고 경고에 그칠 일이 아니라 철저하게 감사해서 엄벌해야 하는 이유다. 이 기회에 손실보전금 산정기준을 보다 엄격히 하고 버스회사의 경영투명성도 확보해야 한다. 적자를 핑계로 걸핏하면 으름장이나 놓으며 막대한 세금을 가로채는 버스회사를 언제까지 두둔만 할 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