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운맛이 사무칠 땐 순창아~ 칼칼한 맛 전 국민이 매료"
"매운맛이 사무칠 땐 순창아~ 칼칼한 맛 전 국민이 매료"
  • 정성학 기자
  • 승인 2015.01.15 1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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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이야기가 있는 "전북이 최고"]■ 순창 고추장

흔히 고추장 하면 순창, 순창하면 고추장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전통장과 양조장 모두 잘 만드는 고장이란 명성 덕이다. 요샌 한식 세계화를 선도하는 ‘K-Food’ 전도사란 타이틀까지 붙었다. 순창 고추장의 ‘매운맛’, 그 속을 들여다봤다.

▲ 순창 전통고추장 민속마을 주민들이 옛 제조법 그대로 고추장을 담그고 있다. 아미산을 병풍삼은 이 곳에는 전통장을 만드는 전문기업 30여 개사를 비롯해 전북대 순창분원, 장류연구소, 장류체험관 등 산·학·연·관이 집적화됐다.



순창은 당초 전통장으로 이름났다. 하지만 십 수년 전부턴 양조장까지 인기다. 흔히 말하는 공장 고추장이다. 그런 순창산 고추장은 이미 국내시장 3분의 1을 평정했다. 여기에 한식 세계화를 앞당기는 전진기지로도 떠올랐다.

실제로 순창산 고추장은 60여개국으로 수출된다. 수출액으로 따지면 순창산이 절반에 가깝다. 덩달아 순창 전체 제조업 41%(97개사)가 고추장을 만들고 전체 제조업 근로자 64%(842명)가 여기서 일한다.

특히 순창 고추장은 전통장과 양조장이 조화를 이뤘다. 이중 전통장 제조사들은 민속마을을 중심으로 36개사, 대상과 사조 등 양조장 제조사들은 그 바깥쪽에 61개사가 포진했다. 제조법은 다 달라도 ‘순창 고추장’ 이름아래 하나로 모였다.

▲ 전통고추장 민속마을은 한 해 100만명이 넘는 장류체험 관광객까지 불러들이는 대표적인 6차 산업화 성공사례다. 사진은 매년 11월 초께 이 곳에서 열리는 장류축제 중 임금님 진상행렬을 재현한 장면이다.


그 재료를 직접 납품하는 계약재배 농가도 500여명에 달한다. 게다가 민속마을을 찾는 고추장 제조체험 관광객도 한 해 100만명을 넘어섰다. 순창은 그렇게 1차산업(재료생산), 2차산업(가공유통), 3차산업(체험관광)까지 연계된 6차 산업화에 성공했다.

사실상 순창 전체가 거대한 고추장 클러스터로 탈바꿈했다. 지난 2004년 장류특구로 지정된지 약 10년 만이다.

“이처럼 순창 고추장이 사랑받는 이유는 뭘까?”

첫째론 청정자연이 꼽힌다. 순창은 과거에 옥천골로 불렸다. 말그대로 옥구슬처럼 맑은 물이 흐르는 고장이다. 물은 장맛을 결정짓는 중요변수다. 기후조건도 탁월하다. 연평균 기온 13.25℃, 습도 72.8%, 안개 일수 77일 등 발효에 적합한 자연환경을 타고났다.

둘째론 발효과학이다. 순창에는 군이 만든 장류연구소가 있다. 이름대로 발효식품만 연구한다. 게다가 전국에서 유일하게 장류 전문가를 키우는 학사과정 학점은행제 대학도 있다. 2007년 설립된 전북대 순창분원이다.

한 마디로, 청정자연과 발효과학의 만남이다. 여기에 태조 이성계도 반한 고추장의 시원이란 바이럴마케팅(구전홍보)이 더해져 상승효과를 냈다. 전통장은 물론 양조장 제조사들까지 몰려든 이유다. 바로, 인구 3만에 불과한 순창에 숨겨진 ‘매운 맛’이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 장 담그는 회문산 만일사 스님


◆전통장과 양조장 뭐가 다를까?

전통장은 대부분 국내산 재료를 많이 쓴다. 반대로 양조장은 대게 국내산과 수입산 재료를 섞어쓴다. 발효방법도 다르다. 전통장은 공기중에 떠도는 미생물이 자연스레 장류에 달라붙는 자연발효, 양조장은 특정 미생물을 키워 장류에 넣는 인공발효 방식이다.

이중 순창산 전통 고추장은 핵심재료인 메주부터 다른 지방과 크게 다르다. 대게 메주는 12월초께 사각형 모양으로 만들어 고추장과 된장 겸용으로 쓴다. 하지만 순창에선 처서(8월말~9월초)께 도넛 모양의 고추장 전용 메주를 별도로 만든다. 또 메주콩 100%로 쑤는 다른 지방과 달리 순창은 메주콩과 맵쌀을 6대4 비율로 섞는 등 그 재료도 맛도 독특하다.



◆태조도 반했다는 순창 고추장

순창은 고추장에 얽힌 얘깃거리도 다양하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1335~1408)가 맛 보고 반했다는 설화가 대표적이다. 고려말 조선 건국을 염원하는 만일기도를 하려고 무학대사가 기거하던 회문산 만일사(萬日寺)를 찾아가다 어느 농가에서 맛본 고추장을 있지 못해 왕에 올라서도 진상케 했다는 얘기다.

현재 만일사에는 이같은 설화를 추론할만한 만일사비(1658년 건립추정)가 전해지는데 오랜세월 풍파에 깎이고 한국전쟁기에 파손돼 그 비문은 읽기 힘든 상태다. 다만 입에서 입으로 전해진 설화는 오늘날 순창을 고추장의 시원처럼 여겨지게 만들었다.

이밖에 영조(1694~1776)도 고추장을 즐겼다고 승정원 일기에 남겼는데 이 또한 순창산으로 추정되곤 한다. 당시 사헌부 관리였던 조중부의 집안에서 담근 고추장이 내의원에서 만든 것보다 낫다는 기록인데 바로 조중부의 본관이 순창인 까닭이다. 순창 고추장의 명성은 그렇게 더해졌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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