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방울 하나하나 모아모아 남도를 돌고돌아 적시는 생명수
빗방울 하나하나 모아모아 남도를 돌고돌아 적시는 생명수
  • 정성학 기자
  • 승인 2015.04.30 20: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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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엔-이야기가 있는 "전북이 최고"]■ 섬진강댐
▲ 올해로 꼭, 쉰살이 된 임실 섬진강댐은 국내에서 처음 만들어진 다목적댐이다. 21층짜리 아파트가 성벽을 이룬 모양새인 본 댐은 1965년 말 임실군 강진면 필봉과 덕치면 백운계곡 사이에 준공됐다.


남도의 봄은 섬진강을 따라 올라온다고 했다. 하지만 봄을 키우는 생명수는 섬진강을 따라 내려간다. 그 물줄기에 건설된 국내 첫 다목적댐, 섬진강댐을 살펴봤다.

▲ 섬진강댐 남서쪽(정읍시 칠보면)에 만들어진 수력발전소는 국내 첫 유역변경식 구조로 건설됐다. 전력발전에 사용된 물은 전국에서 가장넓은 논인 김제평야를 비롯해 정읍과 부안 등지의 농업용수로 공급된다.



임실 섬진강댐은 올해로 꼭 50년된 국내 첫 다목적댐으로 잘 알려졌다. 전국에 수많은 다목적댐 중 흔이 말하는 원조다. 말그대로 물을 얻고 홍수를 막고 전기를 생산하려고 만들어졌다. 덩달아 국내 첫 수력발전소도 들어섰다.

본 댐의 높이는 약 64m, 길이는 344m에 이른다. 약 21층 높이의 아파트가 줄지어 섰다고 보면된다. 댐은 임실군 강진면 필봉과 덕치면 백운계곡 사이에 건설됐는데 1965년 12월에 준공됐다.

당초 1940년 4월 착공했는데 제2차 세계대전과 한국전쟁이 이어지면서 중단됐다 1961년 8월 재 착공해 완공됐다. 사실, 섬진강에 댐이 들어선 것은 일제 강점기인 1925년까지 거슬러 오른다. 현 섬진강댐 상류 2㎞쯤에 있었던 옛 운암댐이다.

운암댐은 호남평야에 물을 대려고 만든 농업용 댐이었는데 지금은 물 속에 가라앉았다. 약 25m가량 더 높게 섬진강댐이 건설되면서 주변 산과 들이 죄다 거대한 인공호수로 변한 까닭이다. 바로, 임실과 정읍일원에 걸쳐진 옥정호다.

섬진강댐은 그만큼 거대하기도 하다. 빗물이 몰려드는 유역 넓이는 전주시 3.7배인 763㎢에 이른다. 담수량도 총 4억6,600만톤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절반가량(2억5,800만톤)은 전국에서 가장넓은 김제평야를 비롯해 부안과 정읍 등 도내 농업용수로 쓰인다.

이는 농도, 전북이 쓰는 전체 농업용수(6억8,100만톤) 38%에 달한다. 농업용수는 본 댐 서남부쪽인 정읍 칠보에 건설된 수력발전소를 거쳐 공급되는데 전력을 발전한 뒤 흘려보내는 방식이다.

▲ 섬진강 발원수인 진안군 백운면 데미샘.


수력발전소는 국내에선 처음으로 유역변경식으로 만들어졌다는 점도 특징이다. 흔히 물은 높은데서 낮은데도 흐르기 마련인데 유역변경식은 그 반대의 경우를 말한다. 이밖에 섬진강댐은 정읍과 김제 등 서남부권 주민들의 식수원이기도 하다.

이렇게 쓰고남은 물은 섬진강을 따라 흘려보낸다. 옥정호 아랫동네인 순창을 거쳐 전남 구례와 경남 하동을 지나 전남 광양만까지 장장 226㎞ 가량을 달려간다. 논밭을 적시고 이름모를 들꽃도 틔운다.

한편으론 옥정호 일대 주민들이 큰 희생을 치렀다. 섬진강댐이 건설된 뒤 무려 2,800여세대가 실향민이 됐다. 대부분 새 삶을 찾아 부안 계화간척지와 경기 반월간척지로 이주했지만 누구하나 제대로 정착하지 못했다.

바다를 매립한지 얼마되지 않은 땅을 나눠준 까닭에 농사 지을 수 없었던 탓이다. 자연스레 실향민들은 죄다 농지 분배증을 팔아치워 전국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그리고 매년 설과 추석께면 ‘고향(국사봉 망향탑)’을 찾아와 옛 추억에 젖어들곤한다.

섬진강은 그렇게, 남도를 흐르고 있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하늘과 맞닿은 샘…섬진강 발원수 데미샘

섬진강(蟾津江)은 두꺼비떼가 사는 강이란 뜻을 지녔다. 고려 우왕때(1385년) 섬진강 하구를 침입한 왜구가 수많은 두꺼비떼의 울음소리에 놀라 도망갔다는 설화에서 따왔다고 한다. 그런 섬진강은 어디서부터 시작될까?

바로,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 산마루에 있는 ‘데미샘’이다. 선각산(1,147m)과 팔공산(1,147m)을 잇는 능선 중간쯤인 오계재 인근에서 솟아오르는 작은 샘이다. ‘데미’는 봉우리를 달리 부르는 전라도 사투리로, 천상에 오르는 길목이란 의미가 더해졌다.

현지인들은 이를두고 사시사철 마르지 않고 수정같이 맑다고도 칭송한다. 그래서인지 데미샘에서 갓 퍼올린 발원수는 갓난아이처럼 해맑고, 임실 정읍일원 옥정호에 이르면 청년처럼 강건해지고, 전남 곡성과 경남 하동일원에 다다르면 장년마냥 원숙해지고, 끝자락인 전남 광양만에선 노년처럼 황혼빛 노을에 물든다고 여겼다.

섬진강은 그렇게, 하늘과 땅, 바다를 흐른다.

/정성학 기자 csh@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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