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세금 원칙없이 흥청망청
시민세금 원칙없이 흥청망청
  • 정경재 기자
  • 승인 2015.05.07 19: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북시군의장단협의회 결산과 감사 거치지 않은 불투명한 예산 사용
전북시군의장단협의회(이하 협의회)의 원칙 없는 예산집행이 도마 위에 올랐다. 시민 세금으로 마련된 예산을 관광성 해외연수와 호화 체육대회 등 행사에 남발해 혈세낭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협의회는 14개 시·군 기초의회 의장과 부의장을 구성원으로 하는 조직으로 지방자치 발전을 도모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운영비용은 2001년 각 시·군이 60만원씩 분담금을 납부하는 방식으로 마련됐다. 법적기구가 아닌 임의기구이다 보니 분담금을 납부한 뒤에는 결산과 감사가 이뤄지지 않아 예산의 사용처가 불분명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7일 익산참여연대에 따르면 협의회는 2001년 840만원이었던 예산을 올해 1억9,650만원까지 인상했다. 14년 만에 예산이 무려 23.4배나 증가했다. 예산이 증가한 만큼 활발한 공적활동이 이뤄졌어야 하지만 대부분이 해외연수나 체육대회, 수첩·상패 제작 등에 사용됐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협의회는 러시아로 해외연수를 다녀오면서 6,150만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여기에 수행 공무원 예산이 3,500만원 더해져 거의 1억에 가까운 비용이 들어갔다. 당시 해외연수 일정은 여행사 관광패키지 상품과 유사해 도민들의 많은 지탄을 받은 바 있다. 참여연대는 명분없는 해외연수로 5년 동안 3억4,000만원에 달하는 예산을 사용한 점을 꼬집으며, 협의회가 시민세금으로 마련된 예산을 탕진했다고 주장했다.

또 협의회는 해마다 열리는 의원체육대회에 지원금 명목으로 7,000만원을 책정했다. 올해 체육대회 개최지인 완주군도 5,000만원의 예산을 별도로 편성했다. 자료에 따르면 전북지역 196명의 의원들이 하루 체육대회를 위해 1억2,000만원의 예산을 사용하는 셈이다. 참여연대는 이를 ‘호화판 체육대회’라 비난하며, 상식 밖의 예산집행이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협의회원들의 상조에 1,310만원, 상패 및 부상에 1,576만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정작 협의회 역할이라고 볼 수 있는 회의개최나 세미나에 사용한 예산은 전체예산의 7.55%인 4,965만원에 불과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설립 목적과 맞지 않는 불분명한 사용처에 과도한 예산을 집행한 협의회의 행태를 납득하기 어렵다”며 “역할 없이 혈세만 낭비하는 협의회의 존재이유와 예산집행 내역에 대해 당장 입장을 밝혀라”고 요구했다.

이에 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정읍시의회 우천규 의장은 “정확한 예산과 사용처는 담당직원이 업무를 맡고 있어 잘 알지는 못하지만 해외연수는 시·군민의 대표인 의원들이 선진지를 견학하는 차원에서 간 것”이라면서 “체육대회도 개인 일정으로 모이기 힘든 의원들이 단 하루 모이는 만큼, 행사 규모가 커진 것이다”고 해명했다.

/정경재 기자 yellowhof@sjbnews.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