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기고] 인성교육을 위한 교육 혁신

기사 작성: 이미영 전북지역교육연구소장 - 2015.08.02 19:31

방학에 우리 아이들은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을까!

아이들이 스포츠 강사의 지도 아래 동네 체육관, 학교에서 스포츠동아리 활동을 하고, 사서교사의 도움을 받으며 도서관에서 독서 활동을 하는가 하면 지역사회에서 진로체험, 문화예술교육을 받고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아직 대다수의 우리 아이들은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지난 7월21일자로 인성교육진흥법 시행령이 발표되자마자 교육계 안팎은 물론 법조계에서도 우려와 이의제기가 계속되고 있다. 인성교육의 필요성에서 제정했다지만 지구상에서 인성교육을 법으로 제정한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교육현장에서 활동해온 필자는 인성교육진흥법이라는 법 명칭을 처음 접하고 다소 의아스러웠다. 과연 인성교육이 법적인 장치에 의해서 가능한지, 국가와 지자체가 나서서 인성교육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합당한 일인지 여러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법령을 검토하며 든 생각은 결국 학교 현장의 수많은 행사에 인성교육 프로그램까지 더해져 오히려 학생, 교사, 학부모의 피로감만 높아지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이었다.

그동안 가정이나 학교에서 아이들 교육을 위해 가장 고민하며 노력해온 목표가 있다면 인성교육일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아이들의 자아정체성이 흔들리고 교실붕괴, 학교폭력, 왕따 문제 등이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된 이유는 무엇인가? 인성교육은 법이 아니라 아이들이 서있는 가정과 학교, 사회의 현실을 직시하고, 나타난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져야 한다.

지금 아이들은 마을 공동체성이 약화된 도시지역, 부모의 맞벌이와 핵가족 속에서 자라면서 어린시기 자아정체성을 형성해 가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 지식위주 경쟁교육과 부모의 과잉보호 속에서 자라는 아이는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가치관 형성을 기대하기 어렵다.

즉 오늘날 아이들의 자아가 흔들리는 상황은 단순히 개인의 인성 문제가 아닌 아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주변 환경의 구조적 문제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다.

‘유령에게 말걸기’ 저자 김진경선생은 급격한 사회 변동으로 오늘날 아이들이 서있는 가정과 지역은 과거의 보호·교육기능이 약화, 상실되었다고 진단하며 학교가 보호·교육기능을 대신 담당해주는 교육 혁신을 주장하고 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해답을 주는 자아 정체성 형성은 인성 교육의 선결 요건이다. 그렇다면 올바른 인성교육을 위한 교육의 혁신방안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고자 한다.

먼저 학교가 지역사회와 더불어 아이들을 교육하는 지역교육공동체의 구심체역할을 해야 한다. 그리하여 학교는 지자체, 공공기관, 기업, 문화 예술기관과 학부모, 지역주민들을 교육과정안으로 적극 끌어내서 학교의 보호·교육기능을 강화해야 한다.

그리고 아이들의 가치관 형성에 영향을 주는 부모와 교사의 관계를 개선하고, 서로 소통, 협력해야 한다. 대다수 선진국은 학부모와 교사의 상담을 의무화하고 법적 보장을 하고 있다. 전북지역교육연구소가 지난 5월, 설문조사한 바에 의하면 도내 교사들은 학생 생활 지도에서 ‘학부모의 인식개선과 소통문제’가 가장 시급하다고 응답하였다.

다음으로 초중고 교육기간동안 스포츠 활동, 문화예술교육, 독서교육, 진로교육 등을 지속적이고 체계적으로 교육해야 한다. 또래활동을 통해 자아를 형성해가고, 문화예술적인 감수성과 창의력을 기르며, 자신을 성찰하고 꿈을 찾아가는 다양한 교육과정이야말로 진정한 인성교육 조건이다.

전북지역은 아이들을 잘 길러낼 수 있는 훌륭한 인적 문화적 자원을 가지고 있다. 지역과 학교가 하나 되는 교육공동체형성으로 아이들의 인성 교육을 꽃피우자!

많이 보는 기사

[기고] 인성교육을 위한 교육 혁신

새전북 만평

하트 날리는 우범기 전주시장

제26회 전주국제영화제 레드카펫

이동진 희망찬동행포럼 상임대표 대선 출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