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전북신문

'퇴비 지원 급감' 익산시올농사 '빨간불'

과수농가 "신청량 4분의 1도 안 되게줄어 눈앞 캄캄"

기사 작성: 임규창 기자 - 2016.03.03 17:01

농번기가 시작되려면 아직은 한참이 남은 겨울 막바지에 농민들이 줄어든 퇴비 걱정을 하며 올 봄을 기다리고 있다.

농민들은 그동안 문제없이 잘 나오던 정부 지원 ‘퇴비’가 대폭 줄어 올 농사를 지어보았자 인건비도 건지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익산시 신용동 오룡마을에서 12년째 과수원을 하고 있는 정모 씨(65)는 얼마 전 동사무소에서 전해온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받고 큰 충격에 빠졌다.

면적 350평에 감나무 70주를 재배하고 있는 정 씨는 지난해 동사무소에 정부 지원 ‘퇴비(유기질 비료)’ 200포대를 신청했는데, 신청 개수의 4분의 1도 안 되는 45포대만 준다는 통보를 받아 농사에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정 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신청한 개수대로 잘 나왔는데, 올해 갑자기 줄었다. 그것도 4분의 1가량 크게 줄어 앞으로 농사를 어떻게 지을지 막막하다”고 울상을 지었다.

현재 정부가 지원하는 퇴비는 80% 보조로 농민이 부담하는 가격은 1포대에 2천200원. 이것을 시중에서 사려면 곱절 이상 비싼 5천~6천 원을 줘야 한다.

정 씨는 “1년 내 지은 단감 60개들이 한 박스가 2만 원밖에 안 된다. 퇴비를 시중에서 사다 쓰면 인건비는커녕 농자재 값도 안 나와 손해를 볼 상황이다”며 “우리 같은 과수농가들은 농사를 포기하라는 것”이라고 목청을 높였다.

빗발치는 민원에 익산시도 골치 아픈 상황이다. 현실성 떨어지는 정부 시스템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익산시 농업정책과는 “2013년까지는 농협에서 신청 개수만큼 농가에 배정을 해줬다. 그러던 것이 2014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자체에 퇴비 지원 사업을 이양한 후 민원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퇴비를 배정할 때 작물별로 전국 신청량의 평균으로 한다. 이렇다 보니 신청량이 많은 농가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고 문제점을 털어놓았다.

시는 “문제 해결을 위해 올해 농림부에 2017년부터 신청량의 50%는 농가에 그대로 배정하고, 나머지는 전국 신청량 평균으로 배정을 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다만 “올해는 예산도 부족해 도움을 주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죄송스러운 마음이다”며 “간혹 신청을 하고 안 가져가는 농가도 있기 때문에 퇴비가 꼭 필요한 분들은 연락을 주시면 메모해뒀다가 포기하는 농가의 배정 분을 드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임규창 기자 ajjang1007@s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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