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3 일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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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아픔 보듬는친구같은 시장, 철저한 성과 실적 중심 인사 약속
[당선자에게 듣는다] <10>정헌율 (익산 시장)
2016년 05월 01일 (일) 글 = 임병식·사진 = 오세림 기자 montlim@sjbnews.com

   

“승진하고 싶다면 일해라. 자기 인사는 자기가 관리해야 한다.” 국민의당 후보로 나서 익산시장에 당선된 정헌율(58) 시장이 공직사회에 던지는 메시지는 명쾌했다. 철저하게 성과와 실적에 근거해 일한 사람이 보상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흔한 립서비스가 아니다. 이를 위해 “시장 권한을 100% 내려놓겠다”고 했다. 자신의 입김은 배제하되 일하는 공무원을 우대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려면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별, 과별 칸막이를 없애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시장은 “자기 부서 일이 아니라고 떠넘기는 행태는 용납하지 않겠다”면서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시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행정을 펼치겠다”고 했다. 정 시장이 다소 강경한 주문을 쏟아내는 이유가 있다. 느슨해진 공직기강을 바로잡겠다는 각오다. 최근 10여 년 동안 익산시정은 적지 않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직원 자살, 구속, 그리고 정치권과 끊임없는 불화다. 정치권과 관계 회복도 중요한 과제다. 정 시장은 2014년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으나 당내 경선에서 탈락하며 고배를 마셨다. 이후 고향에 머물며 밑바닥을 샅샅이 훑은 결과 2년 만인 4.13보궐선거에서 압도적인 표 차이로 승리했다. "선거 기간 밑바닥 계층을 이해하게 된 것을 가장 소중한 자산으로 생각한다"는 정 시장은 "어려운 이들에게 친구같은 시장이 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인터뷰를 통해 엄격하다는 세간의 평가와 달리 따뜻한 품성을 확인했다. 전문 행정가 출신으로 행정능력을 갖춘 정 시장이 불러올 익산시 변화가 기대된다.



- 행정 관료로서 두 번째 도전 만에 당선됐다.

“ 지지해주신 시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기쁨보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당선된 다음날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첫날부터 뺑뺑이를 돌았다.(웃음) 당선을 실감할 여유조차 없었다. 시정을 들여다보니 산적한 현안 과제가 하나둘 아니다. 남은 임기동안 마무리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지난 2주 동안 중앙부처를 다니며 장차관을 만나느라 바쁘게 보냈다. 다음 주부터는 읍면동을 돌며 감사 인사를 곁들여 지역 현안을 청취할 계획이다."



- 취임식을 생략한 채 곧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많은 분들은 서운함을 표시했지만 현안 처리가 우선이었다. 관계 부처를 방문하고, 지역 국회의원들을 만났다. 그 결과 국비 2,018억 원이 투자되는 안전보호 융복합제품산업을 국비 지원이 가능한 예타사업으로 선정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더불어 민주당 이춘석 의원의 적극적인 협조가 결정적인 힘이 됐다. 기획재정부는 내년으로 미룰 방침이었다. 전방위로 뛰어다닌 끝에 일주일 만에 뒤집었다. 이 사업은 안전 보호복과 보호 장구 소재를 연구 개발하는 것으로 익산 섬유 산업과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비록 취임식은 못했지만 보람을 느낀다.”



- 취임과 동시에 의미 있는 국책 사업을 유치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돼 다행이다.

“관계 부처 장차관을 만나 ‘선거기간동안 중앙부처 인맥이 많다고 큰 소리쳤다. 안 되면 망신이다. 당선 선물로 예타사업에 선정되도록 해달라’며 읍소했다.(웃음) 이 과정에서 이춘석 의원은 물론 조배숙 김관영 의원, KAIST 채수찬 교수, 그리고 송하진 지사까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인맥을 동원했다. 지역 정치권도 뭉치면 된다는 좋은 선례를 만들었다. 정당은 달라도 지역 발전을 위한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 어떤 점에서 시민들의 마음을 얻었다고 생각하나.

“첫째는 진정성이다. 이전까지 흔히 서울에서 출세했다는 이들은 선거 때만 되면 지역에 내려왔다. 그리고 낙선하면 돌아간 뒤 다음 선거 때 또 얼굴을 비췄다. 이제 시민들은 자신들과 호흡하고 애환을 나눌 친구 같은 사람을 원한다. 나는 떨어진 다음날부터 생활 근거지를 옮기고 2년 동안 익산을 누비며 시민들을 만났다. 이제는 나보고 서울에서 온 사람이라고 하지 않는다. 한 식구같다.(웃음) 시민들과 애환을 같이하는 시장이 되겠다. 많은 취약계층 시민들과 친구가 됐다. 둘째는 나에 대한 기대감이다. 오랜 공직생활에서 축적된 행정 경험과 청렴함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판단한다. 지난 2년 동안 지지율에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것은 그만큼 기대치가 높다 것을 의미한다.”



- 신인 정치인으로서 고비가 있었다면.

"금품선거 유혹을 이겨내는 게 가장 힘들었다. 뜻을 이해하고 따라준 캠프 식구들에게 감사한다. 또 당내 경선 벽을 넘는 게 힘들었다. 중앙 정치권 인맥도 없고 돈도 없이 순전히 실력으로만 경쟁했다. 정치라는 게 합리적으로 만 되는 게 아니지 않는가? 경쟁력 있고 당선 가능성 높다고 후보가 되는 것은 아니다. 참신한 정치를 추구하는 국민의당이라서 가능했다. 돌아보면 공천 과정에서 어렵지 않은 순간은 없었다.”



- 공무원 출신으로서 밑바닥으로 내려가 선거 운동하는 게 쉽지 않았을 터인데.

"한마디로 죽었다 살아났다.(웃음) 선거 과정에서 설움에 복받쳐 울기도 했다. ‘이전의 내가 아니다. 정치를 통해 새로운 나로 태어난다’며 자기암시를 했다. 지금까지 내가 본 세상과 전혀 다른 세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같은 공간인데도 전혀 다른 세상이다. 밑바닥 인생이다. 지금까지는 만나는 이들이 비슷비슷해 모두 같은 삶을 사는 것으로 알았다. 그런데 하루하루를 사는 게 정말 힘든 이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이해하게 된 것은 소중한 자산이다. 어려운 이들에게 친구 같은 시장이 되겠다.(이 말을 하면서 정 시장은 눈시울을 붉히며 목이 멨다)"



- 듣고 보니 인생의 전환점이 된 것 같다.

“처음에는 기득권층을 부패한 세력으로 규정해 싹 갈아엎고 깨끗한 익산을 만들겠다고 겁 없이 생각했다. 그런데 2년 동안 시민들을 만나면서 ‘저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내 삶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저들이 저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게 됐다. 저 사람들의 문제가 내 문제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바꾸었다. 2년 동안 인생 공부를 많이 했다. 정치를 통해 철든다는 말을 이제야 알았다. 사람이 귀하다. 이전에는 조금만 이상한 짓하면 사람 취급하지 않고 외면했다. 안 보면 그만이었다. 이제는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 어떤 시정을 펼치고 싶은가.

“공무원들과 한마음이 되어 일하는 시정을 펼치고 싶다. 이를 위해 성과와 실적에 입각해 일한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는 인사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일하는 사람 따로, 승진하는 따로라면 누가 일하겠는가. 승진 서열과 배수를 전혀 무시하지는 않겠지만 고집할 생각은 없다. 성과만 있다면 발탁하겠다. 시장 인사권도 100%도 내려 놓겠다. 내 사람 심기 위해 개입하지 않겠다. 선거 캠프 출신을 기용하라는 압력도 100% 막아냈다. 결국 자기 인사는 자기가 관리하라는 뜻이다. 승진하고 싶은 사람은 일하고, 즐기고 싶은 사람은 즐기면 된다. 강요하지 않겠다.”



- 또 다른 구상이 있다면.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아직도 관선시대 관행을 답습하고 있다. 주말 행사장에 국장, 과장, 직원이 왜 나오나? 주말에는 쉬어야 한다. 그런데 시장이 참석하면 줄줄이 참석하는 관행이 계속돼 왔다. 중단을 지시했다. 또 장황하게 축사를 작성하느라 시간을 낭비하지만 실상 행사장에서는 그것을 읽는 경우는 없다. 행사 개요와 강조하고 싶은 요지만 간단하게 정리하도록 했다. 비효율적이고 불필요한 일들을 골라내겠다. 또 출퇴근 시간도 따지지 않겠다. 성과만 가져오라는 것이다. 민원 떠넘기는 용납하지 않겠다. 내 업무라는 생각에서 능동적으로 나서야 한다.”



- 현안 사업은 무엇이 있나.

“식품클러스터 활성화와 삼기산업단지 기업유치는 익산시 명운이 걸려 있다. 나부터 중앙부처와 기업, 해외를 다니며 세일즈맨이 되겠다. 국, 과를 허물고 모든 공무원들이 세일즈맨이 되어야 한다. 성과내면 인사로 보답하겠다. 익산 출향 인사와 기업인을 파악하고 유치 운동을 펼치겠다. 식품클러스터 1단계를 잘 마무리해야 동북아 식품클러스터로 발전할 수 있다. 소스산업자원화센터 유치에도 적극 노력하겠다. 또 전정희 의원의 공적인 3D프린팅, 3D스캐닝 등 3D산업을 특화하겠다.”



- 익산의 정치상황이 복잡하다.

“이전과 상황이 판이하게 다르다. 더불어 민주당 이춘석 의원(3선)과 국민의당 조배숙 의원(4선)의 역할이 기대된다. 중진 의원으로서 당내 입지도 탄탄한 분들이다. 익산발전을 위해 존중하고 긴밀하게 협조하겠다. 반목할 이유가 없다. 선거 직후 이춘석 의원을 찾아가 ‘지역을 위해 앞만 보고 가자. 잘 모시겠다’고 했다. 시의회와 갈등 해소에도 노력하겠다.”



- 끝으로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시민들이 무엇을 기대하는지 잘 알고 있다. 빠른 시일 내 공직사회를 안정시키고 일하는 분위기를 만들겠다. 부정적인 인식에서 벗어나 희망을 갖고 지역발전에 함께하길 기대한다. 익산은 백제역사유적지구 유네스코 등재, 식품클러스터를 통한 농생명 수도, 호남선KTX 정차역을 활용해 제2 도약이 가능한 발판을 마련했다. 100년 전 익산역이 개통돼 부흥을 맞았듯이 이제 KTX를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익산은 전라선KTX, 호남선KTX, 익산선KTX까지 3개 KTX 분기점이다. 또 전라선, 호남선, 장항선까지 경유한다. 6개 철도망이 지나는 곳은 대한민국에서 익산이 유일하다. 이런 조건을 활용하면 얼마든지 발전의 모멘텀을 확보할 수 있다.”

   



△이렇게 살아왔습니다.

익산 함열에서 태어났다. 강경중학교를 졸업한 뒤 전주고등학교를 다녔다. 전북대학교 재학중 22살 나이에 행정고시에 합격했다. 서른 살 결혼해 고향을 떠났으니 30여 년 만에 돌아온 셈이다. 정 시장은 그 감동을 잊을 수 없다고 한다. “30년 동안 익산에서 추억이 없었다면 지난 2년 동안 간극을 메우기 어려웠을 것이다”는 그는 선거 기간 수행하는 기사보다 익산 지리에 밝아 오히려 길안내를 자처했을 정도다. 함열면장을 지낸 선친의 영향을 받아 일찍부터 공직에 뜻을 두었다. 정 시장은 “선거를 치르면서 선친 덕을 많이 봤다. 아버지를 기억하는 분들은 무조건 내편이 됐다. ‘조상 덕을 본다’는 말을 실감했다”고 했다. 강직하며 넓은 품은 선친을 닮았다. 행정고시는 서울로 진학하지 못한 울분을 풀기 위한 방편이었다. "대학은 보내지만 사립대학은 안 된다. 국립만 된다"는 선친의 방침에 따라 연고대를 포기해야 했다. 그런 울분을 푸는 수단으로 고시를 선택했다. 건설부 사무관으로 시작해 내무부, 행정자치부에서 근무했다. 행자부 재정과장, 재정국장을 지냈다. 행자부 재정국장은 연간 25조~30조를 운용하는 핵심 보직으로 호남인들 몫은 아니다. 정 시장은 그곳에서 2년 동안 재정국장을 지냈다. 민선 이후 호남 출신 재정국장은 그가 유일하다. 재임 당시 국세를 지방세로 전환시킨 지방소비세 신설은 보람이다. 기획재정부와 치열하게 싸운 끝에 통과시켰다. “그 과정을 말하자면 책으로 두 권은 써야한다”는 정 시장은 “대통령 결재까지 난 것을 뒤집었다. 다시 대통령을 면담해 결재를 받았다”고 회고했다. 2012년 전북도 행정부지사에 취임했다. 전북에서 구제역을 방어해 호남을 지켜냈다. '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었다'는 이순신 장군의 말씀을 상기시킨 큰 성과다. 당시 설 명절 연휴 5일 중 첫 날만 제사를 지내고 복구하도록 조치한 뒤 14개 부단체장과 구제역을 막아냈다. 그 결과 교부세 120억원을 받았다. “사람의 정성은 바이러스도 이긴다”는 정 시장은 "익산시정에서도 감동을 실현하겠다"고 한다. 국민권익위원회 상임위원 재임 중에는 익산역 지하차도 개설 사업비를 국비로 추진하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것만은 꼭 지키겠습니다.

"사회적 가치 창출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마을기업과 협동조합등 사회적 경제를 진흥시키겠습니다. 사회적 경제는 일자리 문제와 사회 양극화에 따른 취약계층 보호, 자생력 확보가 가능한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입니다. 사회적 경제는 사회적 가치 창출이 목적입니다. 이를 위해 중간 지원 조직이 필요한데 뒷받침할 조례를 제정하겠습니다. 북부권을 농업 수도로 만들겠습니다. 익산 산업구조에서 농업이 차지하는 비율과 앞으로 농업의 가치를 감안할 때 농업정책을 전담할 컨트롤 타워(농정국)를 신설하겠습니다. 이와 함께 농업 관련 부서를 북부권(함열)으로 집결시켜 북부지역을 농업수도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북부권 농업 수도를 조성할 경우 현장 대응력 강화, 농업 집중화, 특성화, 전문화를 도모함으로써 북부권 활성화 및 지역균형발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계층별 평생 맞춤형 지원체계 수립, 시민 중심 주민자치 시스템 강화, 건강한 사회건설 등 3개 시정 목표를 달성하겠습니다. 시민이 설계하고 함께 감독하는 시정을 운영하겠습니다. 소통 강화를 위해 열린 대화 창구를 상시 운영하고 시민들의 목소리와 요구에 귀 기울이겠습니다. 지난해 4월 호남선 KTX 익산역 개통 이후 이와 연계한 원도심 개발을 추진하겠습니다. 현재 평화동 주거환경 개선 1,627억, 새뜰마을사업 66억, KTX주변 가로환경 안전디자인 개선사업이 추진 중입니다. 올해는 문화예술의 거리 경관 협정 지원 시범사업과 2017년 공모사업으로 KTX역세권 지역 역량강사업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또 2017년 200억 규모의 도시재생사업에 공모해 사업에 선정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끝으로 다음 달부터는 원도심 주민을 대상으로 도시재생 아카데미를 개최하고 선진지 견학, 주민역량 강화, 원도심 진단과 스토리 찾기를 통해 원도심 활성화 계획을 수립하겠습니다.

글 = 임병식·사진 = 오세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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