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스파이더맨 같아요.”

29일 오전 전주 완산체련공원 인공 암벽장에서 클라이밍 동호인 페스티벌과 전국체육대회 전북대표(클라이밍) 선발전이 열렸다.

클라이밍은 합판이나 섬유강화플라스틱(FRP, Fiber Reinforced Plastics)으로 만든 벽면에 폴리우레탄 홀드를 설치해 손과 발로 벽면을 따라 이동하는 스포츠다.

페스티벌과 선발전은 도내 동호인들과 선수들이 한데 모여 1년에 한번 즐기는 클라이밍 축제다. 이날 인공 암벽장 주변에는 100여명의 동호인들이 서로를 응원하며 경쟁을 펼쳤다. 하지만 대회라는 긴장감보다는 모두들 즐기는 편안한 분위기였다. 고급부 경기가 진행되자 사람들은 빠르게 오르는 선수들을 보며 계속해서 탄성을 자아냈다. 또 선수들이 암벽에 붙어 있는 홀드(암벽을 오를 때 손과 발로 잡거나 딛는 물건)를 잡을 수 없는 위치였지만 점프를 해서 잡을 때는 끊임없는 박수가 쏟아졌다. 반면 홀드를 놓칠 때 면 지켜보는 이들의 입에서 “아~”하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공원에 부모와 함께 나들이 나온 한 아이는 고급부에 출전한 선수를 보고 “우와 스파이더맨 같다. 손에 자석이 붙어있나 봐요?”라며 시선을 떼지 못했다.

경기는 고급부다 초급부가 더 짜릿했다. 초급부에 출전한 선수 대부분 3개월~1년 동안 취미로 연습한 사람들이다. 2인 1조가 돼 한 사람이 밑에서 안전로프를 잡아당기거나 풀어줘 선수들의 암벽타기를 도와줬다. 이들의 경기는 손에 땀을 쥐게 했다. 인공 암벽을 아슬아슬하게 오르거나 중간쯤 오른 뒤 손에 힘이 빠져 겨우 매달린채 시간을 지체하기도 했다. 또 홀드를 놓쳐 실패하는 경우가 속출했다. 경기는 보는 이들의 가슴을 졸이게 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은 프로선수 못지않았다. 이날 경기에서 유독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여자부에 출전한 김시온(여·27)씨다. 그녀는 전주인공암벽 동호회 회원으로 클라이밍에 입문한지 이제 6개월 됐다. 이제 막 배우기 시작한 초보이지만 이번 대회 고급부에 출전했다. 암벽을 오르는 매력에 빠져 열심히 운동을 하다 보니 기량이 빠르게 성장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동호회장님과 등반대장님 권유로 고급부에 출전하게 됐다. 실력이 많이 부족해 출전을 망설였지만 도전 정신을 갖고 참가하게 됐다”면서 “이번 대회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노력해 내년에 꼭 입상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전주인공암벽 동호회는 지난해 5월 창단한 팀으로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저녁 전주완산체련공원 야외 인공 암벽장에서 운동을 한다. 또 매월 4째주 주말에는 고창 선운사와 진안 마이산 등으로 자연 암벽등반에 나선다. 10~50대로 구성된 동호회는 정락진 회장을 비롯해 한승길 등반대장과 정창우 총무 등 모두 50여명이다. 개인 사업가부터 교사, 주부, 초등학생 등 다양한 회원들이 있다. 회원들은 초급, 중급, 고급 코스로 나뉘어 개인의 실력에 맞춰 함께 무리하지 않고 클라이밍을 즐기고 있다.

동호회 가입은 모험을 즐기고 열정만 있으면 누구나 동호회에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가입 초부터 정회원이 될 수는 없다. 클라이밍에 대한 지식과 기초체력, 기본기술을 익히는 등 등반을 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야 정회원으로 승급된다.

정회원이 된 회원들은 멋진 코스를 완등하기 위해 체중을 조절하고 근력을 키우며 열심히 운동 하고 있다. 정창우 총무는 “이 운동은 미세한 근육을 자극해 매끈하고 탄력적인 몸을 만들 수 있어 여성분들도 많이 참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이밍이란?

= 산악 등지에서 경험할 수 있는 암벽 등반을 인공 시설물을 이용하여 즐기는 스포츠다.

경기방법으로는 온사이트와 플래싱, 레드 포인트, 톱로핑 등이 있다. 온사이트는 어떤 루트를 오르는 방법 중에 가장 어려운 방법으로서 클라이머가 그 루트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떨어지지 않고 첫 번째 시도에 성공하는 것이다.

플래싱은 온사이트와 약간 개념이 다른 방식인데 그 루트를 등반하기 전에 다른 사람이 오르는 것을 보거나 많은 생각을 요하는 중요한 동작들과 같은 정보들을 미리 알고 있어도 된다는 점이 있다.

레드 포인트는 온사이트나 플래싱과는 달리 여러 번의 등반이나 사전연습이 허용되는 등반방법을 말한다.

톱로핑이란 등반이 끝나는 지점에 고정 확보물을 설치하고 그 고정 확보물에 로프를 통과시킨 후 등반하는 방법을 가리킨다.

전문 산악인들이 암벽 등반에 대비해 실내에서 훈련하기 위해 시작됐으며 실내 암벽장에서 클라이밍을 즐기는 이들이 늘면서 하나의 스포츠로 자리 잡았다



정락진 전주인공암벽 동호회장 인터뷰

△전주인공암벽동호회를 소개한다면?

= 클라이밍 매력에 빠져 뭉친 사람들이다. 여느 동호회와 마찬가지로 우리 회원들 중에도 애주가들이 많다. 때문에 창단 1년 밖에 되지 않은 신생팀이지만 회원들의 결속력이 대단하다.

또 힘든 동작이 많은 만큼 회원들 간 서로 소통하고 화합한다.



△클라이밍을 즐기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 일단 안전이다. 실력이 늘었다고 자만하고 방심하는 사이 큰 부상을 당할 수 있다. 운동 시작 전 항상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고, 안전모 등 장비를 철저히 정비하고 갖춰야한다. 실내 암벽장 같은 경우 바닥에 푹신한 매트가 깔려 있어 안전하지만 그래도 방심은 금물이다.



△회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앞서 언급했듯이 안전사고 당하지 않게 조심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클라이밍은 자신과의 싸움이지만 같이 즐기는 사람들이 응원해주면 승부욕도 생긴다. 자신의 몸 상태와 레벨에 맞게 운동량을 조절해 부상 없이 운동을 즐겼으면 한다.



한승길 전주인공암벽 동호회 등반대장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