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가뭄까지…타들어가는 농심
폭염에 가뭄까지…타들어가는 농심
  • 공현철·무주=이형렬 기자
  • 승인 2016.09.08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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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무풍면 200여 농가 사과 농사 종사
▲ 올해 폭염 일수가 16.7일을 기록하며 기승을 부렸다. 축산물은 물론 농작물까지 폭염과 일소 피해를 입으면서 추석 물가까지 껑충 뛰고 있다. 임실군 삼계면의 한 고추밭이 일소 피해를 입어 고추가 나무에 매달린 채 바짝 말라 버렸다. /오세림 기자
올 여름 계속된 폭염으로 농심은 까맣게 타들어 갔다.

기록적인 폭염과 가뭄 현상으로 애써 가꾼 농작물이 타들어 가는 피해가 속출했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연신 물을 뿌리고 햇볕을 막는 등 고군분투 했지만 살인적인 더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폭염이 한창 기승을 부리던 지난달 17일 무주군 무풍면 한 사과 단지. 땡볕 아래 사과밭은 붉은 사과로 탐스러운 광경을 연출했다. 그러나 사과나무에 가까이 가면 강한 햇볕에 그을린 사과가 볼썽사납게 매달려 있다. 이 사과 단지는 해발 500m 이상 고지대지만 10여일 이상 바람 한 점 없는 무더위가 계속되면서 농민들을 지치게 했다.

무풍면 지성리 서성만(61)씨의 검게 그을린 얼굴은 땀으로 뒤범벅된 채 잔뜩 지쳐 있었다. 서씨는 “추석을 앞두고 홍로 출하에 바쁘지만 피해를 입은 사과를 보면 속이 탄다”면서 “애써 키운 사과를 절반 밖에 수확하지 못한 채 폐기해야 하는 현실이 암담하다”고 털어놨다.이어 “사과 농사 18년 만에 이런 일소(햇볕에 그을림) 피해는 처음이다”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수확은 해야 할지 망설여진다. 피, 땀 흘려 농사를 지었는데 전체 수확량 중 50%밖에 건질 수 없는 상황이 원망스럽다”고 탄식했다.

무풍면은 무주 반딧불 사과 주 생산지로 전체 400㏊ 면적에 200여 농가가 사과 농사에 종사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모든 농가가 50% 상당 피해를 입어 예년 생산에는 턱없이 못 미칠 전망이다. 피해는 과일뿐만 아니라 배추, 콩, 고추, 등 밭작물 전체로 이어졌다.

진안과 김제에서는 인삼밭이 타들어 인삼 농가 피해가 극심하다.

또 도내 축산 농가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남원시 한 양계 농장. 선풍기와 환풍기가 쉼 없이 돌아가면서 데워진 공기를 밖으로 빼낸다. 천장에 매달린 분무 장치도 연신 차가운 물을 내뿜으며 실내 온도 상승을 막고 있다.

농장을 운영 중인 A(66)씨는 지난 달부터 대형 선풍기 6대와 안개 분무기를 동원해 하우스 내부 열을 식히려 안간힘을 썼다. 찜통으로 변한 사육장 구석구석을 바삐 오가면서 탈진한 닭의 상태를 살피느라 분주했다. 손에 들린 통에는 폭염을 견디지 못해 죽은 닭이 담겨 있었다.

A씨는 “이번 여름은 유난히 기온이 높고 더위가 길어 피해 예방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8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폭염이 시작된 지난 6월30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두 달 동안 전국 축산농가에서 닭 406만1,347마리, 오리 15만7,886마리, 메추리 등 기타 7만50마리, 돼지 8,980마리 등 총 429만8,263마리의 가축이 폐사했다.

지역별로는 전북에서 146만7,000여마리가 폐사해 가장 피해가 컸고 전남 86만2,000여마리, 충남 68만7,000여마리, 경북 44만5,000여마리, 경기 43만9,000여마리 등 순이다. /이형렬, 공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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